세계 창업 생태계가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눈여겨본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대기업에게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과감한 실행력을, 스타트업에게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지원과 시험 무대를 제공한다. 튼튼한 기반과 풍부한 자본, 시장에서 많은 성과를 가진 대기업이 유망 스타트업을 지원해 동반 성장한 사례도 속속 나왔다.
우리나라 스타트업 창업보육기관들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주선하고 진행한다. 이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서울창경)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와 넥스트유니콘이 주도하는 ‘민관협력 오픈 이노베이션 지원사업’은 유독 돋보인다. 참여한 대기업·기관과 스타트업의 수가 많은데다 다양한 유형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운용, 인상 깊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낸 덕분이다.
서울창경은 9월 24일 서울 강남 씨스퀘어에서 수요기업과 스타트업간 업무협약식을 열고 민관협력 오픈 이노베이션 지원사업 참여자들과 이들이 거둔 성과, 앞으로의 사업 운영과 지원 방향을 제안했다. 대개 업무협약이라고 하면 정부기관과 스타트업이 체결하는 것을 말한다. 이날 행사는 혁신의 주체인 수요 기업(대·중견기업과 공공기관)과 스타트업간 업무협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 지원사업에는 LG이노텍과 GS건설, 풀무원과 현대제철, SKT와 두산에너빌리티, KB국민카드와 호반그룹, 무림P&P와 현대코퍼레이션 등 여러 산업 부문의 대기업이 참여했다. 한국마사회와 한국전력공사, 한국수자원공사(K-WATER) 등 기관도 힘을 싣는다.
참여 대기업·기관 31곳은 우리나라 유망 스타트업 63곳과 협업하면서 혁신을 만든다. 시장의 수요를 충족할 방법,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함께 논의한다. 서로 상승 효과를 낼 만한 부문을 찾아 아이디어와 기술을 자유롭게 공유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
참여 기관들은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운용하며 민관협력 오픈 이노베이션 지원사업을 이끈다. 서울창경은 스타트업 사전 진단과 밀착 협업을 토대로 민관협력 투자 유치 지원 ‘Close IR’, 다른 수요 기업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민관협력 밋업데이’, 오픈 이노베이션 우수 사례를 공유하는 토크 쇼 ‘민관협력 오픈 안테나’ 등을 운영한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도 선정 기업의 ‘심화 멘토링’과 ‘오픈 이노베이션 밋업’, 연구 개발과 비즈니스모델 고도화를 돕는 ‘스케일업 전략 컨설팅’과 투자설명회 ‘데모데이’를 소개했다. 넥스트유니콘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원하는 기업의 교류의 장 ‘알럼나이 컨퍼런스’, 사업의 고도화를 위한 ‘수요기업 통합 워크샵’을 운영한다.
이들 기관은 10월 오픈 이노베이션 트랙별 우수 스타트업을 꼽는 통합경진대회, 11월 성과 공유회를 함께 연다. 12월 민관협력 워크숍을 열어 오픈 이노베이션 진행 상황을 공유한 후 2025년 1월에 2025년 사업을 선보이고 참여 스타트업을 모집한다.
이날 행사에는 2024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에 참여 중인 기업·기관을 대표해 6명의 임원(▲안전보건공단 ▲HD현대삼호 ▲포스코 ▲현대건설 ▲DB손해보험 ▲CJ ENM)이 참석,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정책관 국장과 함께 공동 서명하는 특별 퍼포먼스를 펼쳤다. 오픈 이노베이션 협업과제를 성공리에 수행하도록 다짐하고, 이를 중소벤처기업부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퍼포먼스다.
이어 미니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민관이 협력해 만드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안전보건공단 ▲HD현대삼호 ▲포스코 ▲현대건설 ▲DB손해보험 ▲CJ ENM이 참석, 각자의 오픈 이노베이션 경험과 청사진을 나눴다.
안전보건공단은 오픈 이노베이션이 공공기관의 혁신에 미친 긍정 영향을 소개하고 발전 전망을 가늠했다. HD현대삼호는 민관협력 오픈 이노베이션에 참여해 거둔 성과와 구성원들의 소감을 공유했다.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육성 정책을 펼쳐 온 포스코는 오픈 이노베이션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현대건설은 스타트업과 함께 입주민 건강관리 플랫폼을 구축한 절차와 성과를 각각 발표했다. DB손해보험과 CJ ENM은 자체 진행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우수 사례를 소개하고, 더욱 많은 스타트업의 협업 제안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조경원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정책관 국장은 “스타트업이 도약하도록 돕는 것이 정부와 주관기관의 역할이다. 여기에 대기업의 성장 공식을 더하면 더욱 큰 도약을 이끌 것이다. 5년간 이끈 오픈 이노베이션 경험을 토대로 실제 성과를 만드는 지원 사업을 꾸리겠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동반 성장하도록, 이들이 우리나라의 경제를 견인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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