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동연구팀, 국제학술지에 발표
캐나다서 3775년된 고대 목재 발견
무산소 환경에서 탄소 포집돼 있어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지만 정책 대다수는 공장, 자동차 등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을 관리하는 데 집중돼 있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원 관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 등을 포집해서 줄여야 지구 온도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대기 중 온실가스를 직접 제거하는 기술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에서 목재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저렴하고 쉬운 아이디어가 공개됐다. 고대 목재를 분석해 목재에도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 메릴랜드주립대, 미국 존스홉킨스대 등으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은 지하에 저장돼 있던 고대의 목재를 분석하고 무산소 환경에서 목재 바이오매스를 매장해 탄소를 제거하는 아이디어를 연구한 결과를 26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바이오매스란 생물체로부터 얻는 유기물질을 뜻한다.
나무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광합성을 하며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내부에 저장함으로써 제거할 수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약 30%가 나무의 광합성에 의해 제거된다. 문제는 나무가 분해되며 나무가 품고 있던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되돌아간다는 점이다. 과학자들은 온실가스를 제거하는 데 목재를 활용하기 위해 수백 년간 탄소를 포집한 목재를 수백 년 동안 지하에 저장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연구팀은 2013년 캐나다 퀘벡주에서 발견된 지하 2m에 묻혀 있던 고대 목재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기술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탄소14 연대 측정법’을 이용해 나무를 분석한 결과 3775년 된 적삼나무였다. 탄소14 연대 측정법은 분석 대상의 탄소14의 양을 이용해 연대를 측정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3775년 된 적삼나무와 현대 적삼나무의 탄소 손실량, 강도, 구조 등을 비교했다. 그 결과 3775년 된 적삼나무에 포집된 평균 이산화탄소량은 현대 적삼나무의 약 95%에 달했다. 3775년이나 묵었는데도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되돌아가지 않고 나무에 저장돼 있었던 것이다.
연구팀은 고대 적삼나무가 이산화탄소를 잘 포집하고 있던 이유에 대해 고대 적삼나무 매장지의 토양이 무산소에 가까운 환경이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적삼나무가 묻혀 있던 토양은 고여 있는 물에 지속적으로 노출됐다”며 “고여 있는 물은 산소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고대 적삼나무가 묻혀 있던 환경의 조건을 이용해 목재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면 장기적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공학적 방법을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돼 전 세계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 임업, 폐기물 관리 및 일반 건설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기계와 기술을 사용해 벌채, 운반, 굴착, 매장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목재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해 무산소 환경에 노출시키는 방법을 이용하면 t당 30∼100달러의 저렴한 비용으로 연간 최대 10Gt(기가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며 “10Gt은 전 세계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인 37Gt의 약 27%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1.5도 시나리오’에서 2060년 달성하기로 한 목표인 ‘온실가스 순배출량 0’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총 탄소 제거량 수준이기도 하다. 1.5도 시나리오는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온도가 섭씨 1.5도 이상 오르지 않게 하는 시나리오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