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키면 ‘행복 호르몬’ 팍팍 …과식 유발 놀라운 원인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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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10월 7일 14시 57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땐 절제가 잘 안 된다. 치킨이나 피자 딱 한 조각에서 멈추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유가 뭘까. 답은 목에 있는 것 같다.

음식의 매혹적인 향과 맛에 이끌려 먹기 시작하지만 사람이 계속해서 음식을 찾게 되는 주된 이유는 삼키는 감각의 즐거움에 있다는 것을 과학자들이 찾아냈다.

학술지 ‘현대 생물학’(Current Biology)에 발표한 독일 본 대학교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연구자들의 성과를 보도한 과학 전문 매체 스터디파인즈(studyfinds)에 따르면 이 ‘식이 드라마’의 핵심 역할은 세로토닌이다.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은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뇌에서 분비되어 기쁨과 보상의 감각을 만들어내고, 이로 인해 계속해서 음식을 먹도록 유도한다.

그런데 뇌는 이 화학 물질을 언제 방출해야 하는 지 어떻게 알까.

연구자들은 식도, 즉 음식을 입에서 위로 운반하는 관 속에 특별한 ‘센서’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센서는 우리가 삼킬 때 즉시 활성화되어 우리가 방금 먹은 음식에 대한 정보를 뇌에 전달한다.

연구자들은 초파리 유충을 첨단 장비로 세밀하게 들여다봤다. 이 작은 생물은 1만개에서 1만5000개의 신경 세포로 이루어진 상대적으로 단순한 신경계를 가지고 있어(인간은 약 1000억 개) 이 복잡한 과정을 연구하는데 완벽한 모델이 되었다.

연구진은 전자 현미경과 슈퍼컴퓨터를 사용하여 매우 정밀한 유충의 신경계 3D 모델을 만들었다. 음식 섭취 시 소화계 기관이 뇌와 어떻게 소통하는 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본 대학교 제공.

이 작업을 통해 식도에 신장 수용기(stretch receptor)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수용체는 세로토닌을 생성할 수 있는 유충의 뇌에 있는 여섯 개로 이뤄진 신경세포 다발과 연결되어 있다. 유충이 음식을 삼키면 이 신경세포가 작동하여 세로토닌을 분비하고, 그 결과 계속해서 먹도록 유도한다. 삼키는 행위가 단순히 음식을 위로 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행복 호르몬 분비에도 관여해 기분을 좋게 한다는 것이다.

본 대학교 생명 의과학 연구소(LIMES Institute)의 분자 뇌 생리·행동 부문 연구원으로 제1저자인 안드레아스 쇼프스(Andreas Schoofs) 박사는 “이 수용체들은 그것이 음식인지 아닌지 감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품질도 평가할 수 있다. 좋은 품질의 음식이 감지될 때만 세로토닌을 생성하며, 이는 유충이 계속해서 먹도록 보장한다”라고 언론 설명회에서 말했다.

연구자들은 세로토닌이 식도를 움직여 음식을 소화계 기관으로 보내는 운동 뉴런을 활성화하여 삼키는 동작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음식을 삼킬 때 식도의 기계적 자극을 감지하는 뉴런이 뇌의 세로토닌성 뉴런에 신호를 보낸다는 것도 알아냈다.

이 뉴런들은 음식의 맛이나 영양가와 같은 가치를 바탕으로 반응하며, 더 많은 삼키기가 필요한지 몸이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세로토닌은 운동 조절을 돕는 것뿐만 아니라, 몸이 계속해서 삼키기 전에 음식의 품질을 평가하는 역할도 한다는 것을 시사 한다고 저자들은 말했다.

이 연구는 초파리 유충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이 메커니즘이 매우 근본적인 것으로 인간에게도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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