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안과질환 어떻게 관리할까
초기 증상 잘 드러나지 않지만, 비문증-시야왜곡 등으로 악화
최근엔 특수 약물 주사해 치료… 철저한 혈당 관리-조기 검진을
매년 10월 둘째 주 목요일은 ‘세계 눈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실명과 시각장애를 주요 공공 보건의 주제로 삼고 인식 개선을 위해 지정했다.
눈은 건강하고 활발한 노후 생활을 위해 중요하다.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3대 안과질환은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이 있다. 특히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은 우리 눈의 카메라 필름 같은 망막에 손상이 생겨 나타나는 질환으로 실명 위험이 크다. 이주용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에게 노인 안과질환에 대해 물었다.
―망막은 어떤 역할을 하나.
“망막은 우리 눈의 내부에 있는 얇은 신경막이다. 카메라에 비유하면 필름에 해당한다. 우리가 사물이나 글자를 볼 때 눈에 들어온 빛을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뇌세포 중 약 30%는 망막이 보내는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데 사용된다. 망막에 이상이 생기는 당뇨망막병증과 황반변성과 같은 망막질환이 발생하면 실명할 수도 있다.”
―당뇨망막병증과 황반변성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데….
“초기에 시력 저하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당뇨망막병증이 진행해 신생 혈관이 생기면 유리체 출혈이나 견인 망막박리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비문증, 광시증(시야에 빛이 번개와 같이 번쩍거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각한 시력 저하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황반부 망막이 붓는 당뇨 황반부종이 생기면 시야가 흐려지거나 색이 희미하게 보이기도 한다. 시야에 작은 검은 점이나 선이 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당뇨 황반부종이 장기간 계속되면 나중에 회복되더라도 시각세포의 손상과 이차적인 망막 위축으로 시력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질환이 발견되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반면 황반변성은 중심 시력이 떨어지거나 단어를 읽을 때 글자에 공백이 보일 수 있다. 물체의 선이 굽어 보이거나 찌그러져 보이기도 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단기간에 실명에 이를 수도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조기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기 진단법이 있나.
“당뇨망막병증은 내과에서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가 정기 검사를 받다가 진단되기도 한다. 또는 시력 저하로 안과 검사 후에 진단된다. 습성 황반변성은 눈에 불편 증상을 겪어 안과를 찾았다가 진단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다. 망막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시력검사, 안압 검사, 굴절 검사, 세극등 현미경 검사와 안저검사, 형광 안저혈관 조영술, 빛 간섭 단층촬영 검사(OCT) 등을 진행한다. 당뇨망막병증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심각한 시력 상실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황반변성을 쉽게 자가 진단하는 방법으로는 암슬러 격자가 있다. 다만 이런 검사로는 망막 정밀 검사를 대체할 수는 없어 반드시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중장년층 환자가 망막질환에 걸릴 위험은….
“황반변성은 50대 이후 유병률이 높아지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흡연은 습성 나이 관련 황반변성 위험을 2∼3배 정도 높인다.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배 정도 발병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비만이나 높은 혈중 콜레스테롤도 망막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당뇨병을 앓은 기간이 길고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을수록 당뇨망막병증의 위험은 커진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1%씩 높아질 때마다 당뇨망막병증의 위험도가 1.4배 증가하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는 철저한 혈당 관리가 필요하다.”
―당뇨망막병증과 황반변성으로 진단받으면 어떤 치료를 받게 되나.
“황반변성과 당뇨 황반부종은 일반적으로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A(VEGF-A)를 억제하는 치료제를 안구 내 직접 주사로 치료한다. 안구 내 항체 주사가 도입되기 전에는 일차 치료로 누출이 있는 망막의 미세 동맥류 부위에 국소적으로 시행하는 레이저광 응고술 혹은 수술적 치료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망막 조직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혈관 누출을 억제하는 주사제를 먼저 사용한다.”
―눈에 주사를 맞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주사제가 도입되면서 치료 환경은 많이 개선됐지만 1∼3개월 간격으로 안구에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것에 환자의 심리적 부담이 높긴 하다. 최근 출시된 항VEGF 주사제는 기존 치료 약제보다 긴 작용 시간을 가지고 있어 잦은 주사 치료로 인한 환자의 두려움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망막학회에서 국가건강검진에 안저검사를 포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안저검사가 검진에 포함될 때 기대 효과는 무엇인가.
“안저검사는 카메라로 망막 상태를 관찰해 망막의 변성, 손상을 찾아내는 정밀 검사다. 짧은 시간에 저비용으로 부작용 없이 시행할 수 있다. 실명 유발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고령층이나 당뇨병, 고혈압 등 위험 요소를 가진 환자라면 적극적인 조기 검진으로 진단이 늦어져 실명에 이르는 환자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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