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컴퓨터 자주 쓰는 직장인은 ‘손목터널증후군’ 주의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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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우 강릉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최신우 강릉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최신우 강릉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30대 여성 정은영(가명) 씨는 사무직 직장인이다. 평소 손목이 아프고 손가락이 저릴 때가 많았지만 곧 자연스럽게 증상이 호전되던 터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곤 했다. 하지만 최근 야간에 증상이 악화됐고 병원을 찾은 끝에 손목터널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증상은 초창기 손목 통증이나 손가락 저림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이들은 손목 마사지를 하거나 파스를 붙이곤 한다. 하지만 자칫 치료 시기를 놓치면 감각 저하와 함께 엄지손가락 운동기능 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젓가락질이나 필기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을 겪을 수 있는 것이다. 수술을 받더라도 호전되지 않는 등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도 있다.

손목 통증과 함께 새끼손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의 끝이 저리고 타는 듯한 느낌이 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손목에는 뼈와 인대로 이뤄진 ‘손목 터널’이 있다. 이 터널 안에는 힘줄 9개와 정중신경 1개가 지나간다. 비좁은 손목터널 안에 10개의 구조물이 밀집된 구조다.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경우 터널 안에 염증이 생겨 힘줄에서 부기가 생길 수 있다. 결국 힘줄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정중신경이 눌리면서 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장시간 컴퓨터 키보드나 마우스를 사용하는 사무직 직장인들은 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하기 쉽다.

병원을 방문할 시간이 부족할 경우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자가진단법이 있다. 바로 팔렌 검사와 티넬 검사다. 팔렌 검사는 손목을 90도로 꺾어 양쪽 손등을 서로 맞댄 다음 1분이 지났을 때 통증이나 저린 느낌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티넬 검사는 손바닥을 펴 손목의 중앙 부근(정중신경이 지나가는 위치)을 두드리며 통증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자가진단만으로도 손목과 손가락이 아프거나 저린 증상이 있다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다. 병원에선 손 부위 신경과 근육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신경전도검사, 근전도검사,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으로 판정되는 경우 손목터널 내 염증 완화를 위한 치료가 진행된다. 소염제를 복용하거나 주사를 이용해 터널 내에 스테로이드를 주입하기도 한다. 손가락 힘줄의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부목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방법으로도 호전되지 않으면 가로손목인대를 절개하는 ‘손목터널 유리술’을 진행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손목 안쪽의 ‘터널’을 넓혀 신경이 편안히 지나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수술까지 진행되는 상황을 피하려면 손과 손목이 받는 부담을 줄여야 한다. 키보드나 마우스를 오래 사용하는 직장인은 손목에 쿠션이나 받침대를 대고 사용하는 게 좋다. 또 장기간 마우스 등을 사용하더라도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고 손가락 스트레칭을 하며 힘줄의 피로도를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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