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전문의 진단과 치료가 중요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10일 1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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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

탈모는 정상적으로 모발이 있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두피의 성모라고 불리는 굵고 검은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서양인보다 모발 밀도가 낮은 우리나라 사람은 약 10만 개 정도의 머리카락이 있으며 하루에 약 50~100개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이 정상이다. 자고 일어나서, 혹은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이 100개 이상이면 병적인 원인일 가능성이 높아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해 보는 것이 좋다.

탈모는 임상적으로 흉터가 만들어지는 유형과 그렇지 않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흉터가 만들어지는 탈모는 모낭이 파괴돼 모발이 재생되지 않는다. 반면에 흉터가 만들어지지 않는 탈모는 모낭이 유지돼 증상이 사라진 후에는 모발이 재생된다. 흉터가 만들어지지 않는 비반흔성 탈모는 흔히 대머리라 말하는 유전성 안드로젠 성 탈모, 원형 탈모, 휴지기 탈모, 발모벽 등이 있다.

남성형 탈모증은 유전적 원인과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젠이 중요한 인자로 생각되고 있다. 여성형 탈모도 일부는 남성형 탈모와 같은 경로로 일어난다고 추정하고 있지만 임상적으로 그 형태에 차이가 있다.

원형 탈모증은 모발에 대한 면역 공격 반응에 의한 자가 면역 질환이다. 휴지기 탈모증은 과한 다이어트, 호르몬 변화와 내분비 질환, 영양 결핍, 약물 사용, 출산, 발열, 수술 등 심한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 후 발생하는 일시적인 탈모다. 모발의 일부가 생장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휴지기 상태로 들어가면서 발생한다.

남성형 탈모는 대머리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서 20대나 30대부터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면서 탈모가 진행된다. 이마와 머리털의 경계선이 뒤로 밀리면서 양측 측두부로 M자 모양으로 이마가 넓어지고 머리 정수리 부위에도 탈모가 서서히 진행된다. 여성형 탈모는 남성형 탈모와 비교해 이마 위 모발 선은 유지되지만, 머리 중심부 모발이 가늘어지고 머리숱이 적어지는 특징이 있다. 탈모의 정도가 약해 남성형 탈모처럼 이마가 벗겨져 완전한 대머리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일반적으로 탈모는 환자의 임상 양상과 병력을 통해 진단한다. 영양 결핍증이나 호르몬 변화 등의 내분비 이상과 같은 의심되는 원인 질환이 있을 때는 해당 질환을 찾기 위한 검사를 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피부 확대경 검사를 할 수 있는데 남성형 탈모가 진행되는 부위에서는 전체적으로 밀도와 굵기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여성형 탈모는 모발의 굵기가 머리카락 별로 서로 다른 비균질화 현상이 잘 보인다. 원형 탈모증의 특징은 뿌리 부분인 털망울이 위축되고 밑 부분이 탈색돼 느낌표 모양의 모발을 볼 수 있다.

남성형 탈모와 여성형 탈모의 치료법은 미녹시딜 등의 바르는 약, 피나스테라이드, 두타스테라이드 등 먹는 약, 모발 이식술 등이 있다. 원형 탈모증의 치료 목표는 모낭 주위의 염증을 억제하는 것이다. 범위가 넓지 않을 때는 스테로이드 주사제를 탈모 부위에 직접 주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광범위할 때는 경구 면역조절제, 면역 요법과 자외선 요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탈모 치료에 있어 약물 효과는 치료 후 수 주 내에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모발이 재생되기까지는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휴지기 탈모증은 원인이 제거되면 6~12개월에 걸쳐 서서히 모발이 회복되므로 원인을 확인하고 환자를 안심시키는 것이 치료 과정에서 중요하다.

남성형 탈모의 진행 속도는 개인에 따라 다르나 우성 유전형이므로 부계와 모계 어느 쪽이든 유전이 가능하다. 양쪽에 가족력이 있을 때는 일반적으로 대머리가 이른 나이에 빨리 시작하고 심한 대머리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졌다. 남성형 탈모와 여성형 탈모는 모발이 노화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다른 성인성 질병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관리와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형 탈모는 치료가 잘 되지만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다. 전두 탈모증이나 전신 탈모증은 치료가 쉽지 않지만, 기간이 오래될수록 치료반응이 떨어지므로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고 흉터성 탈모증과 감별이 필요하다.

탈모 증상이 있더라도 원인이 다양하고 유사하게 보일 수 있어 피부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시작한다면 젊고 건강한 모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탈모#탈모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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