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내 몸을 지키는 식습관… ‘영양의 날’ 국가기념일 되길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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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선 대한영양사협회 회장
송진선 대한영양사협회 회장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2022년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꼽혔던 단어다.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동시에 이를 ‘즐겁게 관리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1인 가구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유행한 합성어인데 목표는 ‘지속가능한 건강관리’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런 트렌드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식품 업계에서 제로 칼로리 유행 및 저당·저나트륨 식품 흥행 등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헬시 플레저가 마케팅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면서 전문가 사이에선 ‘채소·과일 섭취 같은 기본적 원칙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채소·과일을 권장량인 1일 500g 이상 섭취하는 인구 비율은 2022년 기준 22.7%로 국민 10명 중 2명에 불과했다. 부족한 채소·과일 섭취는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고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충분한 채소·과일 섭취는 각종 질병이 발생할 위험을 낮춰 주고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채소와 과일 속 다양한 비타민과 무기질로부터 얻어지는 항산화 영양소는 체내 세포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도 한다.

결국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ealth Plan 2030)에서 제시한 비전 ‘모든 사람이 평생 건강을 누리는 사회’를 위해선 범국민 대상 영양 교육과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영양 정책을 통해 일상 속에서 쉽고 즐겁게 채소·과일을 섭취하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실에선 식습관 서구화와 보관 및 조리의 편리성을 지향하는 식품 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밥, 국, 김치, 몇 가지 반찬으로 구성돼 채소류의 비율이 높던 식탁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배달음식 및 가공·편의식품 등이 가정에서 조리된 식사를 대체하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측면에서 헬시 플레저와 참살이(웰빙)를 추구하는 움직임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개인의 식습관은 식품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매일 섭취하는 음식이 유아기 성장과 성인기 건강 수준을 결정한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고 균형 잡힌 식사의 중요성을 인지한 사람일수록 영양을 고려한 식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고 건강한 삶을 살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대한영양사협회는 2007년부터 ‘10월 14일 영양의 날’의 국가기념일 제정을 목표로 매년 주제를 선정해 대국민 영양 캠페인을 실시해 왔다. 올해는 ‘영양사와 함께하는 건강 실천, 매일 채소·과일 먹기!’를 주제로 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통해 채소·과일 섭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영양 전문가로서 모든 국민이 건강한 삶을 누리고, 국민 일상에 영양의 가치가 자리 잡기 위해 하루빨리 영양의 날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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