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코리아가 방송통신위원회가 부과 예정인 과징금에 대해 “국내법상 납부 의무가 되는 모든 과징금은 납부하고 있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피터 덴우드 애플코리아 대표는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인앱결제 관련 과징금 납부 의사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덴우드 대표는 과징금을 납부할 것이냐는 계속된 질문에 “애플은 한국에서 국내법을 준수하고 있다”며 구체적 답변은 피했다.
인앱결제는 앱 이용자들이 게임 아이템 등 유료 결제를 할 때 구글·애플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구글·애플은 수수료로 30%를 챙겨간다. 구글·애플은 2020년부터 자신들의 앱 장터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반드시 인앱결제를 하도록 강제했다. 이를 막기 위해 한국 규제 당국은 세계 최초로 2021년 9월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제정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10월 구글·애플이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각각 475억 원과 205억 원 등 총 68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두 회사가 반발한데다 방통위원장 공석 사태가 겹치면서 1년 넘게 과징금 규모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 달리 미국과 유럽에선 독점력을 앞세워 30%의 수수료를 받는 것이 불공정 행위에 해당한다며 구글·애플에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따라 구글·애플은 유럽에선 수수료율을 17% 수준으로 낮췄고 미국에선 앱 개발사들과 소비자에게 약 1조1000억 원을 배상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유럽처럼 한국에서도 결제 수수료를 내릴 계획이 있는지 묻자, 덴우드 대표는 즉답을 피했다. 대신 “유럽에서는 새로운 법(디지털 시장법·DMA) 제정돼 그 법을 따르기 위해 수수료를 낮췄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핵심 기술 수수료를 청구하기 시작했다”며 “한국에서는 핵심 기술 수수료를 청구하고 있지 않다”고만 했다. 이 답변은 한국에서 수수료를 인하할 방침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EU의 DMA 압박에 맞서 앱 배포 건수가 100만 건을 넘을 경우 앱 개발자들에게 초과분 1건당 0.5유로씩 부과하는 새로운 수수료를 만들어 논란을 빚고 있다.
또한 덴우드 대표는 카카오페이가 카카오계정 ID와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 등 542억건의 개인정보를 알리페이에 제공한 것이 애플이 알리페이에 제휴 선결 조건으로 요청한 ‘NSF 스코어(애플에서 일괄결제시스템 운영 시 필요한 고객별 신용점수)’ 때문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답하지 않았다.
한편, 2018년 8월 애플코리아 새 대표로 선임된 덴우드 대표는 이번이 한국 첫 방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 의원은 “한국이 애플에 굉장히 중요한 고객이자 나라라고 이야기하면서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는 것은 굉장히 충격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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