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차고 저릿 ‘수족냉증’, 어설픈 치료가 더 위험

  • 뉴스1
  • 입력 2024년 11월 3일 06시 43분


“손목터널증후군 등 여러 원인으로 수족냉증 나타나”
임신·출산·폐경 겪는 여성 발병↑…‘원인질환’ 찾아 치료해야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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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자 A 씨(26)는 두툼한 양말과 머플러, 장갑을 한가득 꺼냈다. 이미 냉방을 많이 하는 여름철에도 긴 양말을 신었지만 요즘처럼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10도 이상 나는 날에는 손발이 쉽게 차가워지고 뻣뻣해져 불편함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이다. 모레부터는 아침 기온이 3도까지 뚝 떨어진다는 소식에 A 씨의 걱정은 커진다.

날이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A 씨처럼 수족냉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많아진다.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수족냉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매년 10만명 이상에 이른다. 수족냉증은 A 씨처럼 20대에도 나타나지만 출산을 끝낸 여성, 40대 이상 중년 여성에게서 특히 많이 발병한다.

백설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족냉증은 성별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으나 여성에게서 보다 많이 나타난다”며 “이는 임신과 출산, 폐경 등 호르몬의 변화와 관련 있다”고 말했다.

겨울에 추위를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겨울철 따듯한 실내나 여름철 냉방 중인 실내에서도 손발이 유독 차다면 수족냉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백 교수는 “수족냉증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 온도에서도 손이나 발이 지나치게 차가운 상태를 말한다. 말초 혈관이 추위에 노출됐을 때 혈관 수축으로 인해 혈액순환이 저하되면서 과도한 냉기를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손이나 발뿐 아니라 팔, 다리, 무릎 등에서도 냉감과 시린 증상을 느낄 수도 있다. 이외에도 저림, 감각저하, 통증, 피부색 변화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수족냉증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몸을 따듯하게 하기 위해 혈액 순환 개선제를 복용하는 등 근거와 효과가 없는 치료에 시간과 비용을 들일 경우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더 위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질환에서 수족냉증이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원인질환’을 정확히 찾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백 교수는 “수족냉증의 원인질환은 레이노병, 류마티스성 질환, 말초혈관질환, 말초신경염, 손목터널증후군, 추간판탈출증,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이 있다. 의학적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해당 원인에 대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손목터널증후군은 설거지, 빨래 등 손을 많이 쓰는 주부나 임신과 관련 있다. 밤에 잠을 설칠 정도로 손과 팔이 저리거나 근육이 약화해 힘이 저하되는 증상을 동반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서도 손목터널 증후군이 잘 생겨 수족냉증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수족냉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추위 노출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도 금물이다.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평소 반신욕, 족욕, 가벼운 유산소·근력 운동 등을 습관화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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