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암병원
상급병원 구조전환 사업 지원 확정… 중증-급성기 질환 중심 진료 강화
암병원-심혈관-뇌신경센터 늘리고, 응급-중환자 등 집중도 높여
한 공간서 병원 전체 관리 가능
고려대 안암병원이 최근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사업’ 대상인 18개 병원 중 한 곳으로 지정됐다. 이에 안암병원은 중증 환자 비율을 국내 최대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고 초고난도 치료 역량을 강화해 상급종합병원의 표준으로 자리 잡는다는 계획이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상급종합병원으로 응급치료의 최상위 기관인 권역응급의료센터이기도 하다. 또한 외상 환자의 최종 치료를 맡은 중증 외상 최종 치료센터 등 긴급성과 중증도가 높은 질환에 대해 초고난도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미 정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사업에서 요구하는 중증 환자 비율 70%에 가까운 수치를 유지해 오고 있다.
한승범 고려대 안암병원장은 “정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을 위한 지원사업은 상급종합병원이 본연의 역할과 기능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개편해 의료전달체계를 재정비하고 확립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하며 “의료 현장은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해 고민과 노력을 이어왔다”라고 설명했다. 한 병원장은 “이번 정부 지원사업으로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큰 힘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중증과 급성기 질환 진료 강화
우리나라의 의료전달체계는 1차부터 3차 의료기관까지 단계별로 구성돼 있다. 각 단계는 환자의 건강 상태와 필요에 따라 다르다. 1차 의료기관은 주로 동네 병원이나 의원, 2차 의료기관은 중소병원이나 전문병원이다. 3차 의료기관은 일부 대형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 중 급성기, 중증 환자의 고난도 진료와 전문적인 치료 역량과 요건을 갖춰 지정된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의료전달체계 최상위 의료기관으로서 중증과 급성기 질환 중심의 진료를 강화해 왔다. 지난해 병원의 새 건물을 완공하면서 중증 중심의 설계를 통해 권역응급의료센터의 기능을 극대화했다. 새로운 건물에는 암병원, 심혈관센터, 뇌신경센터를 확대·이전해 전면 배치했으며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중증 응급의료 구역은 전 1인실 개념으로 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했다. 이러한 체계적인 공간 구성은 응급도별 집중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안암병원은 현재 수술실 증설을 추진 중이다. 실시간 수술 스테이션이 구현돼 스마트 수술실로 진화하게 된다. 특히 사립 대학병원 중 유일한 중증 외상 최종 치료센터로 지정돼 운영하는 안암병원은 초고난도 외과 치료가 가능한 핵심 의료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전망이다. 또한 중환자실 병상을 늘려 전체 병상의 16%가 중환자실이 된다. 한 공간에서 병원 내 환자의 전체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커맨드 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세계적 의료진과 첨단 기반의 치료 제공
고려대 안암병원은 무수혈 수술을 병원 전체에 적용한 아시아 최초의 의료기관이다. 수혈을 최소화하고 수혈에 따른 부작용을 낮췄다. 수술용 로봇과 내시경 등을 활용한 최소 침습·최소 절개를 추구한다. 수술 후 빠른 회복과 후유증 최소화를 위해서다. 구조적으로 칼을 대기 어려운 방광, 전립샘, 직장암, 유방 재건 등 로봇수술 실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직장암 로봇수술법 세계 최초 개발, 입 안으로 로봇 팔을 넣어 갑상샘암을 치료하는 로봇 경구 갑상샘 수술 세계 최초 개발, 근치적 방광 절제술 아시아 최초 최다 시행, 국내 최초 로봇 유방 재건술 도입 등 관련 분야에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현재까지 1만 건에 달하는 로봇수술을 시행했으며 국내 최초로 최신 로봇수술 장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장기이식 수술, 초고난도 대장암 수술 등 세계에서 손꼽히는 의료 기법을 배우기 위해 연간 50명 이상의 해외 의료진이 안암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아시아 최초로 도입한 방사선 암 치료기 ‘핼시온2.0’과 국내 최초의 5세대 ‘ClearRT 래디잭트 X9’를 통해 개별 환자에게 맞춘 최적의 치료 계획을 통해 최소의 선량으로 암세포를 정확히 타격해 최상의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기존 장비에 비해 영상 융합 시간이 단축돼 환자 치료 시간이 감소됐고, 방사선량 전달 오차를 최소화해 방사선 치료의 안정성과 정확성이 높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를 활용할 수 있는 국내에 몇 안 되는 병원 중 하나다. 첨단 기반이 갖춰져야 시행이 가능하지만 중증 환자 치료라는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CAR-T 세포치료센터를 운영하며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집적 초음파 뇌수술 시스템을 활용한 첨단초음파뇌수술센터를 개소했다.
미래 의학을 실현하는 스마트 호스피털
고려대 안암병원이 구현한 스마트 호스피털은 단기간에 이뤄진 성과가 아니다.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의 정밀 ‘의료병원정보시스템(P-HIS)’을 개발해 100% 전환에 성공했으며 이 시스템은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안암병원은 디지털화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강자로 인정받는 해외 다수의 의료기관과의 교류를 확대하며 디지털 혁신을 위한 기반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안암병원의 외래 진료에서는 혈압, 체중, 신장 등의 기초 측정 데이터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통해 입력한다. 환자가 내원 후 검사를 받으면 의료 데이터가 P-HIS로 즉시 전송된다. 또한 외래 예진 설문지는 병원 방문 전에 모바일을 통해 미리 작성할 수 있어 환자는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준비할 수 있다. 의료진은 음성으로 의무 기록을 입력할 수 있어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줄이고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게 된다. 이러한 시스템은 외래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편리하고 정확한 진료로 이어진다.
병동은 국내 최초로 탑재한 ‘스마트 인퓨전 펌프 시스템’ 등 무선 네트워크와 IoT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병동 솔루션을 구현해 실시간으로 병상을 감시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담당 간호사가 업무 공간에서 병실 내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혁신적인 구조를 마련했다.
“국내 첫 다빈치5 로봇 도입 예정… 스마트 병동 전환해 정밀 관리”
한승범 고려대 안암병원장
―병원의 중증 환자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상급종합병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3차 병원은 중증 환자 비율이 높아야 하는 것이 맞지만 의료전달체계에 맞지 않는 상황이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고려대 안암병원을 비롯한 3차 의료기관들은 그동안 중증·급성기 치료를 마친 환자가 1, 2차 병원에서 나머지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진료 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노력해 왔는데 이번 정부의 지원사업으로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인식 개선에 힘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중증 환자 진료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중증 환자에 대한 진료를 강화하는 것은 이번 구조 전환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동안 병원이 꾸준히 추구해 온 바다. 안암병원은 최소 침습, 적정 수혈 기반의 초정밀 외과 수술에 강점을 두고 외과 분야의 기반을 확충하고 있다. 수술실을 증설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로봇수술 장비의 최신 기종인 다빈치 5를 도입할 예정이다. 전 병동을 스마트 병동으로 전환해 인력이 집중되던 부분을 자동화하고 그 인력이 더 중요한 부분을 맡을 수 있도록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우수한 외과의사를 영입하는 등 인적 자원 역시 강화하고 있다.”
―스마트 병원과 중증 질환은 어떤 관계가 있나?
“스마트 병원에서는 더욱 정밀한 보살핌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중증 질환으로 고난도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에게는 약물 주입의 정확도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 병원이 최근 국내 최초로 도입한 스마트 인퓨전 펌프 솔루션의 경우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주입량을 조절하고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스마트 병원 시스템하에서는 중증 환자의 시시각각 변화하는 활력 징후와 신체 상황을 담당 의료진이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실시간 감시할 수 있고 예측을 벗어나는 상황에서는 의료진이 즉시 알림을 받아 신속한 조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더욱 확실히 지킬 수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