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체험]‘폴리코사놀’ 3개월 먹어봤더니… 총콜레스테롤서 HDL 비율 높아져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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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건강 모니터링
본보 기자, 3개월간 임상 도전… 폴리코사놀 섭취와 운동 병행
내장 지방-총콜레스테롤 감소… 혈관 청소하는 ‘HDL’ 수치 증가
“패스트푸드-액상 과당 등 줄이고, 하루 30분 운동하면 관리에 도움”

조경현 레이델 연구원장이 오른손과 왼손에 각각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과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 모형을 들고 있다.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조경현 레이델 연구원장이 오른손과 왼손에 각각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과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 모형을 들고 있다.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폴리코사놀이 과연 혈액 속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을 높이고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을 낮출 수 있을까. 폴리코사놀은 사탕수수나 밀랍 등에서 추출한 천연 지방 알코올 추출물을 말한다. 주로 건강식품에 사용되며 보통 LDL을 낮추고 HDL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쿠바에선 폴리코사놀을 원료로 한 의약품이 개발돼 여러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동아일보 기자는 올해 5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심장학회 ‘HDL 워크숍’에서 폴리코사놀이 HDL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접하고 3개월간 직접 관련 임상시험에 도전하기로 했다. 그리고 HDL을 33년째 연구한 전문가 조경현 레이델 연구원장을 만나 체험을 시작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조사에 따르면 조 원장은 전 세계 상위권 2% 이내 연구자로 꼽힌다.

HDL-LDL 모두 꼭 필요한 콜레스테롤

이진한 본보 의학전문기자가 콜레스테롤 검사를 위해 혈액을 채취하고 있다.
이진한 본보 의학전문기자가 콜레스테롤 검사를 위해 혈액을 채취하고 있다.
‘비포 앤드 애프터’ 체험을 위해 먼저 병원에서 피검사를 진행했다. 혈압은 77∼122㎜Hg로 정상이었지만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dL당 216㎎이어서 정상 범위(200㎎ 이하)보다 약간 높았다. LDL 수치는 dL당 144㎎으로 정상 범위(130㎎ 이하)보다 높은 상황이었다. 쉽게 말해 혈관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조 원장은 “혈관을 청소하는 HDL 수치는 dL당 45㎎으로 정상 수치(40㎎ 이상)보다 높지만 전체 콜레스테롤 대비 HDL의 비율이 낮다”며 “당장 큰 문제는 아니지만 조금 위험한 초기 단계다. 전체 콜레스테롤 중 HDL이 30%, LDL이 70% 정도 있는 게 적절한 비율”이라고 말했다.

콜레스테롤은 인체에 꼭 필요하다. LDL은 콜레스테롤을 세포에 잘 전달하고 HDL은 세포에서 사용하고 남은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다시 운반한다. LDL은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졌는데 이를 오해라고 한다. 조 원장은 “LDL은 자기 보호기능이 없어 쉽게 공격을 받고 잘 깨진다. 콜레스테롤 운반을 하다 LDL이 산화돼 깨지면 혈관 내막에 쌓이고 동맥경화가 생기는 것”이라며 “산화돼 깨진 LDL이 좋지 않은 것이고 HDL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LDL을 보호해 HDL이 높으면 동맥경화가 예방된다”고 말했다.

좋은 음식 섭취보다 나쁜 음식 피해야

콜레스테롤을 관리하기 위해선 좋은 식습관과 함께 하루 30분 이상의 운동이 필요하다. 조 원장은 “트랜스지방이 많은 패스트푸드와 액상과당이 많은 음식을 줄여야 한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나쁜 음식을 피하는 게 건강에 더 좋다”며 “여기에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도 강도 높은 운동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기자는 임상시험 기간 거의 매일 자전거를 2시간 정도 탔다. 자택과 가까운 헬스장에서 30분 정도 근력운동을 하고 30분 정도는 가벼운 달리기 운동을 했다. 패스트푸드와 단 음식도 피했다. 또 매일 쿠바산 폴리코사놀 20㎎을 3개월 동안 섭취했다. 조 원장은 “폴리코사놀은 에너지 고갈과 분해 대사를 촉진하는 AMPK를 활성화하는 기능이 있어 졸릴 수 있다. 아침이나 낮보다는 취침 전에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3개월 노력 계속 유지 땐 혈관 건강 되찾아

3개월 이후 다시 검사를 해 보니 운동을 매일 한 덕분인지 인바디 검사에선 내장 지방이 200g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 비해 7%가량 줄어든 것이다. 또 HDL이 dL당 51㎎으로 3개월 전(45㎎)보다 증가했다. HDL은 나이가 들수록 올리기 쉽지 않다고 한다. 기자는 지금까지 건강검진에서 한 번도 HDL 수치가 50㎎을 넘은 적이 없다. LDL도 dL당 135㎎으로 3개월 전에 비해 8.3% 감소했다. 총콜레스테롤도 dL당 212㎎으로 감소했고 HDL의 비율도 20%에서 24%로 증가했다.

조 원장은 “LDL 대비 HDL 비율도 중요한데 장수하는 사람들은 이 비율이 2.5 이하로 유지되고 있다”며 “기자의 경우 3개월 전 3.22에서 2.65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HDL을 전자현미경으로 정밀 분석한 결과 HDL 상태도 3개월 전에 비해 매우 좋아졌다. 처음에는 HDL의 지름이 약 13㎚로 크기가 작고 윤곽이 선명하지 않았다”며 “이제 윤곽도 선명해졌고 크기도 지름 약 15㎚로 커졌다”고 했다.

HDL을 구성하는 단백질 ApoA-I도 51% 증가했다. ApoA-I는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조 원장은 앞으로 HDL-C를 dL당 60㎎ 이상, HDL-C의 비율을 30% 이상으로 늘리고 HDL의 품질과 기능을 향상시키는 생활 습관을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헬스동아#건강#의학#폴리코사놀#콜레스테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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