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인 사람은 결혼한 사람보다 우울증 증상을 겪을 확률이 최대 80%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울증 위험은 남성과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더 높게 나타났다.
전 세계 성인 약 5%가 주요 우울 장애를 겪을 정도로 우울증은 주요한 공중보건 문제다.
마카오 폴리테크닉 대학교(Macau Polytechnic University)가 주도하고 중국 칭화대학교, 창즈의대, 홍콩대학, 말레이시아 인티대학과 미국 하버드 T.H. 찬 공중보건 대학원 소속 연구원이 공동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미국, 영국, 멕시코, 아일랜드 등 7개국 참가자 10만 655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최단 4년, 최장 18년의 추적 관찰을 통해 연구진은 미혼자가 결혼한 사람에 비해 우울증을 겪을 위험이 79%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국은 47%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 후 이혼하거나 별거 중인 사람은 정상적으로 부부생활 중인 이들과 비교해 우울증 증상에 시달릴 위험이 99% 더 높았고, 사별한 경우 그 위험은 64% 더 컸다.
아시아 국가 미혼자들에 비해 서양 국가 미혼자들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았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동양 문화권은 문제가 되기 전에 더 높은 수준의 감정적 고통을 견디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동 아시아 국가의 미혼 참가자들이 우울증 증상에 걸릴 위험이 더 낮은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험은 미혼 남성이 미혼 여성보다 높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이 낮은 교육 수준을 가진 사람보다 더 컸다.
성별 차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여성이 ‘더 크고 강력한 사회적 지원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결혼한 이들의 우울증 증상 비율이 낮은 것은 부부간 사회적 지원의 교환, 경제적으로 더 나은 삶, 그리고 부부가 서로의 웰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론했다.
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발표한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우울증은 전 세계적으로 중대한 공중 보건 문제로 나타나고 있으며, 결혼 여부는 잠재적인 위험요인으로 인식되어 왔다”며 “우리의 분석은 모든 국가에서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결혼한 사람들보다 우울증 증상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처럼 고조된 취약성은 특히 서구 국가들의 고등교육을 받은 독신 남성 사이에서 두드러졌다”라고 썼다.
아울러 특정 국가들에서 음주와 흡연이 독신, 사별 또는 이혼한 사람들의 우울증 증상을 악화시켰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경우 음주 습관이 미혼자의 우울증세 악화와 관련이 있었다.
다만 이 연구에 사용한 데이터를 임상 진단이 아닌 자가 보고 설문지를 통해 수집했고, 이성애자 커플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는 점은 한계라고 인정했다.
참고자료: Association and causal mediation between marital status and depression in seven countries.(-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2-024-0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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