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부드럽게 밀착해 외부 환경의 정보를 착용자에게 진동과 울림으로 전달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 소재가 개발됐다. 시각장애인 환자가 이 기기를 활용하면 주변 환경을 느낄 수 있어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존 로저스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연구팀은 내부에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외부 자극이 생기면 적당한 에너지를 방출해 피부에 압력을 전달하는 소재를 개발하고 6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를 활용해 만든 장치 ‘표피 VR’(사진)은 피부의 넓은 영역에 걸쳐 자극을 전달한다.
표피 VR은 얇고 유연한 실리콘망 소재 안에 캡슐처럼 생긴 19개의 소형 액추에이터가 육각형 형태로 배치된 구조다. 액추에이터는 다양한 힘의 작용으로 작동하는 피스톤 형태의 장치다. 표피 VR에 사용된 액추에이터는 여러 주파수 대역의 외부 압력을 수신할 수 있다.
표피 VR은 사용자 주변 환경 데이터를 수신해 무선통신 기술인 블루투스로 데이터를 다양한 주파수 대역의 압력으로 전달한다. 압력을 전달 받은 표피 VR의 액추에이터는 진동, 비틀림 등 여러가지 감각을 사용자에게 촉각으로 전달한다. 연구팀은 “기존 기기와 비교했을 때 수직으로 작용하는 압력을 전달하는 기능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표피 VR의 정확도를 확인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건강한 참가자가 눈을 가리고 장치를 착용한 채 경로에 있는 장애물을 피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참가자가 장애물에 접근하자 표피 VR은 장애물이 있는 방향에 압력을 가해 주변에 물체가 있음을 알렸다. 참가자가 장애물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압력은 더욱 강해졌다. 짧게 적응하는 시간을 가진 참가자는 곧 이 장치를 활용해 눈을 가린 상태에서도 능숙하게 장애물을 피할 수 있었다.
연구를 이끈 로저스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표피 VR을 사용한 ‘감각 대체’는 시력에 의존하지 않고도 원시적이지만 기능적으로 의미 있는 주변 환경에 대한 감각을 제공한다”며 “시력에 장애를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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