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 위험… 매년 변이 생겨 새롭게 접종해야
[폐렴사슬알균]
폐렴 원인균으로 수막염 등 발병… 65세 이상에겐 23가 백신 무료
[대상포진]
발진-수포와 함께 극심한 통증… 예방 효과 커 5060은 꼭 맞아야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근육 마비-뇌손상 등 심하면 사망… 영유아 양육하면 반드시 접종을
《장년층 이상 꼭 맞아야 할 예방접종 4가지
최근 기온이 내려가면서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조심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몸을 방어하는 면역 기능은 나이가 들면 더 취약해진다. 특히 60세 이상이 되면 면역력 약화 시 찾아오는 만성질환인 심뇌혈관질환, 당뇨병, 만성콩팥병, 만성폐질환 등을 앓는 사례가 많다. 또 독감 등 감염병에 걸렸을 때 입원으로 이어지는 등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성도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중증질환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노년기 예방접종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기헌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장년층 이상이 꼭 맞아야 하는 예방접종 4가지를 자세히 알아봤다.》
● 접종 1순위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매년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는 한국어로 독감이다. 60세 이상의 경우 인플루엔자에 따른 폐렴 등 합병증이 더 자주 발생하고 입원해야 하는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데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으면 독감에 걸릴 확률이 60∼80% 낮아진다. 또 걸리더라도 중증이나 합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늦어도 매년 12월까지는 맞는 게 좋다. 또 계속 바이러스 변이가 발생하니 매년 새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다만 젤라틴이나 항생제, 달걀에 심한 알레르기가 있거나 과거 길랭·바레 증후군을 진단받았다면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으면 안 된다. 또 중등도 이상 급성 질환을 앓고 있다면 상태가 호전된 뒤 접종하는 게 좋다. 발열이 없는 가벼운 감기 기운 정도라면 백신 접종을 미루지 않아도 된다.
● 접종 2순위는 폐렴사슬알균 백신
폐렴은 폐에 생기는 염증을 말한다. 세균과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 방사선 등 수많은 원인으로 폐렴이 발생할 수 있다. 폐렴사슬알균은 폐렴의 주원인균일 뿐 아니라 부비동염, 중이염, 수막염, 균혈증 같은 질환도 발생시킨다. 폐렴사슬알균에 감염됐을 때 사망률은 폐렴 5∼7%, 균혈증 25∼30%, 수막염 30% 정도인데 폐렴사슬알균 백신을 맞으면 감염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
폐렴사슬알균 백신은 13가, 15가, 23가 등 세 종류가 있다. 13가 백신은 수막염이나 균혈증 같은 침습성 감염을 75%가량 예방한다. 폐렴 같은 비침습성 감염은 45% 정도 막아준다. 23가 백신도 침습성 감염을 50∼80% 정도 예방한다. 폐렴 백신 접종은 먼저 13가나 15가 백신을 접종하고 최소 8주 이상 지난 뒤 23가 백신을 맞는 게 좋다. 65세 이상은 정부 지원으로 23가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내년 초 국내에 20가 백신이 도입되는데 1회 접종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 접종 3순위 대상포진 백신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는 어릴 때 수두 형태로 처음 감염된 뒤 신경절 안에 잠복해 있다. 그런데 나이가 들거나 면역력이 떨어질 때 숨어 있던 바이러스가 재활성화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 대상포진이다. 신경절을 따라 피부에 발진과 수포 등 물집이 나타나며 통증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발진이 사라지더라도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이란 만성 통증이 남아 면역력이 떨어지면 계속 괴롭힌다. 50세 이상은 물론 60세 이상임에도 아직 대상포진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꼭 접종하길 권장한다. 대상포진 백신은 한 번만 접종하는 생백신과 2∼6개월 간격으로 두 차례 맞아야 하는 사백신 등 두 종류가 있다. 사백신은 2022년 12월 국내에 도입된 최신 백신이다. 해외 임상연구에 따르면 사백신의 대상포진 예방 효과는 50세 이상의 경우 97.2%, 70세 이상에선 89.8%에 달한다. 생백신보다 예방 효과가 강하지만 가격이 3배 정도 비싸다.
● 접종 4순위는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
파상풍은 상처 오염으로 파상풍균이 신체에 들어와 감염되는 질환이다. 근육이 마비돼 입을 움직이지 못하고, 침도 삼키지 못하며, 호흡이 멈춰 숨질 수 있다. 또 디프테리아는 디프테리아균이 호흡기를 통해 유입되거나 피부에 닿아 감염되는 질환이다. 인두와 편도에 염증이 생기고 심하면 기도가 막혀 숨을 제대로 못 쉬며 심장 근육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역시 증세가 악화되면 사망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백일해는 백일해균이 호흡기로 들어가 심한 기침발작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폐렴, 경련, 뇌손상 등 합병증이 발생하고 역시 숨질 수 있다. 올해 크게 유행해 11월 첫째 주까지 누적 환자가 3만332명으로 지난해 전체 환자(292명)의 104배에 달한다.
이 같은 세 질환은 모두 백신 1회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 파상풍과 디프테리아의 백신 예방 효과는 99%, 백일해는 80%다. 이 효과는 10년 정도 지속된다. 국내에서는 대개 소아기에 기본접종을 마쳐 성인기에 10년 간격으로 한 번씩 추가 접종하면 된다.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와 조부모도 접종하는 게 좋다. 영유아가 어른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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