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공부가 최우선’인 우리나라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연구결과가 나왔다. 어린 시절부터 청년기까지 성장하는 동안 하루 6시간 이상 앉아서 생활하는 일이 반복되면 수축기 혈압이 4mmHg 이상 상승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악액질, 근감소증과 근육 저널(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에 실린 이번 연구는 영국 브리스틀 대학교와 엑서터 대학교, 그리고 핀란드 동핀란드대학교의 협력으로 이뤄졌다.
연구자들은 1990년대 영국에서 출생한 2513명(여성 61%, 연구 시작 시 평균 연령 11.72세)을 11세부터 24세까지 13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시작 시 아이들은 하루 평균 6시간을 앉아서 보냈고, 가벼운 신체활동(LPA)을 6시간, 중강도 이상의 신체활동(MVPA)을 55분간 했다. 성인기에 접어들어서는 하루 9시간을 앉아서 생활했고, LPA에 3시간, MVPA에 약 50분의 시간을 썼다. LPA와 MVPA는 감소했지만 혈압은 역 U자형 상승을 보였다.
평균 혈압은 어린 시절 106/56mmHg에서 성인기 117/67mmHg로 증가했는데, 이는 정상적인 생리적 발달에 따른 변화다.
주목할 점은 11세부터 24세까지 앉아서 생활한 시간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수축기 혈압이 평균 4mmHg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반대로 이 기간 가벼운 신체활동을 꾸준히 하면 수축기 혈압이 3mmHg 낮아졌다. 반면 MVPA는 혈압과 상관이 없었다.
또한 11세부터 24세까지 앉아 있는 시간 중 매 시간의 10분을 가벼운 신체활동으로 전환하면 수축기 혈압은 3mmHg 이완기 혈압은 2mmHg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임상적으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성인의 경우 혈압이 5mmHg 감소하면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이 10%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에 이 같은 수치 변화는 매우 중요하다”고 앤드류 아그바예(Andrew Agbaje) 동핀란드 대학 임상 역학·아동 건강학 교수가 말했다.
의학전문 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관련 분야 세계 최대 규모이자 가속도계로 추적한 운동 행동과 혈압 변화에 관한 가장 긴 추적 연구다.
혈압, 앉아서 보내는 시간, 가벼운 신체 활동, 중강도 이상의 신체 활동은 11세, 15세, 24세에 측정되었다.
“우리는 이전에 청소년기 고혈압이 성인 초기에 조기 심장 손상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아동기의 앉아있는 시간은 고혈압의 잠재적인 원인이며 (하루 3시간의)가벼운 신체활동이 효과적인 해독제로 작용한다는 사실은 임상 및 공중 보건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라고 아그바예 교수가 말했다.
연구진은 하루 앉아있는 시간에서 매시간 10분을 가벼운 활동으로 대체하면 혈압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제안했다. 가벼운 신체활동에는 산책, 집안일,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이 있다.
한편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이 2023년 실시한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및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고생이 주중 학습목적으로 앉아서 보낸 하루 평균 시간은 455분(7시간35분)이며, 학습 목적 외 앉아서 보낸 시간은 주말 기준 322분(5시간22분)이다.
하루 60분 주5일 이상 신체활동 실천률은 남학생 24.6%, 여학생 9.2%로 매우 낮은 편이다.
대한고혈압학회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국내 20세 이상 성인의 28%, 30세 이상 성인의 33%가 고혈압에 해당돼 약 1230만명이 고혈압 인구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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