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음식을 만든다. 이 로봇은 소비자의 음식 취향을 반영하는것은 물론,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영양 성분을 스스로 계산해 알맞은 식재료를 보충한다. 소비자가 어떤 영양소를 더 먹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영양사 역할도 한다. 이렇게 만든 개인 맞춤형 음식의 원가와 적정 판매 가격, 식재료 재고량을 실시간 계산해주니 무인 음식점을 차리려는 예비 창업자들의 주목도 받을 만하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로닉’이 선보인 ‘AI 로봇셰프 큐브’의 이야기다.
로닉은 11월 20일부터 11월 23일까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리는 ‘푸드 위크 2024(Food Week 2024)’에 참가, 농림축산식품부 정책홍보관에 체험 공간을 만든다. 이 곳에서 스마트팜 스타트업 팜에이트와 함께 AI 로봇셰프 큐브를 시연한다. 팜에이트가 재배한 신선한 채소와 식재료를 사용해서 로닉 AI 로봇셰프 큐브가 개인 맞춤형 샐러드를 그 자리에서 만드는 것.
로닉은 AI 로봇셰프 큐브로 개인 맞춤형 샐러드를 만드는 모습을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관계자 앞에서 시연했다. 푸드 위크 2024 기간 내에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한정 수량으로 만들어 제공한다. 현장을 찾아 로닉 AI 로봇셰프 큐브를 체험하고 기기의 특징, 활약하는 모습과 관람객들의 반응을 살폈다.
지금까지 나온 ’조리 로봇’은 대개 로봇 팔로 음식을 만들거나, 조리 도구의 일부분을 기계·자동화한 것이었다. 반면, 로닉 AI 로봇셰프 큐브는 이름처럼 정육면체 큐브 모양 상자 안에 자동화한 조리 기구를 탑재한 유니트로 만들어진다. 각기 다른 역할을 하는 유니트를 여러 대 연결해 음식 조리 과정을 재현하는 것.
주문은 여느 키오스크나 스마트 오더처럼 태블릿으로 한다. 이번에 시연한 샐러드의 경우, 화면에 채소와 방울토마토, 닭 가슴살 등 샐러드의 재료와 칼로리와 영양성분이 표시된다. 관람객들은 원하는 재료를 넣거나 빼 샐러드를 주문한다.
주문을 마치면, 로닉 AI 로봇셰프 큐브는 우선 그릇을 준비한다. 그릇을 컨베이어 벨트로 바로 옆 유니트로 옮기면, 조리 유니트가 양상추와 방울토마토, 닭가슴살과 그래놀라, 건크랜베리와 고구마 큐브, 샤인머스캣 포도 등 재료를 적당량 샐러드 그릇에 떨어뜨린다. 조합을 마치면 배송 유니트가 다 만들어진 샐러드 그릇을 위로 올린다.
조리 과정이 간결한 덕분에 완성도가 좋고 운용 효율이 높다. 로닉 AI 로봇셰프 큐브는 사용할 식재료의 양을 1g 단위로 정밀하게 파악하고 조절한다. 식재료를 정량 사용하는 덕분에 소비자는 사진과 동일한 품질의 음식을 받는다. 점주는 식재료의 재고를 파악해 매장 운영에 참고한다.
로닉 AI 로봇셰프 큐브는 내부에 각종 센서를 탑재해 조리 과정 전반을 확인한다. 그래서 음식 조리가 밀리지 않는다. 정해진 조리 과정을 수행하는 덕분에 주문이 많아도 차근차근 해결한다. 로닉에 따르면, AI 로봇셰프 큐브는 개인 맞춤형 샐러드를 1분에 4~5그릇, 한 시간에 250~300그릇 만든다.
조리 후 칼로리와 성분표를 만들어주는 점도 돋보인다. 소비자가 선택한 샐러드 재료, 이 재료들이 가진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양, 소비자가 앞으로 더 섭취해야 할 주요 영양소의 정보를 카드로 만들어 제시한다. 샐러드가 가진 영양소의 효능도 알려준다.
로닉 AI 로봇셰프 큐브가 만든 샐러드를 보자. 소비자들이 선택한 샐러드 재료가 모두 다르기에, 만들어진 샐러드의 모습과 색깔도 각기 다르다. 이 날 시연에서는 드레싱을 소비자가 뿌리도록 했지만, 이 역시 유니트를 추가하면 자동화 가능하다.
장희 로닉 CSO는 AI 로봇셰프 큐브의 특징으로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따 온 모듈형 생산 구조’를 들었다. 정밀 부품인 반도체를 공정에 따라 옮겨가며 만드는 것처럼, AI 로봇셰프 큐브는 어떤 음식이든 공정에 따라 차근차근 만든다.
로닉은 ‘밀키트로 나온 음식이라면 무엇이든 AI 로봇셰프 큐브로 조리 가능’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로닉 AI 로봇셰프 큐브는 2025년 초에 해장국, 면류, 건강식 등을 다루는 음식점에 각각 배치된다. 로닉은 해외에 멕시칸 요리를 만드는 AI 로봇셰프 큐브를 내세울 예정이다.
이 날 시연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로닉 AI 로봇셰프 큐브는 주문 시 식재료의 종류와 칼로리뿐만 아니라 알러지와 같은 식품특징, 영양학 정보도 함께 준다. 식재료와 정보의 추가, 제거도 손쉽다. 이 점을 응용해 병원의 환자식,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의 영유아식 제조에도 적용 가능하다.
장희 CSO는 이어 AI 로봇셰프 큐브가 음식점 점주, 프랜차이즈 기업에게 큰 효용을 가져다준다고 강조한다. 음식 조리 시 쓰는 식재료의 양을 정밀하게 계산하기에 재고를 원활하게 관리하도록 돕는다. 자연스레 식재료 주문 효율을 높이고 배송비를 줄인다.
로닉 AI 로봇셰프 큐브가 음식 조리 대부분을 맡으므로 인건비 절감 효과도 탁월하다. 디저트나 샐러드 매장을 예로 들면, 주문과 계산과 조리 모두를 로닉 AI 로봇셰프 큐브에게 모두 맡기고 점주는 식재료 보충과 기기 유지보수만 하면 된다. 식재료 보충은 손쉽다. 본체 뚜껑을 열고 정해진 식재료를 투입하면 된다.
유지보수와 관리 편의도 좋다. 로닉 AI 로봇셰프 큐브는 내부 센서로 조리 과정 전반을 실시간 확인한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개발진에게 신호를 보내고, 개발진은 원격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한 달에 한 차례 로닉 직원이 매장에 방문해 AI 로봇셰프 큐브의 동작 상태를 점검하는 체계도 만들었다. 식재료를 담는 기기나 조리 도구는 분리형이다. 점주가 영업을 마친 후 기기나 조리 도구를 떼어내 식기세척기로 깨끗하게 씻으면 된다.
또 하나의 장점은, 유니트를 모듈처럼 연결하는 구조 덕분에 매장 크기에 알맞게 배치 가능한 점이다. 매장 면적이 넓으면 일자로, 좁으면 ㄱ자나 ㄴ자, ㄷ자로 배치하면 된다. 이 장점을 내세워 푸드트럭으로의 보급도 고려 중이다. 로닉은 AI 로봇셰프 큐브의 유니트를 월 렌탈 형태로 대여한다. 필요한 유니트만 대여하면 가격 부담도 줄인다.
정재우 로닉 개발자와 안예인 로닉 기획자·디자이너는 ‘인공지능 사용자 편의 기술’을 강조한다. 로닉은 식재료의 칼로리와 원가 계산, 소비자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분석하고 제시하는데 각각 인공지능 기술을 쓴다. 식재료 사용량 데이터를 토대로, 해당 매장의 식재료 구매 주기를 가장 알맞게 조절하는 점도 로닉 AI 로봇셰프 큐브의 장점이다.
인공지능 기술 개발 후, 로닉은 소비자들이 이 기술을 즐겁게 활용하도록 여러 아이디어를 냈다. AI 로봇셰프 큐브는 칼로리와 성분표를 만들 때 ‘계란 두 개 분량의 단백질’, ‘귤 세 개 분량의 비타민’ 등 이해하기 쉬운 표현을 쓴다. 나아가 소비자가 언제 식사를 하는지에 따라 그 날 혹은 다음날 보충하면 좋을 영양소의 종류와 분량까지 알려준다. 이 역시 인공지능 기술의 효용이다.
정재우 개발자와 안예인 기획자·디자이너는 인공지능 사용자 편의 기술을 꾸준히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소비자들이 로닉 AI 로봇셰프 큐브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서 어떤 영양소를 얼마나 섭취했고, 모자란 영양소는 어떻게 더할지 친절하게 알려주도록 고도화한다. 노인과 아이 등 영양소 섭취가 중요한 소비자에게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목표도 함께다.
오진환 로닉 대표는 “세계 각국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며 인구도 빠르게 줄어든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지방 음식점에서는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 폐업하는 사례가 속출한다. AI 로봇셰프 큐브가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 전국 곳곳, 나아가 세계 어디에서든 24시간 따뜻한 음식을 대접하도록 돕는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