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수용 거부’ 사유 정당성 검토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4일 03시 00분


국회가 응급실 환자 수용 거부에 대한 ‘정당한 사유’를 정의하기 위한 법안 논의에 나선다.

지난해 대구의 건물에서 추락한 10대 학생이 받아줄 병원을 찾지 못해 2시간 넘게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숨지는 일이 있었다. 이에 보건복지부가 4개 병원에 보조금 지급 중단 처분을 내리자 대구가톨릭대병원이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최근 법원은 응급의료 거부에 해당한다며 정당한 처분이라고 판결했다.

이번 법원 판결로 의료계에선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오늘(4일) 제2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법안 19건을 심사한다. 이번 소위에는 지난달 논의하지 못한 법안이 상정됐다.

의료계가 주목하는 법안은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발의한 응급의료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응급의료종사자가 응급의료 행위 중 발생한 사상에 대해 고의나 회피할 수 있는 중대한 과실이 명백하게 입증되지 않은 경우 행사 책임을 면제하는 내용 △응급의료기관이 응급환자를 수용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를 법에 명시하는 내용 등 두 가지가 핵심이자 쟁점이다.

개정안은 응급실 수용 거부에 대한 정당한 사유로 △응급실 병상 부족 △응급의료 인력 부족 △협진 및 최종 치료과 부재나 해당 의료 인력 부족 △필수 진단 장비 부족으로 응급의료 지연 위험이 있는 경우 △중환자실 병상 및 입원 가능 병상 부족 △전력·통신 장애로 응급의료 수행이 불가능한 경우 △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유 등을 명시했다.

“급성 심뇌혈관질환 치료 책임진다”… 구급대-병원 하나의 팀처럼 운영


우리 동네 응급실
〈4〉 강동성심병원 응급실
정보 공유 시스템-첨단 수술실 갖춰… 신속한 대응으로 치료 성공률 높여

강동성심병원 응급실 의료진이 급성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응급 심장 초음파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강동성심병원 제공
강동성심병원 응급실 의료진이 급성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응급 심장 초음파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강동성심병원 제공
지난달 23일 박모 씨(서울 천호동·71)는 새벽 운동을 하다가 갑자기 목덜미를 잡고 쓰러졌다. 의식이 없는 상태로 강동성심병원 응급실에 이송된 그는 즉시 심장 초음파와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대동맥 파열이었다.

대동맥 파열은 초응급 심장질환이다. 심장·혈관 흉부외과 전문의와 수술팀은 곧바로 수술에 들어가 파열 부위를 성공적으로 봉합했다. 현재 환자는 일반 병동에서 퇴원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 강동구에 있는 강동성심병원(병원장 양대열)은 1986년 서울 동남권 최초의 대학병원으로 개원했다. 38년 동안 자리를 지키며 지역 보건의료를 책임지고 있다.

강동성심병원 응급실은 보건복지부 ‘급성 심뇌혈관질환 책임기관’이다. 급성 심뇌혈관질환 응급치료에 중점을 두고 있다. 병원 응급 시스템은 뇌혈관의 ‘브레인 세이버’와 심혈관의 ‘SOS 응급대처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브레인 세이버 시스템은 구급대, 소방서가 뇌중풍(뇌졸중) 등 응급환자 이송 시 환자 정보를 병원에 미리 전송해 검사에서 처치까지 소요 시간을 줄여주는 시스템을 말한다. 혈관 중재 시술과 외과적 수술을 동시에 시행하는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 응급수술도 가능하다. 하이브리드 수술은 모든 혈관 수술을 통합적으로 시행하는 수술 시스템으로 생명이 위급한 대동맥류 환자는 최첨단 응급 조영 검사와 수술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SOS 응급대처 시스템은 심근경색 환자를 위한 것이다. 20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심근경색 환자가 응급실에서 심전도나 심장 초음파검사를 받으면 결과가 심장혈관 의료진의 의료용 단말기로 전송된다. 의료진은 환자 치료 방법을 신속하게 결정하고 혈관조영술을 통한 스텐트 시술을 시행할 수 있다. 시술 준비 시간을 줄여줘 심근경색 환자의 도착 후 시술 시작 시각은 표준 권고 시간인 90분보다 24분이나 빠른 66분에 이뤄진다.

강동성심병원 응급실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8명이 365일 24시간 상주하고 있다. 2015년부터 보건복지부 지역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9년 연속 A 등급을 획득했다. 강동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조규종 교수는 “급성 심뇌혈관 환자의 응급처치는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강동성심병원 응급실은 심장혈관, 뇌혈관 전문 의료진이 하나의 팀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높은 치료 성공률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헬스동아#건강#의학#강동성심병원 응급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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