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기술경쟁의 시대입니다. 수많은 빅테크 기업들이 지금 이 순간도 기술과 제품을 놓고 전 세계의 산업 현장에서 경쟁을 벌입니다. 그리고 이 경쟁의 현장이 바로 기술영업입니다. 기술영업은 기술적인 이해가 필요한 영업으로, 주로 기업 대 기업 간 영업에서 이뤄집니다. 기술영업 전선에서는 기업의 기술력과 실력으로 경쟁하고, 그 결과는 IT 기업이 움직이는 원동력이 됩니다. 오늘날 현장에서 기술영업人들이 어떻게 경쟁하는지, 기술과 기업, 사람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운영 기술(Operational Technology, OT)이란, 산업 및 제조, 에너지, 교통 등의 분야에 쓰이는 물리적 장비나 프로세스 등을 관리, 제어하는데 쓰이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의미한다. OT는 산업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반 기술이며, 최근에는 IT 기술과의 통합으로 스마트 팩토리,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등이 접목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에스넷시스템, 그 계열사인 굿어스스마트솔루션이 OT 기술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에스넷시스템은 시스템 통합(SI), 네트워크 통합(NI) 등 ICT 서비스에 주력하는 중견 IT 인프라 기업이나, 최근 IT 환경 변화에 발맞춰 사업 구조를 유연하게 재편 중이다. 2018년에는 굿어스, 굿어스스데이터, 굿어스스마트솔루션이 인적분할했으며, 2020년에는 시스템통합(SI),네트워크통합(NI) 기업인 인성정보를 합병하기도 했다.
에스넷시스템의 전반적인 사업 방향과 운영기술 측면에서의 기술영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김형우 에스넷시스템 부사장 겸 굿어스스마트솔루션 대표를 IT동아가 만났다. “에스넷이 인프라를 다지고, 굿어스스마트솔루션이 현장을 누빕니다”
김형우 굿어스스마트솔루션 대표는 운영 기술 기업인 한국하니웰에서 설계, 컨설팅 등 기술직 근무를 하다가, 영업직 전환을 위해 2000년 에스넷에 합류했다. 2011년 통신사업부장, 2015년 금융사업본부장, 21년 영업전략 및 클라우드 센터장을 거쳤고, 2023년에 굿어스스마트솔루션 대표 및 에스넷시스템 전략사업부장으로 발령받았다.
김형우 대표에게 에스넷시스템, 그리고 굿어스스마트솔루션의 사업 관계 및 설명을 부탁했다. 김형우 대표는 “에스넷시스템은 기업용 네트워크 인프라, 데이터센터 경험을 25년 간 쌓아왔고, 클라우드와 AI와 관련해 성과를 내고 있다. 계열사인 굿어스는 매니지드 서비스, 가상화 서비스를 중심으로 서버 운영 유지보수 사업을 하며, 굿어스데이터는 데이터베이스, 데이터중심기업,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 가공에 주력한다. 굿어스스마트솔루션은 스마트팩토리 비즈니스를 담당한 회사로, 운영기술에 주력한다”라고 소개했다.
주력 사업에 대해서는 “핵심 사업은 운영 기술에 대한 소프트웨어 기능, 지원, 유지보수 등을 포함한 서비스 오퍼링이다. 스마트 팩토리를 구성하려면 각 장치들이 케이블로 제어 시스템과 연결되고, 제어 시스템 연결을 위한 네트워크 장비도 필요하다. 산업용 등급의 장비로 제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설비 및 센서, OT 네트워크 등은 물론 안전관리, 데이터 통합 업무까지 진행 중”이라 설명했다.
“산업용 장비 및 케이블링 전문 대응, 산업 안전 관리팀도 별도 구성”
영업에 대한 얘기에 앞서 굿어스스마트솔루션의 조직 구성에 대해서도 물었다. 김형우 대표는 “굿어스스마트솔루션의 조직 구성은 영업 기술, 개발지원 직군, 안전 직군으로 나뉜다. 영업 직군은 공장 자동화(FA), 인프라, 전략 사업부로 나뉘고, 기술 직군은 영역에 따라 인프라,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나뉜다”라면서, “기술팀은 케이블링 네트워킹은 물론 프로그래머블 로직 컨트롤러 등 산업용 장비 관리, 애플리케이션 구축 등도 하고 있으며, 이를 확대 개편해 시장에 대응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안전 직군의 경우 “7명으로 구성된 산업 안전 관리팀이 있고, 규정된 작업을 따르는지, 안전 여부를 준수하는지 등을 모니터링한다. 현재까지 사고율은 0퍼센트고, 단순히 기술력 뿐만 아니라 현장팀이 철저하게 안전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하여 고객의 안전 눈높이를 맞춘다”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중국, 미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의 해외 시장에서 공장을 확장하려는 사업자들로부터도 기술지원과 안전관리와 관련해서는 인정받는다고 덧붙였다. “운영 기술에 대한 모든 과정 제공이 목표”
굿어스스마트솔루션의 운영 기술 수준은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일까? 김형우 대표는 “에스넷시스템은 창립 초기부터 제조기업의 IT서비스를 담당해왔고, 10년 전부터 IoT 서울 스마트시티 컨설팅, 부산 스마트시티 실증 사업, 전차 예지보전시스템 등의 사업을 했다. 이를 토대로 운영기술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22년에 사업을 뛰어들었다”라며 설명을 시작했다.
에스넷시스템은 시스코와 OT 포커스드 파트너로 협력 관계며, 2022년부터 시스코의 국가 디지털 전환 지원 프로젝트(CDA)에 참여하고 있다. 23년에는 엣지컴퓨팅 기업 에스디플렉스와 함께 사물데이터 처리 플랫폼 온큐의 총판 계약도 맺었다. 공장 및 현장의 엣지컴퓨터는 설비나 장비에 따라 산업 프로토콜이 제각각인데, 온큐는 이를 호환해 메인프레임으로 전달하는 소프트웨어다.
올해는 IT와 OT를 통합한 NMS(Network Management System, 네트워크관리시스템)에 주력한다. 원래 OT 계열의 NMS는 처음에 설비를 구축한 제조사의 체계에서만 호환이 되나, 이를 이기종간 자동화해 호환되도록 만든다. 현재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 이 시스템을 활용하며, 내년에는 센서나 설비 자산 정보까지 취합하는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예정이다.
김형우 대표는 “고객이 진짜 필요한 건 기술을 넘어, 현장에 녹여 넣는 수준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에스넷시스템은 로크웰오토메이션, 지멘스 등 경쟁사와 함께 통신 표준 구축, 케이블 표준화 등을 함께한다. 경쟁사지만 산업 포트폴리오가 워낙 넓어 겹치는 분야가 많진 않고, 또 현장에서의 적용은 또 다른 얘기다. 이해관계에 맞춰 공동으로 사업을 발굴하는 일도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OT 분야의 영업은 B2C는 물론 다른 B2B와도 다르다. 김형우 대표는 “시스코 OT 포커스드 파트너를 앞세워 산업용 스위치 설비 기업들, 파트너들, 프로그래머블 로직 컨트롤러 기업 들과 협력한다. 이를 통해 고객과 기술 컨설팅을 진행하고, 개념증명(PoC)만 해도 수차례 진행한다. IT 분야는 기술 발전이 빨라 교체가 빠르지만, OT는 한번 도입하면 운용 기한이 길기 때문에 수 차례 검증을 거친다”라면서, “초기 투자가 많지만, 고객 수요 등을 확인하고 신뢰를 쌓은 뒤에 산업 현장에 적용, 도입한다. 다른 비즈니스보다 호흡이 훨씬 길고, 장기 투자가 필요한 게 특징”이라 말했다.
각각의 기업과 연계하는 한편, 세미나나 교육 등을 통해 영업을 전개하기도 한다. 김형우 대표는 “고객이 OT 구축을 위해 우리를 찾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가 여수, 울산, 청주 등 산업단지에 찾아가 세미나를 열기도 한다. 또 우리 시스템을 도입한 기업이 추천을 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에스넷시스템과의 연계가 핵심, 영업 측면에서도 이점 커”
김형우 대표는 굿어스스마트솔루션과 에스넷시스템이 통합 운영되는 점을 영업상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우리 솔루션은 직접 개발 역량을 토대로 고객에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대기업 OT의 경우 대규모 도입을 통해 스탠더드를 확보하나, 중견/중소 기업의 경우 현장의 상황을 고려한 커스터마이징이 필수”라면서,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에스넷시스템과의 연계 덕분이다. 내부 연구소에서 IT-OT NMS, AI EMS(에너지 효율 최적화) 같은 서비스를 개발하고, 현장에서 제품을 맞춰 공급한다. 우선 고객의 목소리를 파악한 뒤 그룹 내에서 어떤 기업이 담당할지 내부적으로 정리한다. 실적을 공유하므로 경쟁보다는 고객 집중적으로 사업을 운영한다”라고 정리했다.
이렇게 도입된 솔루션이 AI 스코포, AI EMS, AI 세이프가드 등이다. 김형우 대표는 “AI 스코포는 OT 운영 중 설비 이상을 네트워크로 감지하는 서비스로, 현재 홍보 단계다. AI EMS는 철강, 에너지 등의 기업에 적용 중이며, 에너지 소비에 대한 상세 단위를 클라우드 상에서 모니터링 및 관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AI 세이프가드는 시스코의 마켓플레이스에 등록돼, 시스코 파트너이면 전세계 누구든지 사용 가능하며,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추천 솔루션으로도 등록돼 있다. 기업마다 안전 관리 방안이 다른데, 이에 맞춤식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기존의 CCTV를 활용하여 AI 영상분석 엔진을 통해 작업자 위험을 감지하거나, 안전사고 등을 방지하는데 쓰이기도 하고, 산업안전 컨설팅 측면으로 접근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보수적 접근이 기본인 OT 분야, IT 분야 개입으로 변화 중”
20여 년 간 운영 기술 현장에 몸담았던 김형우 대표지만, 최근의 영업 환경이 가장 어렵다고 말한다. 김형우 대표는 “OT분야 역시 변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다만 변화가 빠른 IT와 달리 OT 분야 전문가는 IT 기술이나 용어에 대해 생소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고, 보수적이다. 우리 역시 산업 장비를 제조하는 입장은 아니어서 소통이 쉽지는 않다”라면서, “하지만 클라우드나 AI는 제조 분야에 접목될 수밖에 없다. OT 시장 내에서도 이미 IT와의 결합은 시작되었으며, 3년 전과 비교하면 IT 도입에 대한 협의가 훨씬 긍정적인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에스넷 그룹 역시 AI에 대한 시장 가능성을 고려해 매주 화요일에 화상으로 AI 관련 세미나를 연다. 11월 27일에는 고객사 대상으로 AI 사업 전략과 역량을 보여주는 ‘AI CoE(Center of Excellence) 데이’도 개최했으며, 부서별 AI 전문가 양성 과정도 진행 중이다. 에스넷시스템이 데이터센터에서 강자인 만큼, 엔비디아, 시스코, 델, 코난테크놀로지, 레드햇, VM웨어와 함께 AI 데이터 센터 인프라에 올라가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관련 플랫폼 준비도 진행 중이다”라며 대비책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형우 대표는 올해의 성과, 그리고 앞으로 운영 기술로 가야 할 길에 대해 말했다. 그는 “올해 OT 관련 사업 확장, 안전 관리나 AI EMS 등에 대한 성과는 확실히 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내년이면 OT와 IT의 통신 표준화도 이뤄질 전망이다. 덕분에 굿어스스마트솔루션은 지난 2년 간 매년 30%씩 성장했고, 인원도 늘고 있다”라면서, “데이터 및 통신 표준화를 통해 설비와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를 AI 솔루션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고객이 원하는 자동화, 효율화, 생산성 향상 및 장애율 제로를 실현할 수 있는 전략이다. 또한, 생산라인 제어, 배전 네트워크 관리, 에너지 분야 운영 최적화, 운송 물류 분야 등도 접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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