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때문에…30년 동안 늘어난 건조 지역, 인도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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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12월 10일 08시 11분


UNCCD, 전세계 건조화 진행 중…식량난·인구 이동 심해질 전망
몽골서 발생한 먼지 폭풍이 한국 공기질 저하

절기상 대서인 23일 제주시 애월읍 한 밭이 가뭄으로 인해 말라 땅이 갈라져 있다. 농작물 가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2018.7.23/뉴스1
절기상 대서인 23일 제주시 애월읍 한 밭이 가뭄으로 인해 말라 땅이 갈라져 있다. 농작물 가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2018.7.23/뉴스1
기후변화로 한 쪽에서는 ‘물 폭탄’에 비유되는 물난리가 일어나지만 다른 쪽은 사막화·건조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건조화는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여 한국도 피해를 피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사막화 방지를 위한 유엔 협약(UNCCD)은 10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제16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자총회(COP)에서 1990년부터 2020년까지 30년간의 건조 지대 확대 상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30년간 건조 지대는 430만 제곱킬로미터(㎢) 늘어났다. 이는 328㎢인 인도보다 크고 유럽 연합 면적과 비슷한 수준이다.

건조 지대는 특정 시기에만 강수량이 적은 가뭄과 달리 되돌리기 어려운 변화가 일어난 지역이다.

이브라힘 티아우 UNCCD 사무국장은 “가뭄은 끝난다. 그러나 지역 기후가 건조해지면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이 상실된다”며 “(이번 조사로) 처음 건조 위기가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기록돼 전 세계 수십억 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실존적 위협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서는 이런 건조 지대 확대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건조화 추세는 유럽, 미국 서부 일부, 브라질, 중앙 아프리카와 함께 동아시아에서도 강하게 나타났다.

대규모 건조화, 사막화 같은 토지 황폐화는 식량난을 시작으로 수자원 부족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른 대규모 이주, 난민은 각지에서 정치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이 이주에 나선 상태다.

이미 진행된 건조화로 전 세계 경작지의 40%가 영향을 받았으며 아프리카 대륙의 국내총생산(GDP)도 12%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에서는 기후변화가 통제가 안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이번 세기말 최대 50억 명이 건조 지대에 살게 된다고 예측했다.

건조 지역에서는 땅이 흙을 잡아두지 못하기 때문에 모래, 먼지 폭풍이 많이 발생한다.

보고서에서는 “2021년 발생한 몽골의 거대 모래 폭풍으로 한국, 중국, 일본 등의 공기 질이 저하됐다”며 “몽골 자체에서도 사람 10명이 사망하고 160만 마리의 가축이 실종됐다”고 소개했다.

중국은 현재 건조화 면적이 가장 넓은 국가로 꼽혔기 때문에 인접국인 한국도 관련 피해가 늘어날 전망이다.

니콜 바거 UNCCD 과학 정책 인터페이스 의장은 “협력 없이는 수십억 명이 굶주림, 이주, 경제적 타격으로 점철된 미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세계적 연대로 인류는 이 문제에 맞설 수 있다. 문제는 행동할 의지가 있는지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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