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가전 넘어 AI홈으로…삼성·LG 전략은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12월 11일 18시 39분


가전 업계가 ‘인공지능(AI) 홈’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AI홈은 가전을 넘어 집 전체 시스템을 AI 기반으로 제어하기 위한 솔루션을 일컫는다.

가전제품 시장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국내 대표 가전 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제품 및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홈 AI의 궁극적인 목표는 다양한 가전 및 IoT 기기를 연결하고, AI 기능을 제공해 사용자의 편의성으로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양사가 추구하는 전략을 비교해봤다.

삼성전자 모바일, TV, 가전제품 /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AI·소프트웨어로 연결성 강화

삼성전자는 모바일, TV, 가전 등 다양한 제품군을 아우르는 AI 기술을 추구한다. 스마트폰 제조사답게 모바일을 큰 영역으로 확보하면서 가전에도 늦지 않게 AI 음성 인식 등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고 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제품군으로, 냉장고부터 세탁기, 오븐, 청소기, 식기세척기, 인덕션 등에서 AI는 활약 중이다. ‘AI 패밀리허브’의 AI는 푸드 리스트를 만들어 식품 보관을 돕고, ‘비스포크 AI 콤보’에서는 세탁물에 맞는 최적의 코스를 작동해 준다. 특히 TV는 ‘3D 맵뷰’ 기능으로 AI홈의 제어를 총괄한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다양한 가전 기능을 업데이트한다. 예컨대, 기존 패밀리허브 냉장고에 2024년형 모델의 ‘퀵 쉐어(Quick Share)’ 기능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제공한다. 스마트폰에서 만든 배경 화면 및 스크린 이미지도 가전에서 볼 수 있게 했다. 또한 ‘패밀리 케어(Family Care)’, ‘보이스 ID’, 스크린 글자 크기 조절, 음성 안내, 앰비언트 센싱 등 기능을 공개해 ‘모두를 위한 AI’ 전략을 내세운다.

지난 8월부터는 냉장고, 세탁건조기, 스팀, 무풍 갤러리 등 제품에 AI 음성 비서 ‘빅스비’를 탑재했다. 빅스비는 자연어 기반으로 사용자의 명령을 이해하고 기능을 실행한다. 빅스비는 한 문장에 여러 가지 명령을 제시해도 모두 수행하며, 기기 관련 사용법 등도 알려준다.

AI와 3D로 강화된 스마트싱스 맵뷰 이미지 /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의 AI홈 중심에는 AI 가전을 연결하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가 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스마트싱스는 3억 5000만명의 가입자 수를 보유한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이다. 스마트싱스는 집안 상태와 사용자 패턴 등을 수집 및 분석하고, 사용자가 일상에 맞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2022년 이후 출시된 삼성전자 AI 제품은 ‘캄 온보딩(Calm Onboarding)’ 기능으로 전원만 켜도 스마트싱스 앱에 연결된다.

삼성전자는 홈 어댑터나 허브로 다른 제조사의 가전 및 IoT 기기 연결도 지원한다. ‘스마트싱스 스테이션(SmartThings Station)’은 무선 충전을 비롯해 개방형 스마트홈 연동 표준 매터(Matter), 와이파이(Wi-Fi), 스레드(Thread), 지그비(Zigbee) 프로토콜 무선 통신을 지원하는 중계 허브다. 이로써 현관문 센서, 온습도계, 조명 등 IoT 제품을 연결해 AI홈을 구현할 수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가전 제조사 연합체 ‘홈 커넥티비티 얼라이언스(HCA, Home Connectivity Alliance)’에 참여하면서 다른 제조사 가전의 연동도 가능케 했다. 해당 연합에는 LG전자도 포함된다. 이로써 2021년 이후 출시된 와이파이 기능이 있는 삼성전자의 세탁기, 건조기, 공기청정기를 LG 씽큐(ThinQ) 앱에서 제어할 수 있고, LG전자의 제품도 스마트싱스에서 제어할 수 있다. 참고로, HCA와 매터는 유사하지만, HCA는 가전제품에 초점을 둔다.

물론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도 강조한다. AI 기능을 원활히 작동하기 위한 고성능 프로세서나 전용 AI 칩은 필수적이다. 삼성전자는 퀄컴 등 타사 제품과 자체 개발 칩을 병행해 사용한다. 이외에 삼성전자는 가전 보안에 주목해 ‘삼성 녹스 매트릭스(Knox Matrix)’ 솔루션을 탑재했다. 블록체인 기반 트러스트 체인, 리셋 보호 기술 등으로 개인 정보 유출 및 외부 침투를 막는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녹스를 모바일, TV, 가전제품에 적용해 안드로이드·타이젠·윈도우 등 다른 운영체제(OS) 제품이더라도 일관된 보안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라 밝혔다.

LG전자 LG 씽큐 온에 탑재된 AI 에이전트 퓨론 / 출처=LG전자
LG전자 LG 씽큐 온에 탑재된 AI 에이전트 퓨론 / 출처=LG전자

생성형 AI 탑재 ‘LG 씽큐 온’…AI홈 시대 연다

LG전자는 모바일 제품군이 없는 만큼, 가전제품 기능과 서비스를 비롯해 가전용 OS와 AI칩 등 가전 전용 제품 개발에 집중해왔다. LG전자는 세탁건조기의 AI 모션 기능, 냉장고의 AI 냉기 케어 시스템, 에어컨의 AI 스마트케어 등으로 기존 기능을 최적화하며 편의성을 높여왔다.

그런데 지난 9월 LG전자는 IFA2024에서 홈 허브 ‘LG 씽큐 온(ThinQ on)’을 공개하며, 생성형 AI를 강조한 공감지능(AI) 전략을 내세웠다. 이는 LG전자 가전의 AI 기능과 LG 씽큐 플랫폼의 연결성 측면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LG 씽큐 온을 연내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LG 씽큐 온은 집안 내 가전 및 IoT 기기를 연결하고, 음성 인식 기능을 제공한다. LG 씽큐 온에 탑재된 ‘퓨론(FURON)’은 LG 씽큐와 다양한 거대언어모델(LLM)을 결합한 AI 에이전트로, LG AI홈의 두뇌 역할을 한다. 현재 LG 씽큐 온에는 오픈AI의 최신 LLM인 ‘GPT-4옴니(4o)’가 적용됐고, 향후 LG 엑사원 등 다른 LLM과도 결합된다. LG전자는 “LG 씽큐 온은 기존의 음성 인식 스피커가 질문에 단답했던 수준보다 향상됐다”며, “‘하이 LG, 오늘 일정이 어떻게 돼?’와 같은 일상적인 표현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특히 퓨론은 생성형 AI에 실시간 공간 센싱과 사용자의 생활 패턴 데이터를 결합함으로써 사용자의 과거의 최적 설정값을 기억한다. LG전자는 LG 씽큐 온에 자체 개발한 고성능 AI칩 ‘DQ-X’을 적용했다. LG전자는 “기존 구매한 가전제품에 AI 기능이 없어도 LG 씽큐 온에 연결되는 센서를 구입해 결합하면, AI 가전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 LG 씽큐 온 / 출처=LG전자
LG전자 LG 씽큐 온 / 출처=LG전자

또한 LG 씽큐 온은 AI홈 허브로써도 기능한다. 매터(Matter), 와이파이(Wi-Fi), 스레드(Thread), 지그비(Zigbee)를 통해 국내외 약 5만여 종의 가전 및 IoT 기기를 연결한다. 이를 앞두고 LG전자는 지난 7월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Athom)’을 인수한 바 있다. LG전자는 “앳홈의 호미 앱스토어에는 필립스, 아카라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 제품 및 서비스를 연결하는 약 1000개의 앱이 등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AI홈 구현을 위해 LG 씽큐 온 및 허브와 연결할 경우 활용도가 높은 IoT 기기 8종을 패키지로 제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 LG전자는 이동형 AI홈 허브(프로젝트명: Q9)도 준비 중이다. Q9은 음성·음향·이미지 인식을 접목한 멀티모달(Multi Modal) 센싱 능력을 갖춘 로봇으로, 두 다리의 바퀴로 공간을 돌아다닌다. 이 허브는 집안 환경을 파악하고, 스크린에 표시되는 눈으로 감정을 표현해 사용자와 교감한다.

더불어 LG전자는 AI홈 솔루션 개발을 위한 협력에도 적극이다. 예컨대, 아파트 인테리어 스타트업 ‘아파트멘터리’와 LG 씽큐 온을 중심으로 LG AI 가전 및 IoT 기기를 통합, 원스톱으로 AI홈을 구현하는 인테리어 상품을 함께 개발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다음 달 7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나흘 간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 참가해 AI홈으로 맞붙을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 경험과 혁신의 확장(AI for All: Everyday, Everywhere)’이라는 주제로 홈 AI 전략을 공개한다. LG전자는 ‘공감지능과 함께하는 일상’을 다룬다. LG전자의 공감지능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고객을 더 배려하고 공감해 보다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각 사가 혁신상을 받은 최신 제품이 전시된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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