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곧 경쟁력이다. 잘 다듬어진 디자인은 제품의 장점을 알리면서 소비자에게 많은 효용을 가져다준다. 디자인 경쟁력은 기업의 규모, 제품의 성질에 구애받지 않고 힘을 발휘한다. 시장과 문화를 이끌고 의미하는 상징으로까지 자리 잡는다. 디자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는 이유다.
그래서 기업은 디자인 경쟁력을 가지려고 인재를 모으고 투자를 단행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디자인 부문에서 성과를 내기란 아주 어렵다. 철저한 시장 조사, 과감한 투자를 해도 그렇다. 그래서 규모가 작은 소기업과 중기업은 디자인 경쟁력이 중요한 점을 알면서도 확보하기 어려워한다.
일찌감치 이런 현상을 접한 세계 각국의 정부 기업 지원 기관은, 기업이 디자인 경쟁력의 확보 방안을 연구하고 성과를 내도록 지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디자인진흥원을 중심으로 기업의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돕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 가운데 주목할 곳이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함께 세운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다. 디자인을 골자로 기업이 성장하고 자생하도록 도와 많은 성과를 거둔 기관이라서다.
울산 제조 기업의 디자인 역량 강화 이끄는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는 디자인 역량이 약한, 혹은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려고 노력하는 중소 중견 기업을 돕는 곳이다. 지역 산업계와 기업의 특성에 어울리는 디자인 활동을 지원해 신상품 기획 능력, 개발 경쟁력을 높인다. 옛 산업이나 제품의 장점에 디자인 경쟁력을 더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서울·경기·경남·경북·광주·대구·울산 등 우리나라 도시 일곱 곳에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가 마련됐다. 이 가운데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가 맡은 임무는 막중하다. 이들이 맡은 임무는 울산시와 함께 자동차와 조선, 정밀 화학 등 우리나라를 선진국 대열에 올려놓은 주축 제조 산업의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나아가 울산 소재 기업들이 미래 산업으로 전환하도록, 새로운 활력과 성장 동력을 갖추도록 이끄는 것이다.
우선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는 울산의 부흥을 이끈 제조 기업이 꾸준히 성장하도록, 새로운 제조 기업이 탄생하고 자리 잡도록 전주기 지원 사업을 마련했다. 먼저 예비 제조 기업 창업을 유도할 디자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대학생과 디자이너의 동기를 북돋운다. 이어 예비 제조 창업 기업에게 역량지원 컨설팅과 디자인 강화 교육, 수요 맞춤 디자인 개발 프로그램을 제공해 상품화의 기반을 닦도록 돕는다.
제조 창업 기업이 닻을 올리면 제조와 양산 컨설팅, CMF(제품의 품질과 가치를 높이는 요소, Color·Material·Finishing) 아카이브를 제공해 상품화를 성공으로 이끈다. 상품화에 성공한 제조 기업의 스케일업 방안도 제공한다. 제품의 판매를 도울 라이브 커머스, 홍보 마케팅과 데모 데이가 사례다. 제조 기업이 자신을 알리는데 활용하도록 컨퍼런스와 미팅 룸, 디자인 스튜디오도 지원한다.
기업 상품화와 경쟁력 강화 이끈 디자인 주도 제조혁신 지원사업
이어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는 기업의 성장 단계, 제품의 특성에 맞춘 디자인 경쟁력 강화 프로그램 ‘디자인주도 제조혁신 지원사업’을 마련했다. 울산에 있는 제조 기업의 디자인 역량을 강화, 경쟁력과 성장 동력을 모두 갖추도록 돕는 사업이다. 이 사업의 골자는 ‘7-UP 프로그램’이다.
7-UP 프로그램은 ▲제품 기획 단계에서 환경을 분석, 혁신 방향을 제시하는 터치 업 ▲디자인 개발 과정에서 완제품의 디자인을 개선하는 밸류 업 ▲부품과 소재 기업이 자체 상품을 만들도록 돕는 스케일 업 ▲뿌리 기술을 자체 상품으로 발전시키는 빌드 업 ▲서비스를 스마트 제품으로 만드는 스마트 업 ▲제조·양산 단계에서 전문가를 파견해서 고민을 해결하는 메이크 업 ▲홍보 마케팅 단계에서 기업과 제품을 적극 알리는 세일즈 업으로 구성된다. 단계마다 부문별 전문가와 전담 기업이 참여해 기업의 실질 성장을 돕는다.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는 2024년 디자인주도 제조혁신 지원사업을 진행하며 ▲네모엘텍 ▲링크솔루션 ▲서브루나바이크 ▲스피코 ▲휴원스 ▲액셀루트 ▲쓰리디팩토리 ▲온리스포츠 ▲숲속의작은친구들 ▲씨에이프로텍 ▲모토웨이 ▲프로마리 ▲마무스 등 제조 기업 13곳을 선정, 3억 1100만 원을 지원했다.
이들 제조 기업은 울산에 터를 내리고 LED와 뇌혈관 관리, 산업 안전 관리 제품과 스포츠 모빌리티 제품, 산업 설비 점검과 가공유 정제 제품 등을 만들어 온 곳이다. 이들은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의 역량진단 컨설팅과 수요맞춤 디자인 개발, 제조 양산 컨설팅 등을 받아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고 상품의 경쟁력을 높였다.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는 2023년과 2024년 디자인주도 제조혁신 지원사업을 진행해 역량진단 컨설팅 34건, 수요맞춤 디자인 개발 13건과 제조·양산 컨설팅 18건, 우수기업 홍보 지원 9건을 기록했다. 우수 디자인(GD, Good Disign) 상품 선정도 5건 지원해 2건 선정 기록했다. 덕분에 이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의 만족도는 95.8점에 달한다.
중소기업 디자인개발 지원사업, 상품 가치 향상의 마중물로
디자인주도 제조혁신 지원사업만큼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가 힘쓰는 것이 ‘중소기업 디자인 개발 지원사업’이다. 전자가 예비 혹은 초기 제조 창업 기업이 제품을 성공리에 양산하고 판매하도록 돕는 사업이라면, 후자는 울산 지역 내 우수 중소기업의 상품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해 한 단계 더 성장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본사, 공장이 울산에 있는 중소기업이라면 어느 곳이든 이 사업에 지원 가능하다. 2024년에는 ▲123푸드 ▲남정 ▲네모엘텍 ▲두손화학 ▲삼두종합기술 ▲삼부ATC ▲숲속의작은친구들 ▲아워즈팜 ▲아이지이 ▲엑소루브 ▲인켐스 ▲콘타벨로 ▲프로마리 등 13곳이 중소기업 디자인개발 지원사업에 선정돼 총 1억 5300만 원 상당의 지원을 받았다.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는 중소기업 디자인개발 지원사업 참가사들이 제품의 포장 디자인, BI(Brand Identity, 브랜드 정체성)와 CI(Corporate Identity, 기업 정체성) 등 브랜딩을 강화하도록 돕는다. 참가사의 특성과 제품을 잘 이해하고, 여기에 디자인 경쟁력을 더할 전문 수행기업을 소개해 협업을 이끄는 구조다.
중소기업 디자인개발 지원사업 참가사와 수행기업은 매칭 후 약 3개월간 디자인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마련한다. 이 방안을 디자인 출원 등록하고 모형으로 만들면,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는 전시관을 마련해 성과를 알리고 다른 기업으로 전파한다.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기업 체질 개선, 자생력과 경쟁력 높여 울산 부흥”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는 이들 사업 덕분에 기업의 디자인 경쟁력 강화와 매출 증대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2023년 디자인주도 제조혁신 지원사업에 참여한 기업 12곳 가운데 9곳의 설문 조사 결과, 8곳이 지원사업 덕분에 매출 67억 1000만 원과 수출액 1억 3800만 원을 거뒀다. 신규 인력 채용 건수도 14명 기록했다.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는 울산시와 함께, 이들 성과를 더욱 다양한 산업 부문과 기업으로 전파한다. 목적은 우선 울산 제조 기업의 디자인 경쟁력과 체질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지금까지 울산 제조 기업은 대부분 대기업과 함께 성장했다. 이들이 자생력을 가지면, 대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성장하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다. 이것을 가장 빠르게, 효과 좋게 도울 요소를 디자인 경쟁력으로 낙점한 것이다.
울산 제조 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과 기술 기반 기업, 사회적 기업과 문화 기업 등 다양한 유형의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의 계획이다. 모든 기업은 디자인을 활용한다. 따라서 디자인 경쟁력은 제조 기업을 포함해 모든 기업의 성장을 이끈다.
지금까지 울산을 지탱한 제조업, 세계화의 흐름에 맞는 정보통신기업과 스타트업의 성장을 함께 이끌고 융합하면 자연스레 울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제 2의 부흥기를 맞을 것이다.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는 디자인이라는 가치 아래 이 청사진을 현실로 만들려 한다.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는 “2024년 울산 지역의 제조 기업과 중소기업의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도와 매출 증대와 수출 확대, 신규 고용 창출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2025년에는 더 많은 기업에게 맞춤형 지원을 하고, 다양한 산업 분야로 지원 범위를 넓혀 디자인 중심의 혁신을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울산 지역의 기업들이 자생력과 세계 경쟁력을 갖추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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