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기대 x IT동아 공동기획] 초기창업패키지 지원사업(이하 초창패)은 1~3년차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을 꾀하는 중소벤처기업부·창업진흥원의 주요 창업지원 사업입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은 2024년도 초창패 주관기관으로 초기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돕습니다. IT동아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과 함께 성장 중인 유망 스타트업의 면면을 살펴봅니다.
이샥스(ESHARCS)는 차체 진동이나 충격 감소를 돕는 ‘MR 댐퍼(Magnetorheological Damper)’를 개발한 기업이다. MR 댐퍼는 자동차가 달릴 때, 노면의 상태를 센서로 감지해 차체에 전달되는 진동이나 충격을 줄여 승차감을 개선하는 현가장치다. 이은준 이샥스 대표를 만나 MR 댐퍼 기술 원리와 개발 과정, 향후 계획 등을 들었다.
자동차 승차감 개선에 쓰이는 ‘MR 댐퍼’…전기차나 자율주행차에도 유용하게 활용 가능
이샥스(ESHARCS)는 2022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사명은 ‘E-mobility Smart Handling stability And Riding comfort Conrol System’의 약자다.
이은준 대표는 “자사가 개발한 MR 댐퍼는 자기장에 반응해 점도가 변하는 지능형 유체인 MR 유체 기술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현재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및 전기차에도 필요한 현가장치 기술과 운전 권한 이양에 필요한 조향제어 장치용 스티어바이와어 햅틱장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기존 차량의 승차감 제어는 차체 흔들림에 따라 감쇠력이 발생하는 쇽업소버(충격 흡수 장치)로 이뤄졌으며, 이 쇽업소버는 피스톤 조립체 내에 오일이 지나가는 통로인 오리피스 면적을 카메라 조리개처럼 조절하는 방법으로 제어된다. 하지만 해당 방식은 감쇠력 반응속도가 느려 주행하는 차량에서 실시간으로 감쇠력을 제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사가 보유한 기술은 감쇠력 조절을 위해 피스톤 단면적을 조절하는 대신 자기장의 세기에 따라 유체 점도가 변하는 MR 유체(Magneto-Rheological fluid, 자기유변유체)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유체 점도 변화를 통해 감쇠력을 조절하는 방식”이라며 “액체자석으로 알려진 MR 유체는 예컨대 영화 터미네이터 2에 나오는 액체로봇 T1000이 총을 맞아도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액체상태에서 고체상태로 혹은 고체상태에서 액체상태로 자유롭게 변화하는 스마트 유체 중 하나다. 자사는 이 같은 MR 유체를 차량에 적용해 주행 중인 차량이 실시간으로 적정 감쇠력을 파악하고 제어하도록 돕는다”고 덧붙였다.
이샥스가 개발한 MR 댐퍼는 자율주행 차량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이은준 대표는 “자율주행 레벨 3단계에서는 사람이 거의 개입하지 않고 차량이 스스로 움직인다. 이때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으면, 차체가 크게 흔들리며 진동이 발생한다. MR 댐퍼는 이 진동을 잡아줘 마치 사람이 운전하는 듯한 승차감을 승객에게 제공할 수 있어 유용하다”며 “국내 대부분 자율주행 기술 보유 기업들은 인지 및 판단 분야에 집중해 사람의 도움 없이 차량이 주행하고, 서고 피하는 동작 연구에 매진한다. 따라서, 자율주행 차 안에서 운전에 관여하지 않는 승객이 영상시청을 하거나 게임을 하는 등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이용할 때, 좋지 않은 승차감으로 만족도가 매우 떨어진다. 또 자율주행 차량 외에도 고중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하중편중이 심한 전기차의 롤모션, 피칭모션 및 차량진동 증가로 인한 멀미를 MR 댐퍼가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샥스는 이 같은 MR 댐퍼 기술을 확보하기까지 몇몇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은준 대표는 “자동차에 적용되는 자사 MR 댐퍼 기술은, 기계 분야의 지식뿐만 아니라 MR 유체 관련한 유변학, 고분자, 화학 분야 지식과 전자석 소재 및 열처리 분야, 아날로그 회로설계를 포함한 전력제어, 펌웨어를 포함한 AI 및 제어알고리즘 지식 등과 맞물려 작동한다. 따라서, 균형 있는 개발을 위해서 다양한 분야의 기술융합과 많은 차량 경험이 요구된다”며 “이처럼 고난도 기술을 확보하기까지 초반에는 자금에 대한 고민이 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과제와 기술 개발 지원사업에 도전했다. 그 결과 자사의 기술력을 높게 평가한 자동차 업계 및 학교의 정부지원사업을 수주해 자동차용 MR 댐퍼 기술을 양산 직전 단계까지 고도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샥스가 시행착오를 극복하는 데에는 초기창업패키지 지원사업도 큰 역할을 했다. 해당 사업은 1년~3년차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창업진흥원이 펼치는 주요 창업지원 사업이다. 2024년도에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이 초기창업패키지의 주관기관으로서 초기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돕는다.
이은준 대표는 “초기창업패키지 선정으로 자금 지원 및 마케팅 멘토링, 법률 자문, 투자 유치를 위한 도움을 받았다”며 “이뿐만 아니라 MR 댐퍼의 프로토타입 제작을 위해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연구 시설을 활용했으며, 유사 기업과의 네트워크도 학교 측이 주선해 유용했다”고 말했다.
이샥스 “자동차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협력해 MR 댐퍼 대량 생산에 나설 것”
끝으로 이샥스의 향후 계획을 들었다.
이은준 대표는 “최근 전기차 멀미 문제와 함께 자율주행 레벨 3단계 차량 이용자의 만족도 향상을 위한 승차감 확보가 큰 이슈로 떠올랐다. 국내외 여러 완성차 업체가 자사 기술에 대한 관심을 보인 이유”라며 “하지만 자사는 이제 막 걸음마를 떼고 있는 신생 기업이기에 대기업의 요구 물량을 해소할 만한 시설과 조직을 갖추고 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자동차 분야 소재부품장비 기업 중 생산시설은 갖췄지만, 미래차 부품으로의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있다면 협력하고 싶다. 내년에는 현가장치 중심의 사업에서 유사기술 분야인 스티어바이와이어 장치용 MR 햅틱 조향장치와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제동장치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해 관련 자동차 기업들과 자율주행차량용 기술개발을 착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사는 자동차 부품사업에 머물지 않고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과 맞춤화한 차량을 개발해 서비스와 차량요소 기술로 이어지는 기술 고리를 만들 계획이다. 향후 MR 댐퍼 기술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철도, 항공, 로봇, 방산 분야로 확대 적용이 가능한 만큼, 여러 기업과 협업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자사 행보에 많은 관심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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