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며 시야가 침침해지는 증상을 단순 노안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노안뿐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발생할 수 있는 다른 안과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 특히 황반원공은 진행되면 시야 장애 등이 발생하는 심각한 질환이므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황반원공은 눈의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 부위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이다. 황반은 초점이 맺히고 정밀한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중요한 부분으로, 이곳에 구멍이 생기면 안경이나 돋보기로는 교정할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지만 진행되면 중심부 시야가 흐려지거나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는 등의 시야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한정우 교수는 “황반원공의 주요 증상은 시력 저하, 휘어져 보이는 시야, 시야 중심부 암점 등이다. 특히 중심부가 구멍이 뚫린 듯 보이지 않거나 똑바른 선이 휘어져 보이는 경우에는 황반원공을 의심하고 빠르게 검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황반원공은 주로 노화로 인해 발생하며, 드물게 외상으로도 생길 수 있다. 고도 근시 환자는 망막에 부담이 커 발병 위험이 높다. 또, 한쪽 눈에 황반원공이 발생한 경우, 반대쪽 눈에도 생길 확률이 3~22%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실명까지도 이를 수 있다.
한정우 교수는 “최근 황반변성 환자들도 늘고 있고, 황반에 생기는 문제이다 보니 황반변성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황반변성과 황반원공은 원인이 달라 치료법도 다르므로, 정확한 검사를 통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황반원공은 안과 검진 중 우연히 발견되거나 시력 저하, 휘어져 보이는 시야 등의 증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진단 시 안저검사와 망막단층촬영(OCT)으로 황반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안저검사는 눈의 안쪽에 있는 유리체나 망막, 시신경을 관찰하는 검사이며, 망막단층촬영은 황반의 변화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황반원공의 치료는 주로 수술적 방법으로 이뤄진다. 안구 속 유리체 및 내경계막이라는 층을 제거함으로써 황반에 구멍을 만드는 견인력을 제거해 원공의 폐쇄를 유도하는 ‘유리체절제술’이나, 안구 속에 특수한 가스를 넣는 수술 후 엎드린 자세를 유지해 황반 방향으로 가하는 압력을 발생시켜 구멍 폐쇄에 도움을 주는 ‘가스충전술’이 주로 시행된다.
한정우 교수는 “황반원공은 예방이 어렵지만,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노년층과 고도 근시를 가진 사람은 정기적인 안과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초기 발견 시 치료 결과가 좋으므로 작은 증상이라도 주의 깊게 살피고,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책”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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