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영구치 이어 3번째 치아 가능? …임상시험 돌입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12월 16일 15시 34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건강한 치아는 ▽눈이 잘 보이는 것 ▽귀가 잘 들리는 것 ▽소화가 잘 되는 것 ▽대·소변을 잘 보는 것과 함께 신체의 오복(五福)으로 꼽힌다. 한 번 나빠지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어류나 파충류가 정기적으로 이를 교체하는 것과 달리 인간과 대부분의 포유류는 이가 딱 두 번 새로 난다. 유치와 영구치다. 영구치를 잃으면 임플란트나 틀니를 해야 한다.

그런데 새 치아를 한 번 더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획기적인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일본 오사카 의학연구소 기타노병원(医学研究所北野病院) 구강외과 다카하시 가츠 과장에 따르면 우리의 잇몸 아래에는 세 번째 이의 잠재적인 싹이 숨어있다. 이 싹을 틔워 자라게 할 약물을 개발한 연구자들은 지난 10월 교토 대학 병원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이번 연구의 책임 연구원인 다카하시 과장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충치, 질병, 부상으로 상실한 치아를 대체하기 위해 사용하는 보철 치료는 비용이 많이 들고 세균 감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연 치아를 복원하는 것은 확실히 장점이 있다고”고 강조했다.

그는 교토대 의대 구강악안면외과학교실 교수로 재직하던 2021년 교토대, 오사카대, 후쿠이대 등 공동연구팀과 함께 영구치 이후의 치아 발생을 막는 유전자를 발견해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바 있다. USAG-1이라는 단백질이 뼈 형성 단백질(BMP)을 무력화 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

이를 토대로 USAG-1 단백질 억제제를 개발한 연구진은 지난해 쥐와 족제비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약물 투여로 USAG-1 단백질을 차단함으로써 동물 치아를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당시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한 항체 치료가 치아 재생에 효과적임을 확인 했으며 인간의 치아 이상을 치료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 태어날 때부터 6개 이상의 치아가 부족한 선천성 무치증 환자들에게 이 약물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다카하시 과장은 말했다. 이 질환은 0.1%가 앓고 있으며 음식을 씹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진행 중인 첫 번째 임상시험에는 선천적 장애를 가진 어린이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시험의 주요 목적이 약물의 효과보다 안전성 테스트에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임상 시험 참가자는 기존 치아를 최소 1개 이상 잃은 성인들이다.

이들의 잇몸에서 세 번째 치아가 자라난다면 ‘엄청난 의학적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다카하시 과장은 말했다.

이번 연구와 관련이 없는 다른 전문가들은 치아 재생 가능성을 어떻게 볼까.

앙그레이 강 영국 런던 퀸 메리 대학교 치의학 교수는 “저는 다카하시 연구팀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흥미롭고 계속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USAG-1과 거의 동일한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 약물이 이미 골다공증 치료에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AFP에 말했다.

청페이 장 홍콩 대학교 근관치료학 임상 교수도 “혁신적이며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동물실험에서 관찰된 결과가 항상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동물 실험의 결과는) 재생된 치아가 기능적·심미적으로 결손 치아를 대체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다카하시 과장은 “잘못된 위치에서 자라더라도 교정치료나 이식으로 이를 옮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2030년 상업적 판매를 시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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