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기술로 급부상하면서, 국산 AI 반도체 기술 확보의 필요성이 높아진다. 이 가운데 정부가 국산 AI 반도체 기반의 고성능 AI 엣지 영상분석기로 교통혼잡과 사고를 줄이고, 낡은 관제 인프라를 개선하는 실증을 추진해 주목받는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2023년부터 2024년까지 ‘AI 반도체 응용실증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해당 사업의 목적은 국산 AI 반도체 기반 서버·제품에 다양한 AI 응용서비스를 적용, 실증을 통해 관련 기업의 레퍼런스 확보를 지원하는 것이다.
‘AI 반도체 응용실증지원 사업’ 중 교통·관제 분야에서 진행 중인 실증 사업은 ‘AI 엣지 영상분석기를 활용한 도시 교통관제 서비스’다. 해당 사업은 고성능 AI 엣지 영상분석기 개발 및 실증을 목적으로 한다. 국산 AI 반도체를 활용해 도로 위 사람과 사물, 차량뿐만 아니라 차량 번호인식, 차량 재인식 등을 동시에 수행하고 관련 데이터 분석을 돕는 방식이다.
국산 AI 반도체 기반의 엣지 영상분석기로 교통흐름과 보행자 안전 확보를 위한 도시, 교통관제 데이터를 확보한다면, 디지털트윈 기반의 교통예측 및 운영도 가능하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 공간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진행,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방식으로 더 나은 선택을 돕는 기술이다. 도로 위 차량과 보행자 이동을 디지털트윈 기술로 가상공간에 보기 쉽게 실시간으로 재현해 교통 관제 시 시인성을 높일 수 있다. 차량 속도나 간격, 밀도뿐만 아니라 교통사고나 긴급차량 통행과 같은 돌발상황을 가상공간에 보기 쉽게 나타내 더욱 빠른 상황 감지와 대처가 가능하다.
이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AI 엣지 영상분석기를 활용한 도시 교통관제 서비스’ 실증 사업이 진행됐다. AI 교통 데이터 수집 및 관제 시스템 구축 전문 기업인 ‘라온로드’와 엣지 AI 반도체 전문 기업인 ‘모빌린트’가 손잡고 기술 개발과 실증에 나섰다. 사업기간 동안 라온로드는 ▲AI 영상분석기 제작 ▲AI 모델 개발 ▲AI 반도체 응용 서비스 실증 ▲공인기관 인증 등을 주도했다. 모빌린트는 ▲AI 반도체 공급 ▲AI 반도체 PCIe카드 및 임베디드 보드 개발 ▲객체 검지와 차량 번호 인식, 차량 재인식 등 AI 모델 NPU 최적화 ▲SDK(Software Development Kit) 개발 등을 담당했다.
이처럼 양사가 협업한 결과, 지난해 AI 반도체 임베디드 보드를 탑재한 ‘고성능 AI 엣지 영상분석기’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해당 제품은 AI를 기반으로 객체·차량 번호인식·차량 재인식 총 3종의 영상분석을 동시에 수행하며, 신호와 연계한 교통 통계 분석 및 신호 표출 장치 제어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제품의 이상 온도나 문 열림 등의 상태 감시 장치와 LTE 모뎀과 같은 통신 장비도 탑재됐으며, 누전 차단 및 방재 기능도 작동한다.
경기도 안양시와 성남시에서 제품 실증…AI가 객체·차량 번호인식·차량 재인식 동시 수행
고성능 AI 엣지 영상분석기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라온로드와 모빌린트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경기도 성남시와 안양시에서 본격적인 제품 실증에 나섰다.
성남시에서는 스마트교차로 수집 영상(10개 교차로 40채널 이상)을 시청 관제센터에서 AI로 분석했으며, 기존 스마트교차로 교통관제시스템과 연계한 실증도 수행했다. 안양시에서는 4k 고해상도 카메라가 설치된 2개 지역(인덕원사거리 8채널, 시청사거리 4채널)을 선정해 제품을 실증했다. 안양시 스마트도시통합센터에 구축된 지능형 교통체계(ITS)망을 활용해 관제시스템과 연계, AI 응용서비스를 점검하는 방식이다.
올해에는 안양시의 연속 교차로 3개소에 12개 AI 엣지시스템을 설치해 실증 범위를 확대했다. AI 모델이 차량과 보행자, 차량 번호인식, 차량 재인식을 동시에 수행한 결과를 분석해 스마트도시통합센터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실증을 진행했다. 3개 연속 교차로의 지점 정보와 구간 정보를 융합해 교통 정보를 생성한 후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트윈 관제시스템 운영 및 신호 최적화 작업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시스템 부하 발생 여부를 살피는 부하 테스트도 6개월간 병행했다.
강병기 라온로드 부사장은 “NIPA가 주관하는 AI 반도체 응용실증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개발에 성공한 고성능 AI 엣지 영상분석기는 공인기관 인증 평가에서 외산 AI 반도체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성능을 입증받았다”며 “가격도 외산에 비해 월등히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제품이 상용화되면, 차량 및 도로의 혼잡도 분석과 개선은 물론 사람이 관제소에서 모니터를 하나하나 보지 않아도 AI가 무단횡단과 같은 도로 위 이상행동까지도 검지하도록 도울 것”이라며 “해당 시스템을 전국의 관제용 CCTV에 접목하면, 다채널 복합 AI 카메라로 활용할 수도 있어 기존 인프라 개선이 가능하며, 으슥한 골목길에서 범죄를 감시하는 용도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양질의 교통 데이터 축적과 분석도 가능해 자율주행과 디지털 트윈 구축의 기반으로도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온로드는 국산 AI 반도체로 만든 고성능 AI 엣지 영상분석기를 조달 혁신 시제품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도로뿐만 아니라 방범 및 방재, 건설 현장 등으로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