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창경센터)는 지난 2014년 전국 17개 시도 19개 센터로 설립되어,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직유관단체다. 각 지역의 특화산업을 활성화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성장을 돕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지역 내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의 창업 활동을 적극 지원, 육성함으로써 지역 일자리 증대와 신사업 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 다음으로 인구수가 많은 부산광역시 전역을 담당해야 하는 만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부산창경)는 활동 영역이 꽤나 넓다. 특히 세계 5위 규모의 항구(부산항)를 보유하고 있어, 우리나라 수출입 유통/물류 산업의 핵심인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 해 11월 부산창경 센터장으로 부임한 김용우 센터장은 올해 2024년을 ‘부산 기술창업의 원년’이라 여기고 1년 간 쉼 없이 달려왔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올해가 지나면 내년 2025년은 부산창경 설립 10주년이 되는 해다.
이듬해인 2026년에는 부산 스타트업의 랜드마크가 될 ‘글로벌창업허브’도 개원될 예정이다. 부산창경의 역량이 여느 때보다 집중돼야 할 시기다. 이에 관해 김용우 센터장의 각오와 계획을 들었다.
지난 11월이 부산창경센터장 취임 1년이 되는 때였다. 1년 간의 활동을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나?
부산창경센터장 부임 전에 창업도 세 차례 한 적 있고, 부산 지역 창업 유관 기관에서도 근무하면서 부산창경에 관심을 갖게 됐다. 부산창경은 다양한 창업 분야에서 좋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부산 지역과 완벽하게 융화되지 못하는 듯했다. 어찌 보면 한정된 적은 예산 범위에서 그것이 최선의 결과였을 것이다.
이에 센터장 자리에 앉으면서 가장 먼저 부산창경 내부, 특히 인력 구성을 면밀히 살폈다. 다른 기관과 달리, 우리 센터에는 창업 분야에서 오래 근무한 직원들이 많다. 이들의 업무 능력을 극대화시키려면 무엇보다 센터 예산을 좀더 확보해야 했다.
센터가 자생력을 갖추려면 기본 예산 외에 외부 투자가 필요한데, 센터장 부임 후 약 90억 원의 외부 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기존의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이나 인큐베이팅 역할을 좀더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부산시와의 협업과 교류에도 탄력을 받았는데, 우리 센터와 부산시, 정부기관 사이의 적절한 가교 역할을 적절히 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을 중심으로 부산 전역에 스타트업과 창업 DNA가 뿌리내리도록, 그리고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등 유관 기관과 지속 교류하면서 지역적 공감대가 형성되도록 활동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여긴다.
센터장으로 취임하면서 어떤 목표를 세웠나?
2026년 8월 부산 글로벌창업허브가 개원될 예정이다. 또 그해 3월이 부산창경 설립 10주년이 되는 시기인데, 지난 10년 간 단단히 다져진 센터의 기틀 위에서 새로운 도약과 확장을 기본 목표로 삼았다. 여기에는 ‘3X 혁신’이 포함된다.
‘CT(City Transformation)’ 도시 혁신, ‘GX(Global Transformation)’ 글로벌 혁신, ‘DX(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 혁신이 그것이다. 각각 스타트업을 위한 도시 구조와 인프라 혁신,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혁신, 스타트업 업무 처리의 디지털 혁신을 의미한다.
이 곳 부산은 전 세계 ‘스마트시티 지수(SCI)’ 평가에서 국내에선 1위, 아시아 도시 중 3위, 전 세계 도시 중에서는 13위에 선정될 정도로, 디지털 전환에 성장 잠재력이 큰 도시다.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국내 스타트업, 또는 국내시장 진입을 원하는 해외 스타트업이 시작점으로 자리잡기에 적합한 곳이다.
참고로, 전 세계 유명 창업 도시를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첫째는 영어 사용권, 둘째는 항만/항구를 통한 물류의 이동, 세째는 공항/항공을 통한 대륙간 이동, 네째는 우수한 인재의 공급인데, 부산은 이 네 가지 조건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도시라 판단한다.
센터장 취임 전에는 어느 회사 또는 기관에서 어떤 활동을 했나?
정밀 가공/3D 프린팅 분야와 드론 기술 분야 관련으로 대학교 강의를 하면서 해당 분야 스타트업을 창업, 운영하며 시장과 현실 감각을 체득했다. 10여 년 전부터는 부산시장이나 지역 국회의원의 공약/정책 자문 역할을 맡고 있고, 부산창업청 설립추진단 창업정책담당으로도 일하던 중, 부산창경 센터장으로 선발돼 작년 11월 이 곳으로 이동했다. 현재도 관내 대학교에서 출강 요청이 있을 때마다 대학생들을 만나 정보를 나누며 교류하고 있다.
전국 18개 지역 창경센터와 비교해 부산창경만의 특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무엇보다 인력이라 생각한다. 부산창경 임직원의 대부분은 창업/스타트업 분야 전문가이며, 이들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인재와 전문가 양성, 사업 및 투자 지원 등이 모두 부산창경 한 곳에서 진행, 처리되고 있다. 부산의 지역적인 특징과 장점도 다른 지역 창경센터와 차별되는 포인트다. 대한민국 제2의 대도시 인구와 인프라를 갖추고, 공항과 항구 같은 대규모 물류 시설도 완벽하게 준비된 지역이다.
올해 부산창경의 스타트업 지원/육성 활동 중 소개할 만한 성공 사례는 무엇인가? 최근 완료된 BEF(부산경제활성화지원기금)를 통한 ESG 스타트업 지원 활동이 있다. ESG 하나의 목표를 두고 부산 관내 여러 기관이 협력해 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을 지원한 사업이다. 참여한 각 기관과 지원 받은 스타트업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사례가 모범 사례가 되어 전국 지자체나 유사 기관으로 확산되기를 바라본다.
현재 어떤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향후 운영할 계획인가?
올 2024년에는 예비창업 패키지와 초기창업 패키지 사업을 수주해 운영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었다. 내년 2025년 목표는 창업도약 패키지 사업과 팁스(TIPS) 프로그램 추진이다. 부산 지역에도 업력 3년 이상의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많아서, 이들을 좀더 실질적으로 지원, 육성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프로그램을 최대한 마련하려고 한다.
또한 내년 초 부산기술창업투자원도 설립, 출범될 예정인데, 궁극적으로 부산을 대한민국 글로벌 창업도시로 자리매김하고 동시에 아시아 10대 창업도시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지난 10월 ‘바운스2024’ 행사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바운스는 어떤 행사인가?
2017년부터 개최한 바운스(BOUNCE)는 부산창경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부산 지역 최대 스타트업 박람회로 올해 8회째를 맞았다. 국내외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혁신 아이디어와 창업 정보를 공유하는 글로벌 이벤트다.
올해 바운스 2024에서는 특히 밋업 프로그램을 강화했는데, 국내 중견/대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적극 참여해서 이틀 간 약 300건의 밋업 기회가 마련됐다. 해외 진출을 위한 컨설팅 자리도 제공돼서, 일본, 호주, 중동아이사, 미주, 유럽 지역 관계자와의 실무 상담 및 컨설팅도 현장에서 진행됐다. 내년 이후로도 바운스가 부산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대규모 스타트업 네트워킹 행사로 자리잡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 운영할 계획이다.
부산창경은 워케이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사업 성과는 어떻고, 내년 이후 어떤 목표를 세웠나?
23년 4월 개소한 이후 부산창경 워케이센 센터가 국내 워케이션 프로그램의 성공 사례가 되고 있다고 자부한다. 지난 11월까지 약 3000명이 부산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워케이션 프로그램과 협업/협력하는 지역 매장이나 파트너 기업도 초기보다 많이 늘었다. 송영준 직전 부산창경 센터장이 첫 도입한 후로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다. ‘일’과 ‘쉼’을 균형있게 병행하는 부산 워케이션 프로그램은 이제 ‘시즌 2’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이용자 외에, 외국에서 입국하는 비즈니스맨을 대상으로 중장기 기간의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짧게는 15일, 길게는 1년 간 부산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에게 필요한 업무 인프라와 일상, 휴식, 레저 등을 일괄 제공할 생각이다. 외국인, 이방인이 아니라 부산의 한 구성원으로 편안하고 만족스럽게 머물 수 있도록 워케이션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려 한다.
부산 글로벌창업허브 구축 현황은 어떠한가?
2026년 8월 개원을 목표로 현재 차질 없이 구축 중이다. 개원과 동시에 기념선포식도 개최할 예정이다. 부산 글로벌창업허브는 프랑스 파리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스테이션F’를 벤치마킹해, 유사한 프로그램과 운영 방식을 통해 국내외 대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게 된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창업 인프라를 한데 모아, 스타트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이에 부산창경은 글로벌창업허브를 총괄 운영하며, 부산시와 중소벤처기업부 등을 연결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부산만의 창업 DNA를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부산과 부산창경은 글로벌창업허브를 토대로 스타트업/창업 분야에서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나?
부산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스마트 해양이다. 조선 관련 산업군 등 기존 산업군을 고도화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려 한다. 스마트 항만, 스마트 조선/제조, 해양 생태계, 수산식품군 등 부산에 특화된 해양 관련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ESG를 확보할 수 있다면 글로벌 창업도시로서 큰 의미가 있으리라 본다.
이 스마트 해양 분야의 스타트업과 관련 기관, 투자자, 금융사 등이 모두 부산 글로벌창업허브에 모이게 할 계획이다. 주변 국가 대상의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도 마련된다. ESG 관련 국내외 대기업, 실리콘밸리 내 유망 기업 등도 내년 2025부터 파트너사로 적극 유치하려 한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이 글로벌창업허브에서 먹고 자고 일하고 즐기고 교류할 수 있도록, 근무 공간, 이벤트 공간, 휴식/레저 공간, 네트워크 공간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단순히 스타트업 관련 공간이나 건물 하나를 신축하는 게 아니라,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한 업무+휴양/레저+문화의 복합 도시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빌딩숲의 답답한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부산’다운 공간을 그리고 있다.
센터장으로 1년을 지내면서 고민거리도 쌓였을 듯하다. 어떤 것이 가장 고민인가? 부산창경 임직원들의 처우와 업무 환경을 개선하고 싶은데, 현실적인 한계나 제한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지가 늘 고민이다. 그러려면 우선 부산창경이 독자적인 자생력으로 자립할 수 있는 근간이 확보돼야 한다. 앞서 글로벌창업허브 운영이 본 궤도에 오르면, 수익 구조와 시스템을 재편함으로써 센터 자립화의 토대로 삼을 생각이다. 근무하는 직원은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외부에서는 근무하고 싶은 조직, 회사로 인식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는 방법을 찾아 보고 있다.
2024년을 마무리하며, 부임 2년 째인 2025년 각오나 다짐은 무엇인가?
부산의 미래는 밝다. 한 순간만 밝게 타오르고 꺼지지 않고 꾸준한 빛을 낼 수 있도록, 42명의 부산창경 임직원 모두 어두운 곳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수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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