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글로벌] 엘포박스 “톡톡박스는 단순한 전자칠판이 아닙니다”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12월 27일 10시 25분


[SBA X 동아닷컴 공동기획] 동아닷컴은 서울경제진흥원(SBA)과 함께 세계를 누빌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창업 지원과 스케일업,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홍보에 이르기까지. SBA의 지원을 받고 성장할 스타트업의 실력을 동아닷컴의 스타트업 미디어 IT동아와 함께 살펴봅니다.

현재 일부 학교나 학원 등에 배치된 보편적인 전자칠판은 분필, 백묵이 아닌 전자펜 등의 입력장치로 판서하거나, 다양한 멀티미디어 교육 콘텐츠를 출력하는 디지털 교육 교구다. 이런 전자칠판의 여러 기능 중에는 일부 학생을 대상으로 한 것도 있지만(화상 대화 등), 대부분은 교사나 강사가 주로 사용하다 보니 사용 범위나 패턴이 그에 맞춰 개발, 제작된다.

스마트 러닝 스타트업 ‘엘포박스(L4BOX)’가 만든 교육용 디스플레이인 ‘톡톡박스’는 교사, 강사가 아닌 학생, 특히 5~7세의 미취학 아동이 사용하는 체험형 디지털 학습 교구다. 장현우 엘포박스 대표는 이에, 톡톡박스(TokTok Box)를 ‘전자칠판’으로 소개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대형 스크린을 갖춘 인터랙티브 스마트 러닝 기기라 말한다. 장현우 대표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장현우 엘포박스 대표 / 출처=IT동아
장현우 엘포박스 대표 / 출처=IT동아


지난 해 IT동아와 한 차례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서울 내 국공립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 톡톡박스 공급이 막 시작되면서 분주한 모습이었다. 1년 즈음이 지난 현재는 사업 현황이 어떠한가?

당초에는 톡톡박스를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공급하려 했는데, 현재까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키즈카페 같은 기관/기업 고객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한 지역 내 어린이집, 유치원에 일단 배치되면, 원장들의 입소문을 타고 후속 판매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전국에 영업지사를 두는 전략으로 세일즈 방향을 선회했다. 즉 지역 단위 교육 교구 유통사와 협업해 톡톡박스를 각 지에 공급하고 있다. 세일즈 효과는 금세 나타나서 제품 시연 요청 등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

‘톡톡박스는 전자칠판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외형이나 사용 패턴은 그와 유사한데, 어떤 점이 전자칠판과 분명하게 다른가?

대부분의 소비자가 그런 반응이었다. ‘전자칠판이 왜 이리 비싼가’하는 질문이 많았다. 그 대답은 이랬다. ‘톡톡박스는 전자칠판의 다음 미래다’라고. 톡톡박스는 전자칠판의 기본 기능을 넘어, 영유아/초등 저학년 대상의 교육 콘텐츠가 핵심인 자기 학습 도구다. 아이들이 직접 실행, 체험, 습득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가 대형 디스플레이 기기에 구현된 제품이다. 전자칠판은 선생님 중심이지만, 톡톡박스는 아이들 중심이다.

톡톡박스는 국내외 여러 교육 콘텐츠 기업의 주요 콘텐츠를 55인치 크기의 터치 디스플레이로 직접 조작하고 보고 들으며, 영유아도 혼자 자기 주도 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내장된 모든 교육 콘텐츠는 톡톡박스 구매 후 1년까지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그 후로는 정기 구독 형식으로 유지할 수 있다. 새로운 교육 콘텐츠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된다. 얼핏 TV나 전자칠판과 비슷하지만,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스탠드 높이도 낮고, 모서리도 둥글게 마감해 안전사고를 예방한다.

원장님이나 선생님 반응도 대단히 좋다. 원내 시간표나 일정표, 공지판, 칭찬 스티커판 등을 55인치 디스플레이로 구현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는 의견이 많다.
어린이집에 배치된 톡톡박스 / 출처=IT동아
어린이집에 배치된 톡톡박스 / 출처=IT동아


현재 55인치 크기 디스플레이 모델만 공급 중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특히 유아용 스마트 기기는 화면이 커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5~10인치 크기의 작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화면을 들여다보며 시력 저하, 자세 불안 등을 겪는다. 그리고 작은 화면의 콘텐츠를 늘 혼자 보고 들으니 교감/소통 습관, 정서적 유대감을 기를 수도 없다. 55인치 화면은 5~7세, 또는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서거나 앉아서 사용하기 적합한 크기다. 더 클 필요도, 더 작을 필요도 없다. 아이 혼자 또는 두세 명의 친구들, 또는 부모, 선생님과 함께 보고 듣고 말하고 조작하며 학습할 수 있다. 안전하게 이동 사용도 가능하다.

이후 초등 고학년용 교육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55인치 이상의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모델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톡톡박스는 부모, 교사, 친구들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톡톡박스는 부모, 교사, 친구들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전 세계가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출산율 저하가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이에 따른 영유아 교육 교구 시장도 위축, 축소되리라 예상하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떠한가?

그렇다. 사업을 정리한 교육 콘텐츠 기업도 적지 않다. 우리 역시 이 점을 고민하며 교육 시장을 분석하고 있다. 이에 영유아 교육 시설 외에, 발달장애 특수학교 같은 곳이나 호텔/리조트 등의 객실 또는 키즈존, 지역별 키즈카페/돌봄카페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 한다. 출산율이 낮아지는 건 우리가 어찌할 수 없지만, 그래도 매년 태어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 영역을 넓히려 하고 있다.

해외 영유아 교육시장에서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리라 예상한다. 해외시장 진출 또는 수출 실적은 있는가?

나라마다 영유아 교육 기준과 생각이 다르긴 하지만, 충분히 도전할 만한 시장이다. 미국의 경우 유치원이나 학원 등이 집에서 먼 가정이 많고 집 내부도 넓어서 우리 제품을 활용하기 적합하다. 실제로 교육 교구 시연회나 전시회 등에서 미국인을 만나 이야기 나눠보니, 톡톡박스가 미국 내 가정이나 교육기관에 디지털/홈스쿨링 교재로 공급될 수 있을 듯하다.

동남아시아 시장도 눈 여겨 보고 있다. 지난 9월 SBA가 진행한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을 통해 베트남 교육 박람회에 참가했는데, 현지인 반응이 상당히 좋아서 해당 박람회 어워드도 받았다. 이후 수출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서, 내년에는 베트남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개척이 추진될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SBA 외에 코트라(KOTRA)로부터 수출 관련 제안을 받기도 했다. 2025년 미국 CES 전시회에도 참가해 브랜드와 제품을 알릴 계획이다.

국내 중대형 교육 콘텐츠 기업이 유사한 방식의 디스플레이에 자사 콘텐츠를 내장해 출시할 수 있을 텐데, 엘포박스의 시장 경쟁력은 무엇인가?

엘포박스는 교육 콘텐츠 전문 기업이면서 디스플레이 관련 하드웨어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LG전자에서 분사하며 디스플레이 분야의 오랜 기술 노하우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교육 콘텐츠 대기업이 출시한 태블릿PC 기반의 교육 교구는 각각의 교육 콘텐츠에 최적화될 수 없고 활용 범위에 비해 가격도 만만치 않다. 그들 입장에서는 이 시장에 진입하기에는 우리 같은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톡톡박스에도 이미 그들의 교육 콘텐츠가 일부 들어가 있다. 스타트업이라면 이 시장에 안착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텐데, 우리는 이미 관련 특허나 저작권 등을 여럿 보유하고 있고, 교육 콘텐츠도 많이 확보하고 있어서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

유치원이나 학교 같은 기업/기관은 가격 부담이 좀 덜하지만, 일반 가정이라면 500만 원대 톡톡박스가 큰 부담이다.

이전에 한 신용카드사와 함께 할부 구매 상품을 만들어 일반 가정 대상으로 24개월 무이자 할부 판매한 적이 있다. 55인치 디스플레이 전용 교육 콘텐츠가 들어있고, 디스플레이 자체도 4K UHD 화질을 지원해서 TV로도 활용할 수 있어서 소비자 반응이 꽤 좋았다. 이동 스탠드도 장착돼 있으니, 요즘 인기 있는 포터블 모니터/디스플레이(LG 스탠바이미 등)와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교육 콘텐츠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며, 초등학교 저학년 교과 콘텐츠도 제공되니 사용 기간도 길다(5년 이상). 이 때문에 최근 들어 가정의 구매 문의나 판매도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이후로도 가정 대상으로 가격 부담을 낮출 수 있는 판매 프로그램을 기획할 예정이다.

톡톡박스에 내장된 교육 콘텐츠는 어떻게 개발 또는 수급하고 있나?

현재 톡톡박스에는 60여 종의 교육 콘텐츠가 내장됐다. 전자칠판, 칭찬 스티커 기능, 학습 포스터 기능, 투표 기능, 이외 놀이/활동 콘텐츠 같은 디지털 학습 교구는 모두 우리가 직접 개발하고 있다. ‘톡톡스쿨’에 포함된 어학 관련 콘텐츠는 정상어학원 등의 국내 어학 전문 기업과 협업해 업데이트하고 있다. 향후 노년층/시니어 관련 교육, 치매예방 콘텐츠 등도 고려하고 있다. 영유아에게 인기 있는 캐릭터를 보유한 기업과의 교육 콘텐츠 협업도 가능해 콘텐츠 영역 확장은 수월한 편이다.
톡톡박스의 주요 교육 콘텐츠 구성 / 출처=엘포박스


쉽지 않은 사업 분야라 스타트업으로서 여러 가지 고민거리나 어려움도 있으리라 여긴다. 무엇이 가장 고민거리인가?
역시 인력이다. 사업세가 커지면서 각 업무별 전담 인력이 필요한데 채용이 쉽지 않다. 특히 마케팅, 컨설팅 인력이 좀더 시급하다. 콘텐츠는 물론 55인치 디스플레이도 국내 생산이라 이 관련 기술지원/사후지원 인력도 필요하다.

올해 2024년 매출 목표와 성과는 어느 정도 달성했고, 내년 목표는 무엇인가?

공급이 부족한 만큼 올해 성과는 좋았다. 특히 별다른 홍보나 마케팅, 영업 활동을 하지 않은 시기의 성과라 우리에겐 고무적인 상황이다. 교육 현장의 교사나 선생님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콘텐츠를 개발하다 보니 교육기관의 반응이 긍정적이다. 그 덕에 2023년 대비해 올해는 3~4배의 성과가 나왔다.

추가로, 톡톡박스 구매 후 1년이 지나면 교육 콘텐츠는 구독 프로그램으로 전환되는데, 구독 이탈 소비자도 거의 없어서 콘텐츠 구독 매출도 유지되고 있다. 종합해 보면 앞서 언급한 대로, 전국의 영업지사(또는 협력사)를 통한 세일즈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한다. 내년에는 각 지역에 좀더 촘촘하게 영업지사를 배치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프리-A 투자를 유치했으니 내년에는 톡톡박스 양산에 좀더 집중해서, 600대 정도 출하하는 것도 2025년 목표다.

IT동아 이문규 기자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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