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IT 및 가전 박람회인 소비자가전전시회(Consumer Electronics Show, CES)가 현지시간으로 오는 2025년 1월 7일에서 10일,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일대에서 개최된다. CTA는 올해 160개 국가에서 4500여 개 기업이 참석한다고 밝혔으며,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SK, LS 등 대기업을 비롯해 최대 800여 개의 기업이 라스베이거스를 찾는다.
CES 2025 슬로건은 ‘몰입(Dive In)’으로 선정되었으며, CTA(미국가전협회)가 선정한 핵심 주제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건강, 차량 기술 및 첨단 모빌리티다. 아울러 5G 이동통신, 접근성, 핀테크, 푸드테크, 홈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 등 40여 개 주제와 250여 개의 주요 세션이 준비돼 있다. 또한 올해 CES에 전시되는 AI 관련 제품은 작년보다 5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CES 2025 미디어데이 및 기조연설, 그리고 최고혁신상을 중심으로 개요를 짚어본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기조연설··· 작년보다 더 성숙한 IT 시장
CES 기조연설은 그 해를 관통할 핵심 주제나 사건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다. 올해 기조연설은 지난 몇 년간 최고의 주가를 올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나서며,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 줄리 스위트 엑센추어 최고경영자, 유키 쿠스미 파나소닉 홀딩스 CEO, 제니퍼 위츠 시리우스XM, 마틴 룬트슈테트 볼보그룹 사장 겸 CEO, 테케드라 마와카나 웨이모 공동 CEO, 린다 야카리노 X(前 트위터) CEO가 참석한다.
개막에 앞서 진행되는 미디어데이는 하이센스, 보쉬, 존디어, TCL, AMD, 지멘스, 토요타, 삼성전자, 소니가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 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이 나서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AI): 경험과 혁신의 확장’(AI for All: Everyday, Everywhere)’를 주제로 홈AI 전략을 공개한다.
신제품 측면에서는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기능인 스마트싱스를 터치스크린으로 제어할 수 있는 ‘AI 홈’ 기술 기반 제품이 대거 공개된다. 삼성전자는 가전제품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스크린 에브리웨어’ 비전을 통해 9형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비스포크 냉장고, 7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비스포크 세탁기 및 건조기 신제품, 가정용 히트펌프 EHS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 반도체 측면에서도 올해 혁신상을 수상한 LPDDR5X, 엑시노스 W1000, 5천만 화소 80mm f/2.6 모바일 망원카메라 프리즘 기술(ALoP) 등이 공개된다.
LG전자는 지난해 강조한 공감지능을 한층 더 발전시킨다. LG전자는 기존의 반려식물 재배기인 ‘틔운’의 신규 콘셉트를 CES 2025에서 공개한다. 이번에 공개하는 제품은 스탠드 조명 디자인과 블루투스 스피커가 내장된 협탁 디자인으로, LED 무드등으로 활용함과 동시에 식물 재배 기능을 함께 수행한다.
아울러 LG전자의 VS(Vehicle Solution) 사업본부가 처음으로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솔루션을 공개한다. VS 사업본부는 그간 CES에서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만 비공개로 솔루션을 공개했는데, 차량 전동화 시장이 성숙함에 따라 일반 소비자로 그 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공개될 솔루션은 운전자 및 차량 내부 공간 감지 솔루션 ‘인캐빈 센싱’으로, 차량 탑승 시점부터 AI를 통해 안전 및 주행 편의를 확보하고, 운전자의 기분이나 관심사 등을 파악하는 등을 시연한다. 대한민국, 20개 최고 혁신상 중 8개 꿰차
CES 혁신상은 그해 소비자 가전의 혁신성과 발전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상이다. 그중에서도 최고 혁신상은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 가치를 선도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과 혁신성을 가진 제품에 수여된다. 작년에 우리나라는 총 23개 최고혁신상 제품 중 9개가 선정됐는데, 올해는 20개 중 8개로 그 비중이 더욱 높아졌다.
최고 혁신상은 웅진씽크빅의 북스토리(Booxtory)가 인공지능 부문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3 프로가 헤드폰 및 개인용 오디오 부문에서, LG전자가 LG 펫 케어 존으로 반려동물 기술 및 동물복지 부문에서 수상했다. SK텔레콤도 스캠뱅가드로 사이버 보안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한편 고스트패스, 슈프리마AI, 니어스랩, 한양대학교 등 스타트업 및 교육기관도 이름을 올렸다.
고스트패스는 스마트폰에 저장된 자신의 생체 정보가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생체인식 결제 솔루션으로 핀테크 부문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클라우드 및 서버와 달리 제3자가 생체 정보에 구조적으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슈프리마AI는 ATM 등 독립형 기기에서 안면 인식 및 행동 등을 분석해 금융범죄를 예방하는 세계 최초의 온디바이스 AI 모듈로 임베디두 기술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니어스랩은 경찰 운영 시스템과 완벽히 통합되고, 임무가 중단되지 않도록 돕는 드론 응급 대응을 위한 스테이션으로 드론 혁신상을, 한양대학교는 시청각 시스템과 가상형실을 결합해 이명 증상을 완화하는 TD 스퀘어 이명 디지털 치료기로 디지털 건강 부문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혁신 가속하는 CES, 의외의 복병은 ‘트럼프’ 대통령
인공지능을 비롯한 AI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만큼, CES의 흥행은 앞으로도 청신호인 상황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변수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글로벌 타임스 등 중국 매체들은 이달 초 CES 2025에 참석하기로 한 중국 IT 기업 1000여 개사 직원들이 미국 비자 발급을 거부당해 참석이 어려워졌다고 보도했다. CTA의 초청에도 비자발급이 거부되는 사례는 이례적이며, 장기적으로는 2021년 트럼프 행정부 말 당시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CES 2021 당시, 미중 갈등의 중심에 있던 화웨이가 CES에 불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를 재앙, 스파이웨어 등으로 규정하며 집중 제재를 가했고,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화웨이가 CES에도 불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임에도 중국 기업에 대한 대규모 비자 발급이 거부되는 상황인 만큼, CES 2026의 분위기는 지금과 사뭇 다를 수 있다. CES가 혁신의 중심지라는 위상을 계속 이어나갈지, 중국 없는 독자 행사가 될지는 두고 봐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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