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없는 1월(Dry January). 영국에서 2013년부터 시작한 금주 캠페인이다. 각종 행사와 모임이 잦은 12월을 보낸 사람들에게 새해 첫 달 금주를 통해 간에 휴식을 주자는 취지다.
에밀리 로빈슨이라는 여성이 2011년 1월 하프 마라톤 준비를 위해 알코올 섭취를 중단한 후 얻은 혜택을 널리 알리고자 영국의 음주 예방 자선단체 ‘알코올 변화’(Alcohol Change UK)에 합류하면서 캠페인이 시작 됐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확산해 수백만 명이 동참한다.
이 운동은 영원히 술을 끊자는 게 아니다. 한 달간 알코올을 멀리함으로써 ‘숙취를 없애고, 허리둘레를 줄이며, 한 달 간의 술값 절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류는 오랫동안 술에 관대했다.
‘하루 술 한 잔은 보약’이라는 속설이 정설로 여겨졌다. 그런데 최근 연구 결과는 ‘한 방울의 알코올도 암 위험을 키운다’라고 경고한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이 알코올의 부정적인 영향에 더욱 취약하다. 생물학적 차이로 여성의 몸은 남성보다 더 많은 알코올을 흡수하며 분해하는데 더 오랜 시간을 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알코올이 여성의 구강, 후두, 식도, 간, 대장 그리고 유방암 위험을 증기시킨다고 경고한다. 알코올을 섭취하는 여성은 남성보다 뇌와 심장 손상에 더 취약하며, 간경변증 및 기타 알코올 관련 간 질환의 위험도 더 높다.
세계 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장기간에 걸쳐 술을 적게 마시면 200가지 이상의 질병과 조기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짧은 기간이라도 금주는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음주 빈도가 잦은 사람이 단 한 달 동안 금주했을 때 혈액 내 암 진행과 관련된 특정 화학 물질 전달자가 빠르게 감소한 것이 연구에서 밝혀졌다. 연구 대상자들은 또한 인슐린 저항성, 체중, 혈압 개선 효과를 보였다.
영국 서식스 대학교가 ‘Dry January’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8개월 후 조사에서 참가자의 71%가 더 나은 수면을 경험했으며, 67%는 더 많은 에너지를 얻었다고 답했다. 58%는 체중 감량 효과를 봤으며, 54%가 피부 상태가 나아졌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10명 중 8명이 술에 대한 자제력이 생겼다고 밝혔다.
술을 끊으면, 많은 건강상 혜택을 볼 수 있다.
▽수면의 질과 에너지 레벨을 개선 ▽장 건강 개선 ▽면역 체계 개선 ▽기분과 집중력 및 두뇌 선명도 향상 ▽피부 건강 개선 ▽간 건강 및 해독 기능 개선 ▽더 빠른 체력 향상 ▽더 나은 체중 관리 ▽질병 및 조기 사망 위험 감소 등이 대표적이다.
이 캠페인에 동참한다면 한 달 간 술과의 완전한 이별이 최상이다. 이를 실천하려면 ▽술이 필요할 때 대체할 음료 찾기 ▽가족과 친구들에게 알려 지원 네트워크 구축하기 ▽회사 업무 등 피하지 못 할 자리에서 무알콜 음료 선택하기 ▽금주 일기 쓰기 등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굳은 결심과 달리 피치 못할 상황에 처해 한 잔 마셨다고 실패로 규정하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다. 평일에는 금주하고 주말에만 가볍게 알코올을 섭취하거나 음주 횟수를 평소의 절반 이하로 줄이는 방식으로 건강한 음주습관을 들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일주일도 못 버티고 신경에 날이 서 술을 찾는다면 알코올 의존이 생기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니 의사와 상담해 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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