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부담’(mental load)을 기준으로 한다면 엄마다. 한 가정에서 일어나는 정신적 부담의 71%를 엄마가 짊어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인지적 가사 노동’이라고도 부르는 정신적 부담이란 가족생활이 원활히 돌아가는 데 필요한 사고 과정을 말한다. 일정 관리, 계획 세우기, 업무 조직화 등이 포함된다.
학술지 결혼과 가족(Journal of Marriage & Family)에 발표한 영국 배스대학교와 호주 멜버른대학교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엄마들은 가정 내 정신적 부담 업무의 10개 중 7개(71%)를 맡고 있다. 예를 들면 식사 계획, 활동 일정 조율, 가계 재정 관리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아빠들은 단 45%만 담당한다. 엄마들의 부담이 아빠들에 비해 60% 더 높다.
이러한 불균형은 일 년 내내 발생한다.
엄마와 아빠는 역할이 다르다.
엄마는 청소와 육아 등 일상 업무의 79%를 떠맡아 아빠(37%)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일을 한다.
반면 아빠는 재정이나 집수리 같은 일시적인 일(65%)에 집중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엄마의 비중 또한 53%로 상당히 높아 노력이 중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아빠는 자신의 역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양쪽 모두 자신의 기여도를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빠 쪽이 이런 경향이 더욱 심했다.
싱글 맘과 싱글 대디 같은 한 부모는 모든 부담을 홀로 짊어지며, 특히 싱글 대디는 배우자가 있는 아빠들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한다.
정신적 부담의 성별 격차는 여성의 직장 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갤럽조사에 따르면 일하는 엄마(워킹 맘)들은 아빠들보다 두 배 더 자주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직장을 떠나는 것을 고려한다. 이는 부모로서의 책임 때문이다.
연구진은 미국에 거주하는 부모 3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책임 저자인 배스대 아나 카탈라노 위크스 박사는 “이러한 부담은 스트레스, 번 아웃(심신이 극도로 지쳐 더 이상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은 상태)을 초래할 수 있으며 여성의 경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불만이 쌓여 부부 간 긴장을 초래하기도 하는데 우리의 연구가 정신적 부담을 더 공정하게 나누는 대화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 이는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가정에서 누가 더 많은 정신적 부담을 지고 있는 지 대화를 나누고, 함께 노력하여 일상의 스트레스를 줄이라고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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