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은 당뇨병, 심혈관 질환, 치매 등 여러 질병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정신 건강 측면에서 보면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뇌 기능 저하를 막는 데 도움이 되는 앉아서 하는 활동도 있다.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학교(UniSA)의 연구에 따르면 일부 앉아서 즐기는 활동은 부정적인 것보다 뇌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
‘유익한 활동’의 맨 위에는 독서, 음악 감상, 기도, 공예, 악기 연주, 다른 사람과의 대화 등 정신적·사회적으로 자극이 된다고 알려진 활동이 포함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활동이 기억력과 사고력을 향상시켜 나이가 들어 치매에 걸릴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뇌 건강에 해를 끼치는 행동도 있다. 특히 TV 시청과 비디오 게임이 최악으로 꼽혔다. 이 같은 수동적인 활동은 인지 능력 저하와 관련이 있다. 장시간의 텔레비전 시청은 뇌의 회백질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백질은 사고, 추론, 의사 결정 등 중요한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데 필수적이다. 회백질 감소는 알츠하이머병 같은 신경 퇴화 질환의 초기 신호로 간주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으로 5500만 명 이상의 사람이 치매를 앓고 있으며 매년 약 1000만 명의 새로운 치매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앞선 연구에 따르면 낮은 교육 수준, 청각 장애, 고혈압, 흡연, 비만, 우울증, 신체 활동 부족, 당뇨병, 과도한 음주, 외상성 뇌 손상, 대기 오염, 사회적 고립, 시력 저하, 고지혈증의 14가지 위험요소를 관리하면 치매 발병 위험을 45%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
UniSA의 연구원인 매디슨 멜로우(Maddison Mellow) 박사는 앉아서 하는 모든 행동이 기억력과 사고력에 있어 똑같이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 연구에서 우리는 활동의 맥락에 따라 인지 기능과 관련된 방식이 달라지며, 다양한 활동이 다양한 수준의 인지 자극과 사회적 참여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라고 멜로우 박사는 말했다.
그녀는 “우리는 이미 신체 활동이 치매 위험에 대한 강력한 보호막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뇌 건강을 개선하려는 경우 신체활동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박 수를 높이는 운동이 신체 건강은 물론 두뇌 건강에도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
그렇다고 모든 앉아서 하는 행동이 뇌에 나쁘게 작용하지 않다는 게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다.
멜로우 박사는 “지금까지는 앉아서 하는 행동을 다른 앉아서 하는 행동으로 바꾸면 뇌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직접적으로 탐구한 적이 없었다”며 “우리는 독서나 친구와의 대화와 같이 정신적 자극이나 사회적 참여를 촉진하는 앉아서 하는 행동은 인지 기능에 도움이 되는 반면, TV 시청이나 게임과 같은 다른 행동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따라서 활동의 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또한 “그리고 ‘더 많이 움직이고 덜 앉아 있으라’는 메시지는 심혈관 대사와 뇌 건강에 확실히 유효하지만, 앉아있는 행동과 인지 기능 사이의 연관성에 있어서는 보다 세밀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게 우리의 연구 결과다”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인기 TV 시리즈 몰아보기를 할 때 중간 중간 가벼운 운동이나 독서 같은 정신적 자극을 주면 뇌 건강에 훨씬 유익하다는 것. 멜로우 박사는 단 5분이라도 이러한 활동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장시간 TV시청이 뇌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난 2019년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연구진은 50세 이상 성인이 매일 3시간 30분 이상 TV를 시청하면 기억력이 크게 감퇴한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TV를 오래 시청하면 독서 등 인지기능에 좋은 영향을 주는 두뇌 사용 시간이 줄어들고 폭력과 재해 등 자극이 강한 프로그램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기억력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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