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 조류독감 확산 비상등… 세계 탄소배출 감소 청신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3일 03시 00분


2025년 눈여겨볼 과학계 화두
H5N1, 작년 젖소-인간 등 감염… 돌연변이 통한 대규모 확산 주의
중국, 재생에너지 공격적 투자로…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예상
뼈 화학신호로 고대 생활상 규명… 전체 하늘 보는 천문대 운영 기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인 H5N1의 3차원 이미지. 게티이미지코리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인 H5N1의 3차원 이미지. 게티이미지코리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가 1일(현지 시간) 2025년 과학계 주요 화두로 변종 조류인플루엔자의 위협, 인류의 탄소배출량 정점 도달 등을 꼽았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미국 ‘트럼프 2기 정부’도 전 세계 과학계의 큰 변수로 꼽혔다.

● 변종 조류인플루엔자 H5N1 ‘넥스트 팬데믹’ 경계


2023년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종식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미국에서 등장한 변종 조류인플루엔자가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 2023년 말에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H5N1’ 변종 바이러스다.

조류인플루엔자는 기본적으로 가금류나 철새 등 조류에 감염되지만 종을 넘어 포유류, 인간까지 감염시키기도 한다. 지난해 미국 젖소들 사이에서 대규모 H5N1 감염이 발생하고 인간 감염 사례까지 등장하며 과학자들과 보건당국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올해 미국에서는 대량 우유검사를 의무화해 감염된 소를 조기에 발견하고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소를 대상으로 한 백신 실험 결과도 기대 중이다. 과학자들은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포유류 등으로 확산되면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사람 간 전파 능력이 생길 가능성도 있어 경계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 인류 온실가스 최대 배출량 기록 전망


과학자들은 올해를 기후변화 연구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를 연소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 가축 사육 시 배출되는 메탄 등 온실가스는 지구 온도를 높이고 극단적인 이상기후와 생태계 파괴 등을 일으킨다.

전 세계 온실가스 연간 배출량은 최근 매년 1%씩 증가해 2024년 배출량은 총 416억 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나 재생에너지, 숲 재조림이 증가하며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과 인공지능(AI) 발전과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한 에너지 소비 증가 추세가 힘을 겨루는 상황이다.

사이언스는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이 태양광 패널 등 재생에너지에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하기 때문에 다수의 과학자들이 올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세가 꺾이더라도 배출량이 0에 도달하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산업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 트럼프 정부 2막, 미국 과학계 찬바람 우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 2기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가며 과학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은 2017년 처음 집권했던 트럼프 정부 1기에서 공공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반이민 정책 등을 펴며 과학계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번에도 양자과학기술이나 국방·안보 분야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한 미국 과학계 전반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기후변화와 백신 연구에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기후위기 부정론자인 크리스 라이트 리버티에너지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에너지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그는 화석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등 기후변화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을 해왔다.

보건사회복지부 장관에는 대선 초반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경쟁했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지명됐다. 케네디 주니어는 백신 반대론자로 유명하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 같은 주장을 펴며 백신 거부 운동을 벌였다.

이 밖에 올해에는 죽은 사람들의 뼈에서 화학 신호를 식별해 당시 생활사를 재구성하는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질병이 다양한 사회 계층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내는 이집트 미라 연구나 술, 담배 같은 물질의 대사산물을 추적해 고대인들이 어떻게 즐기고 살았는지 파헤치는 연구 등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부터 대규모로 이어지고 있는 어린이 대상 말라리아 백신 접종을 통해 발병률과 어린이 사망률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칠레 산꼭대기에 건설 중인 베라 루빈 천문대도 올해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다른 망원경처럼 천체 하나에 집중하는 대신 전체 하늘의 변화를 기록하며 갑자기 나타나거나 사라지는 천체 등을 정확히 찾아낼 예정이다.

#변종 조류독감#확산#탄소배출#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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