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비뇨의학과
요도 압박하는 전립선비대증… 배뇨 장애로 생활 불편감 초래
고온고압 수증기로 조직 제거… 10분 시술에 부분마취로 진행
근본 치료로 반영구적 효과
50대를 전후로 중장년층 남성은 전립선(전립샘)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소변이 시원하지 않고 화장실을 가서도 금방 나오지 않거나 다녀와서도 소변이 남은 느낌을 받는다.
자다가 깨서 화장실을 가는 경우도 생기다 보니 잠을 깊게 자기 힘들어 낮에 피곤함을 느끼고 생활이 불편하다. 다른 만성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하고 건강이 점점 더 나빠지는 원인이 된다. 예전에는 60대까지만 살아도 축하받고 환갑잔치를 했는데 지금은 아내와 해외여행으로 대신하는 추세이고 여전히 건강하고 활발한 생활을 한다. 성생활도 포기하지 않는다.
소변이 불편하면 병원을 가기보다는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으로 건강보조식품을 먼저 찾게 된다. TV만 틀면 광고가 나오니 눈이 갈 수밖에 없다. 건강보조식품으로 효과를 못 보면 병원을 찾게 되는데 비뇨의학과보다는 평소에 다니던 내과, 가정의학과에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전문적인 진단이 이뤄지기 힘들고 보편적으로 쓰는 약을 처방받게 된다. 약은 부담이 적기는 하지만 부작용도 상당하다. 또 평생 복용을 해야 하고 당뇨병, 고혈압이 있다면 먹어야 하는 약이 점점 더 늘어난다.
전립선에 암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과다한 약물로 신체에 부담을 주지 않고 물리적으로 줄여주는 방법도 있다. 전립선이 비대해진 것이 원인이므로 이것을 줄여주면 된다. 이전에는 전신마취하에 복부를 절개해서 전립선을 들어내는 수술을 했었다. 효과는 극적이나 부작용이 크고 회복이 힘들었다. 그 이후에는 절개 없이 내시경 전기소작으로 전립선을 절제하는 방법, 알코올을 주입하거나 레이저를 이용해 태우는 방법도 나왔다. 절개수술에 비해 상당히 개선됐으나 이 역시도 출혈이나 부작용 우려가 상존한다.
이러한 이유로 최신 전립선비대증 시술인 ‘수증기를 이용한 내시경적 전립선 절제술(리줌)’이 주목받고 있다. 내시경을 이용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 내에 고온의 수증기를 쏴주는 방법이다. 절개 등의 상처를 내지 않기 때문에 출혈이 거의 없고 이물질이 몸에 남지 않기 때문에 후유증이 적다. 미국에서 개발한 이 시술법은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부작용이 거의 없어 환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나인비뇨의학과 박수환 대표원장에게 전립선비대증 질환과 최신 치료법에 관해 물었다.
―전립선비대증이란.
“정상적인 남성의 전립선은 15∼20g 정도로 호두알 크기다. 나이가 들면서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차차 커지게 돼 60대 초중반이면 35∼40g 정도가 된다. 골프공 또는 작은 귤 크기 정도가 된다. 전립선이 커지면서 감싸고 있는 요도를 압박하게 되는데 이것 때문에 소변이 지나가는 길이 좁아지게 된다. 고속도로 공사를 위해 일부 차선을 막으면 차량 정체가 일어나듯이 소변이 지나가는 길이 좁아지면 소변 배출에 정체가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물리적인 전립선 비대와 기능적인 배뇨 장애가 복합되는데 이것이 전립선비대증이다. 보통 전립선비대증은 40대부터 서서히 시작되고 50대에 불편함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60대에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분이 매우 많아지고 늦는 경우 70∼80대에 시작되기도 한다. 예전에는 평균수명이 60대에 머물러 배뇨에 약간 불편함을 느끼다가 돌아가시니 큰 문제로 주목받진 않았다. 지금은 평균수명이 늘어나다 보니 어르신의 약 90%가 전립선 문제로 불편함을 느끼거나 치료를 받게 된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전립선비대증 관련 건강 기사가 많아지는데 계절적 요인이 있나.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이 되면 몸이 수축하고 긴장도가 높아진다. 방광도 수축하고 땀도 덜 나니 소변량이 많아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증상이 심화할 수 있다. 여름에는 약을 잘 안 챙겨 먹고 병원도 잘 안 다니던 환자들도 겨울에는 전립선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요즘은 생활 방식 변화로 인해 그런 계절 요인은 많이 줄고 있다.”
―리줌 시술이란.
“내시경을 이용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 내로 고온·고압의 수증기를 발사해 영구히 조직을 제거함으로써 요도를 넓혀 요도 폐색(막힘)을 치료해 주는 최소 침습적 수술이다. 늘어난 전립선 조직에 들어가서 103도의 수증기를 쏴주면 ‘화상’을 입으면서 전립선 조직이 파괴되는 원리다. 내시경을 통해 접근하는데 내시경에서 작은 바늘이 나와 요도 주변 조직으로 들어가고 바늘 끝에 있는 미세한 구멍에서 수증기가 나온다. 매우 고압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구석구석 들어가게 돼 전립선이 전반적으로 수축된다. 요도를 압박하던 전립선이 줄어드니 요도가 이전보다 넓어지게 된다.”
―뜨거운 수증기를 쏘는 것이 신체에 무리가 가지는 않는가.
“작은 바늘 끝에서 미세하게 수증기를 쏘기 때문에 전립선 조직 내에만 영향을 줄 정도로 범위가 매우 작다. 주변에 있는 직장이나 신경까지는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 한 번 찌르면 9초 정도 수증기가 발사되고 이런 과정을 4∼6회 정도 반복하기 때문에 따끔한 느낌과 약간 뜨거운 느낌을 받을 수는 있지만 불편함이 지속되지는 않는다. 전립선을 싸고 있는 피막이나 내부에 있는 요도 점막에는 신경이 있지만 전립선 자체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기 때문이다. 시술 시간도 보통 10분 이내로 매우 짧아 역시 신체에 큰 영향은 없다.”
―시술과 회복에 필요한 시간은….
“기존 전립선 수술의 경우 한 시간 이상이 걸리고 척추마취나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3∼4일 정도 입원을 해야 한다. 이에 비해 리줌은 시술 준비는 20분 정도, 시술은 부분마취로 5분이면 충분하다. 간혹 예민한 환자들은 주로 치과에서 쓰는 ‘웃음 가스’로 불리는 아산화질소를 이용해 살짝 진정시키기도 한다.”
―반영구적인 시술인가.
“현재까지 10년 이상 시술 후 추적 관찰한 결과가 있는데 재발 없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다른 시술처럼 몸 안에 이물질이 남는 게 아니고 전립선 조직 자체를 없애는 방법이기 때문에 효과가 반영구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시술과 비교했을 때의 특장점은….
“수증기를 이용한 내시경적 전립선 절제술(리줌) 외에 약물 치료나 결찰술, 내시경 수술도 있다. 하지만 기존 내시경 수술의 경우 레이저를 이용해 태우거나 전기로 소작하는 방식이라 출혈 및 부작용의 가능성이 높고 회복 기간이 길다. 내시경 수술 방법은 수박 속을 떠내듯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파내는 방법으로 수술 시간도 길고 회복도 오래 걸린다. 수술 후 요실금이나 발기부전 같은 부작용이 있고 특히 대다수 환자에게 사정 장애가 생긴다. 물론 내시경이나 수술 기구의 발전으로 과거에 비해 부작용은 감소했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은 보통 약물치료를 많이 하지 않나.
“전립선비대증을 외과적 수술로 치료하는 이는 전체 환자의 3% 내외다. 나머지 60% 환자가 약물치료를, 37%는 별다른 대처 없이 관찰만 한다. 수술로 치료하는 비율이 30%를 넘어가는 미국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서구의 경우에는 꾸준히 약을 먹고 관리하는 것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치료를 요구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립선 약물은 혈압 약, 당뇨 약처럼 평생 복용해야만 한다는 단점이 있다. 전립선이 계속 자라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 끊을 수 있는 약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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