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조절’ 소뇌 역할 확인… 신경계 질환 새 치료법 기대

경희대-서울대 공동 연구팀 발표

김선광 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왼쪽), 김상정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경희대·서울대 제공

경희대(총장 김진상) 한의과대학 김선광 교수, 서울대(총장 유홍림) 의과대학 김상정 교수 공동 연구팀이 소뇌 신경-교세포 회로를 통해 통증을 처리하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소뇌가 통증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기존의 통증 연구는 척수와 뇌의 일부 영역에 집중됐는데 이번 연구는 기존의 이론을 뒤집는 혁신적 발견이다.

연구팀은 광화학유전학과 이광자 현미경 기술 등 첨단 실험 방법을 활용했다. 소뇌에서의 통증 처리 기전을 심도 있게 분석해 결과를 도출했다.

연구에 따르면 통증 자극이 가해질 때 뇌 청반 신경세포로부터 노르아드레날린이 소뇌에 분비되고, 노르아드레날린이 소뇌 교세포를 활성화해 통증 행동을 유발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이 회로는 소뇌 교세포 ‘α1 아드레날린 수용체’에 의해 매개된다. 연구팀은 이 수용체의 활성을 차단하면 통증 반응이 억제됨을 확인했다. 단순한 급성 통증만이 아니라 신경 손상으로 유발되는 만성 통증인 신경병증성 통증에도 동일하게 작용함을 밝혀냈다.

김상정 교수는 “그동안 미지의 영역이었던 소뇌의 통증 정보 처리와 조절 기전을 분자-세포-회로 수준에서 규명해 통증 연구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김선광 교수는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소뇌 교세포 타깃의 혁신적 통증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며 “다양한 신경계 질환의 근본적 병리 기전 이해에도 중요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Cerebellar Bergmann glia integrate noxious information and modulate nocifensive behaviors’라는 제목으로 신경과학 분야 최고 권위의 저널인 ‘네이처 신경과학’에 지난 2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