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농포증, 희귀질환 인정돼 치료 혜택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8일 03시 00분


올해부터 손·발바닥 농포증이 희귀질환으로 신규 지정되며 환자들이 산정특례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올해부터 손·발바닥 농포증이 희귀질환으로 신규 지정되며 환자들이 산정특례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게티이미지뱅크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는 겨울철이 되면 건선 환자의 고충은 배가 된다. 차가운 바람과 낮은 대기 습도 등이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건선의 변형된 유형으로 분류되는 손·발바닥 농포증은 겨울이면 증상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손·발가락이나 손·발바닥에 물집, 붉은색 반점, 비늘이나 각질 등이 심해지는 데다 극심한 가려움증과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간단한 일상생활조차 쉽지 않다.

손·발바닥 농포증의 명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환경적인 요인에는 흡연 등이 있다. 초기 증상이 단순 습진이나 한포진, 백선증, 수포 등과 비슷하며 적절한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잘못된 치료를 시도하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손·발바닥 농포증은 건선의 변형된 형태 중 하나다. 전신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는 건선과 달리 손바닥과 발바닥에 특징적으로 병변이 나타난다. 손·발바닥 등에 노란 고름집을 동반한 수포(물집), 홍반, 각질 등의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면 초기부터 피부과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대한건선학회 학술이사 조성진 교수(서울대병원 피부과)는 “손·발바닥 농포증은 건선과 같이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난치성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이 잠시 개선됐다 하더라도 환자가 지속해서 병변을 기록해 내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손·발바닥 농포증을 포함한 건선 치료에는 국소 약물요법 또는 광선요법, 전신 면역억제제 등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임상적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한 생물학적제제도 주목받고 있다. 생물학적제제는 건선 치료에 있어 가장 최신의 치료법으로 주로 건선의 과민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항체 제제다. 효과가 우수하고 장기 투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대한건선학회와 건선 환자를 중심으로 손·발바닥 농포증을 희귀질환으로 신청해 달라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희귀질환으로 지정되면 환자의 치료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손·발바닥 농포증은 2023년 기준 국내에 약 98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병 인구수는 희귀질환 지정 요건에 부합하지만 진단과 치료에 대한 본인부담금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유 등으로 그동안 희귀질환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다행히 올 1월부터 손·발바닥 농포증이 희귀질환으로 지정되면서 치료 접근성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조 교수는 “손·발바닥 농포증의 급여 인정 범위로 전신 면역억제제로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에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라며 “생물학적제제 ‘구셀쿠맙’은 임상 현장을 통해 안전성과 치료 효과가 확인된 치료제로 산정 특례(본인부담률 10%로 경감) 적용으로 더 많은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가 치료 혜택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헬스동아#건강#의학#농포증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