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중 종양 ‘찰칵’… 조직검사 없이 이미지로 암 진단[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8일 03시 00분


디지털 생체검사 플랫폼 ‘cCeLL’
초소형 현미경 활용해 실시간 검사
국내 NET 인증, 美 FDA 승인 획득


황경민 브이픽스메디칼 대표가 생체검사를 하지 않고 실시간 암 진단을 받을 수 있는 비침습 디지털 생검 플랫폼 ‘cCeLL’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황경민 브이픽스메디칼 대표가 생체검사를 하지 않고 실시간 암 진단을 받을 수 있는 비침습 디지털 생검 플랫폼 ‘cCeLL’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이진한 의사·기자
이진한 의사·기자
남성 5명 중 2명, 여성 3명 중 1명.

인간이 기대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이다. 다행히 제약업체 등의 연구로 암 진단 이후 생존율은 높아지고 있다. 브이픽스메디칼도 이런 변화를 이끄는 기업 중 하나다. 브이픽스메디칼은 암 수술 조직검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실시간 비침습디지털 생체검사 플랫폼 ‘cCeLL’을 개발했다. 특수 현미경 기술을 적용한 ‘cCeLL’은 비침습으로 환부를 확인하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병리과에 전송해 환자의 고통을 최대한 줄인다.

국내에서 보건신기술(NET) 인증을 받았고 해외에서는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도 받았다. 창업 초기부터 바이오헬스 기업을 발굴, 육성하는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가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암 수술의 새로운 지평을 연 황경민 브이픽스메디칼 대표를 만나 기술 혁신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창업 계기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에서 뇌공학과 초소형 현미경을 연구했다. 공동 창업자인 강신혁 고려대 신경외과 교수로부터 초소형 현미경을 의료 현장에 적용해 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대학원 시절 연구가 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학생 신분으로 창업했다.”

―기존 조직검사의 불편함을 ‘cCeLL’을 통해 어떻게 혁신했나.

“기존 조직검사는 수술 중 조직 일부를 떼어내야 하고 30분에서 1시간의 검사 공백이 발생한다. 또 생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혈관 등이 지나가는 부위엔 검사 자체가 불가하다. ‘cCeLL’은 지름 3㎜의 초소형 공초점 현미경을 통해 세포 단위의 형광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장치다. 이 기기를 활용하면 수술 중 의사가 장기에 초소형 현미경을 접촉하고 고해상도 이미지를 즉시 확인할 수 있어 빠르고 정확하게 암 조직과 정상 조직을 판별할 수 있다. 수술 시간을 줄이고 조직검사를 할 수 없는 부위에도 활용할 수 있어 수술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어떤 암 수술에 적용할 수 있나.

“직경 3㎜, 길이 3㎝ 정도의 초소형 현미경 기술을 활용해 수술 기구처럼 사용할 수 있는 핸드헬드(손으로 들 수 있는) 제품으로 개발돼 병변 부위보다 더 넓게 절제할 필요가 없다. 또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에 호환될 수 있는 제품까지 개발돼 뇌종양과 대부분 암에 적용할 수 있다.”

―‘cCELL’의 소형화 원리는….

“일반적으로 바이오 실험실에서 많이 사용하는 고해상도 현미경인 ‘공초점형광 현미경’을 소형화한 기술이다. 세포 표면을 정밀하게 관찰하려면 레이저를 광원으로 사용해 세포면에 고루 퍼질 수 있도록 흔들어야 한다. 이 기술을 ‘레이저 스캐닝’이라고 하는데 브이픽스메디탈은 레이저 스캐너의 크기를 초소형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제품 상용화는 언제부터 가능한가.

“국내와 미국 모두 인허가가 완료된 상태다. 법적으로는 ‘cCELL’을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지만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신기술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좀 더 많은 임상 데이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고려대 안암병원과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주요 병원에서 임상 연구를 하며 데이터를 쌓고 있다.”

―올해 많은 성과가 있었는데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는….

“보건복지부 지정 보건신기술 인증을 획득했고 해외에서는 지난해 8월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현재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박람회 참여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헬스동아#건강#의학#cC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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