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우면 ‘나쁜 단백질’ 높아져…질병-조기사망 불러

  • 동아닷컴
  • 입력 2025년 1월 7일 15시 30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서로 연결 돼 소통하고 협력한다. 이렇게 공유한 경험을 통해 정체성을 형성하고 소속감을 느끼며 성장한다.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혈액 내 특정 단백질 수준을 변화시켜 질병과 사망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와 중국 푸단 대학교가 공동 연구해 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염증, 항바이러스, 면역 반응은 물론 조기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나쁜’ 단백질의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수십만 명의 의료·건강 정보가 담긴 영국 바이오 뱅크에서 4만 2062명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사회적 고립(9.3%)과 외로움(6.4%)을 보고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혈액 내 단백질 수준에 차이가 있는지 조사했다.

단백질 연구에 집중한 이유는 그것이 유전자 발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연구 저자들은 전문가들이 기고한 글을 싣는 학술 매체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서 밝혔다.

연구진은 혈액 내 단백질 175종이 사회적 고립과 관련이 있으며, 26종은 외로움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과 각각 연관된 단백질들은 대부분 중복됐다.

이들 단백질 중 상다 수는 염증, 바이러스 감염, 면역 반응의 일환으로 생성되며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 뇌졸중, 조기 사망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설문조사에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보고한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이들 단백질 수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건강 상태를 평균 14년간 추적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 단백질의 90%가 조기 사망, 50%가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 뇌졸중과 관련이 있음을 알아냈다.

이들 단백질 중 어느 것도 사회적 고립이나 외로움을 일으키지 않았다. 그러나 외로움은 뇌에서 발현하는 5개의 특정 단백질(GFRA1, ADM, FABP4, TNFRSF10A, ASGR1) 수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5가지 단백질은 수많은 염증과 대사 관련 지표와 관련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회적 관계가 원만하고 외로움을 느끼지 않으면 특정 유해 단백질의 수준을 줄여 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에 앞서 2022년 발표한 연구에서 노인의 사회적 고립이 치매 발병 위험을 26% 증가시키며, 외로움이 우울증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이에 이전 연구를 바탕으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 그 이면에 있는 생물학적 과정을 추적하고자 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약 25%의 노인이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고 있으며, 5~15%의 청소년이 외로움을 느낀다.

즉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모든 연령대와 성별에 영향을 미치며 주요 신체적 정신적 건강 문제를 낳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자원봉사나 팀 스포츠 참여 같은 사회적 활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기술은 사람들과 연락을 유지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지만 때때로 우리가 더 깊은 연결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더 고립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며 직접 얼굴을 마주 보고 상호작용하는 직접적인 연결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증진시켜 더 나은 삶을 돕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혈압을 낮추며, 면역기능을 지원하고 인지 기능 향상, 뇌 건강 개선, 공감과 이해 증진, 마음 강화, 정서적 회복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백질#면역#나쁜 단백질#고립#외로움#스트레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