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인플루엔자(독감)가 2016년 이후 최대 규모로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다양한 독감 증상을 소개했다.
남궁인 이화여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7일 자신의 블로그에 “본디 독감은 실내 활동이 많고 환기가 안 되는 겨울마다 유행한다”며 “하지만 팬데믹의 영향으로 그동안 잠잠하던 바이러스들이 한 번에 유행하고 있다”고 글을 올렸다.
그는 “체감상으로는 전국민이 코로나19 감염을 피할 수 없던 그 마지막 시기를 보는 것 같다”며 “2009년 유행한 일명 신종플루와 다른 아형의 인플루엔자A, RS바이러스, 인간메타뉴모바이러스’(HMPV) 등이 거의 동등하게 발견되고 있다. 가끔 코로나19도 있다”고 전했다.
남궁 교수는 “(독감은)평소 건강한 사람부터 노약자, 소아, 임산부, 암 환자 등 모두가 걸린다”며 “보통 열이 나고 몸살이 심하며, 인후통이나 호흡기 증상은 덜 심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환자들은 하나같이 증상이 심하다. 응급실 환자나 전화 문의의 절반은 독감과 관련된 것”이라며 “전형적인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또 “아버지가 걸음을 못 걸으세요” “할머니가 뇌졸중이 있었는데 좌측 상하지의 힘이 더 약해졌어요” “친구가 기절했어요” “요로 감염이 재발한 것 같아요” “구토하고 기운이 하나도 없어요” 등의 증상을 호소한 환자들을 검사한 결과 모두 독감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심야에 발열이 가라앉지 않는다”며 내원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했다.
남궁 교수는 “이전 코로나에 비해 폐렴으로 진행하거나 입원이 필요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물지만 모든 호흡기 바이러스는 급성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평소 건강했던 30대가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다만 “희망이 있다면 이번 독감은 이전에 유행하던 것들”이라며 “몇 주 정도는 더 유행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다. 지금 독감이 유행한다고 하던 일을 멈출 필요까지는 없다. 다만 상식적으로 행동하면 된다. 컨디션 관리를 잘하고, 평소처럼 위생에 신경 쓰고, 따뜻한 물을 마시고 예방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의원급 300곳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표본감시 결과 지난달 22~28일(2024년 52주차) 기준 외래환자 1000명 당 독감 환자는 73.9명을 기록했다.
이는 3주 전인 49주차(7.3명)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이며, 2016년 외래환자 1000명 당 86.2명을 기록한 이래 최고치다.
모든 연령층에서 독감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13~18세 학생 연령층에서 발생률(1000명 당 151.3명)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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