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흔히 대머리라고 불리는 이 질환은 중장년기에 접어들면서 앞머리와 정수리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다 없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남성형 탈모는 미용상의 문제를 넘어 삶의 질을 저하할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 같은 심리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이 질환은 일종의 노화 현상으로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는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받고 적절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 남성형 탈모 환자의 나이가 점점 낮아지는 현상에 대해 보고한 바가 있을 정도로, 최근 병원을 찾는 젊은 남성형 탈모 환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남성형 탈모는 앞머리와 정수리에 있는 특정 효소가 남성 호르몬을 변환시켜 모낭에 작용함으로써 발생한다. 유전적 요인으로 효소의 활성도가 높아지면 20~30대에 탈모가 시작되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 인구의 유전적 요인이 크게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젊은 남성형 탈모 환자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원인은 바로 젊은 층에서의 대사증후군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사증후군이란 고혈압, 고혈당, 혈중 지질 이상, 복부 비만 등 심뇌혈관 질환 및 당뇨병 위험 인자가 함께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탈모는 단순히 유전적 요인에 그치지 않고 대사적 요인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젊은 남성 탈모 환자들에게서 이러한 대사적 변화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젊은 층에서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은 남성형 탈모 나이가 낮아지는 데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젊은 층에서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증가하는 주된 이유는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 습관에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즉석식과 가공식품 섭취가 늘어나면서 젊은 층에서 고지방, 고열량, 고당분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그에 반해 신체 활동량은 급격히 감소하고 학업이나 직장에서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생활이 지속되며 운동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생활 습관은 대사적 이상을 초래하고, 복부 비만을 비롯한 대사증후군 위험을 높이며 탈모를 가속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젊은 층은 학업, 취업,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인해 심리적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는 경우가 많다. 만성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키는데, 이는 복부 지방 축적과 대사 이상을 유발한다. 또한 밤늦게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학업과 업무로 인해 수면 시간이 부족할 경우 신진대사가 방해받아 비만 및 대사증후군 위험이 증가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신체 활동이 더욱 줄어들고 비만과 대사증후군 발생률이 높아졌으며 이는 젊은 층의 탈모 증가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점점 어려지는 남성형 탈모 환자층은 단순한 유전적 요인이 아니라 현대 사회의 생활 습관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탈모는 신체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으며, 외모가 중요한 젊은 세대에게는 자기 존중감과 정신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남성형 탈모는 진행 후 되돌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관리가 중요하다. 젊은 층은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며, 필요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더 건강한 삶과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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