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사우나 해도 열사병…생명 위협” 의사들의 경고

  • 동아닷컴
  • 입력 2025년 1월 9일 15시 16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코로나19 기간 동안 멀리했던 사우나를 다시 찾는 발길이 늘었다. 새로 짓는 아파트 단지에는 입주민 공용시설로 사우나를 갖추는 경우가 많아 접근성이 더욱 좋아졌다.

평소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이라도 고온의 사우나를 이용할 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적절한 수분 섭취 없이 사우나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내면 열사병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의사들이 경고했다. 열사병은 비교적 드문 질환이지만 심장, 폐, 신경계 질환, 과도한 음주, 여러 처방약 복용으로 인한 복합적인 영향과 같은 일반적인 위험 요인이 없는 사람에게도 생명의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의사들은 지적했다.

영국 버밍엄 하트랜드 병원 의료진은 영국 의학저널 사례보고( BMJ Case Reports)를 통해 사우나에서 의식불명인 상태로 발견돼 12일간 치료를 받은 한 여성의 사례를 소개했다.

70대 초반인 이 여성은 매일 다니던 동네 헬스장 실내 사우나에서 약 45분 동안 스트레칭 운동을 하다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구급대원들이 도착했을 때 여성의 심부 체온은 섭씨 42도(정상 체온은 36℃)로 측정됐으며, 혈압은 매우 낮고 심장은 굉장히 빠르게 뛰었다.

열사병은 심부 체온이 40℃ 이상으로 급격히 상승해 뇌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비운동성’ 열사병은 사우나와 같은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된 후 발생한다고 저자들은 설명했다.

이 여성은 제1형 당뇨병(선천성 당뇨병)과 갑상선 기능 저하증 병력이 있었으나 흡연자나 과음자가 아니었고 정기적으로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위험 요인은 적었다고 의사들은 설명했다.

하트랜드 병원으로 이송된 여성은 응급실에서 발작을 일으켰다. 이후 젖은 수건과 선풍기로 체온을 낮추고 수액과 혈액 제재를 투여해 상태를 안정시켰다. 혈액 검사 결과 신장과 간 기능 장애, 경미한 심장마비 흔적, 근육 조직 분해(횡문근육해증)가 확인 되었다.

여성은 정상 체온을 회복한지 2시간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하지만 이틀 동안 혼란스러움과 졸림 증세를 보였다. 3일째가 되지 이러한 증상은 사라졌으며, 입원기간 동안 추가 발작은 없었다. 그녀는 12일간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26일 후 그녀는 약간의 피로와 경미한 간 기능 장애를 제외하고는 거의 완전히 회복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녀를 치료한 의료진은 “다발성 장기 부전을 동반한 전형적인 열사병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라고 사례보고에 썼다.

이어 “우리가 아는 한 이전에 보고된 사우나 사용으로 인한 열사병 사례는 3건의 사망 사고를 포함하여 10건 미만 이었다”고 밝혔다.

저자들은 “열사병의 예후는 환자의 나이를 포함한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고령자의 경우 사망률이 50% 이상이며, 장기 기능 장애가 추가될 때마다 이 비율은 더 증가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폭염 기간에는 열 관련 사망이 급증한다. 지구 기온이 계속 상승함에 따라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단 열사병이 발생하면 심부 체온이 상승한 상태에서 보낸 시간이 세포 손상 정도와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에 환자 체온을 얼마나 빨리 떨어뜨리는지가 결과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청한 여성은 “돌이켜보면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았던 같다”고 사고 원인을 추정했다. 그러면서 사우나에 들어가기 전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사우나 직원이 수시로 점검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매우 운이 좋았다”며 의료진에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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