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IT 및 소비자 가전 박람회, CES 2025 일정이 후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해 CES는 현지시간으로 1월 7일 개막해 오는 10일까지 라스베이거스 일대에서 개최되며, 전 세계 160개 국가 4500여 개 기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일반 가전 및 소비자용 제품이 주로 전시되던 과거와 달리, 몇 년전부터는 소비자 생태계에 포함된 제품이면 어떤 것이든 전시·소개되는 현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모비스, LS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절찬리에 전시 부스를 운영 중이며, 스타트업을 포함해 총 800여 개 기업이 미국 현지에서 전 세계 참관객들을 상대로 제품 소개 등을 진행 중이다. 특히 CES는 대중 행사가 아닌 기업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파는 폐쇄성 행사여서 실질적인 기업 간 대화가 오가며, 소비자용 제품 전시가 아닌 기업 관계 형성을 위해 참여하는 기업도 적지않다.
대표적인 분야가 반도체다. 반도체는 모든 IT 기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지만, 소비자가 칩을 직접 사서 활용하지 않으므로 소비자용 제품으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모든 기기에 들어가고, 모든 제조사가 용도에 맞는 반도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B2C에 가까운 B2B 영역에서 CES 전반에 참여한다. CES 2025 현장에 나가있는 대한민국 반도체 및 관련 기술 기업들을 짚어봤다. CTA 선정, CES 2025에서 꼭 봐야할 기업으로 선정된 ‘딥엑스’
엣지 컴퓨팅용 신경망 처리장치(NPU) 제조사 딥엑스(DeepX)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LVCC 노스홀 #9045에 전용 부스를 마련했다. 딥엑스는 저전력 솔루션에 올인, 모든 기기에 탑재 올 온이라는 ‘All-in-All-On’ 전략을 중심으로 소개하며, 주력 제품인 DX-M1, DX-M2, 독자적인 AI 처리 기술인 IQ8, 딥엑스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 DXNN 등을 안내한다.
전시 부스는 온디바이스AI,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시티 등의 산업용 제품 활용 사례부터 주력 반도체인 DX-M1과 엔비디아 제품과의 AI 성능 및 정확도 처리 비교, DX-M2 제품군 비교, 발열 관련 벤치마크, AI 관련 전략 및 적용 사례 등을 중심으로 관람 코스를 조성했다. 리벨리온, SKT와 함께 리벨리온 스케일러블 디자인 선보여
NPU 제조사 리벨리온은 자체 부스를 마련하는 대신 SK텔레콤의 센트럴 홀 17726번 부스에서 전시를 기획한다. 리벨리온은 지난해 12월, SKT의 AI 반도체 계열사 사피온과의 합병을 완료하고 SKT와 전략적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 부스에서는 리벨리온 아톰을 비롯해 서버용 렉 단위로 NPU를 구성한 리벨리온 스케일러블 디자인도 함께 전시된다.
현장에서는 팽귄 솔루션스의 고성능 컴퓨팅 및 인공지능, 기계학습 클러스터 관리 솔루션 스퀼드 클러스터웨어(Scyld ClusterWare)로 리벨리온 스케일러블 디자인의 NPU 데모를 확인할 수 있다. 펭귄 솔루션스는 지난해 12월, SK텔레콤이 투자한 데이터센터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하이퍼엑셀, 글로벌 시장에 자체 개발 ‘LPU’ 선보여
하이퍼엑셀은 창업 5년 이내 스타트업 전용관인 ‘유레카 파크’가 위치한 라스베이거스 베이션 엑스포 홀 G의 62845에 부스를 차리고, 초거대 AI에 특화된 LPU(Latency Processing Unit)를 선보인다. LPU는 대형언어모델(LLM) 등 생성형 AI 활용 및 추론에 특화된 설계가 적용된 AI 반도체로, 자체 개발한 모델 병렬화 기술과 메모리 대역폭을 끌어올린 설계를 통해 LLM 연산에 강점을 보인다. 하이퍼엑셀은 LPU 칩 기술뿐만 아니라 생성 AI 전용 서버 제품 ‘오리온 서버’ 및 LPU 실리콘 지적재산(IP) 등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CXL 기반 시스템 반도체 기업 ‘파네시아’, 미국 시장에 기술 소개
파네시아는 캐시 일관성 인터커넥트 기술을 비롯한 메모리 확장 솔루션을 개발하는 팹리스 스타트업이다. 차세대 메모리 연결 기술인 CXL(Compute Express Link)과 관련된 반도체 설계 자산, 고출력 스위치 칩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CES에는 유레카 파크 내 K-스타트업 관 #62845에 부스를 마련했다.
앞서 파네시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유한 CXL 3.1 가속기 IP 기반 제품인 ‘CXL 기반 GPU 메모리 확장키트’로 2년 연속 CES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CES 2025 현장에서 해당 제품을 공개 중이다. 한편 파네시아는 세계 최초의 두 자릿 수의 나노초 미만 지연 시간의 CXL 3.1 스위치 SoC 칩을 올해 하반기까지 고객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반도체 제조사 보스반도체, 텐스토렌트와의 파트너십 강조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반도체 전문 팹리스 기업 보스반도체는 샌즈엑스포 2층 성남산업진흥원이 위치한 #50017에 부스를 마련했다. 보스반도체는 지난 12월, 캐나다 텐스토렌트와 함께 개발한 자동차 AI 가속기 칩렛 SoC ‘이글-N(Eagle-N)’을 전시한다. 이글-N은 텐스토렌트 텐식스 NPU를 탑재해 ADAS 및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의 AI 연산을 처리한다.
한편 보스반도체는 링크드인을 통해 박재홍 보스반도체 대표와 키스 위텍(Keith Witek) 텐스토렌트 최고운영책임자, 데이비드 베넷(David Bennett) 텐스토렌트 최고고객책임자(CCO)와 촬영한 사진을 올리며 보스반도체와 텐스토렌트 간의 파트너십을 대내외적으로 알렸다. 국내 최초로 엣지 환경서 LLM 라이브 데모 시연 나선 ‘모빌린트’
모빌린트는 엣지 컴퓨팅용 AI NPU를 개발하는 반도체 전문 기업이며, 지난해 11월 공개한 엣지 데이터센터용 NPU ‘MLA100’을 주력으로 전시한다. MLA100은 AI 및 고성능 컴퓨팅을 위한 엣지 NPU로, AI 가속 반도체 에리스(ARIES)를 기반으로 최대 80 TOPS(초당 1조 회 연산, 총 80조 회)의 연산을 처리한다. 모빌린트는 CES 2025 부스에서 엣지 환경을 위한 LLM 라이브 데모를 시연 중이다. 클라우드가 아닌 엣지 환경에서 LLM 구동을 시연한 것은 모빌린트가 국내 AI 반도체 기업으로는 처음이다. 사피엔반도체, AI AR 글래스 핵심 기술 선보여
사피엔반도체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구동용 집적회로 전문 기업이다. 독자적인 LEDoS(LED 실리콘) 기술과 저전력 메모리 내 픽셀 기술을 통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기업이다. 사피엔반도체는 CES 2025에서 AI 스마트 글래스의 핵심 기술을 선보이며, 인공지능, 라이브 스트리밍 및 동영상을 위한 카메라, 내장 오디오 솔루션 등이 포함된 몰입형 AI 글래스를 선보인다.
AI 글래스는 그간 센서 및 반도체 소형화, AI 기술 구현의 어려움 등으로 외면받아 왔으나, 지난해 메타에서 멀티모달 AI 기능이 포함된 ‘레이밴 스마트글래스’를 출시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시장이다. GPU 효율 향상 소프트웨어 개발사 ‘래블업’, 3년 연속 CES 참여
머신 러닝 플랫폼 개발 기업 래블업(Lablup)은 올해 세 번째로 CES에 참여한다. 레블업은 엔비디아 GPU의 작업 효율을 최적으로 안배하는 백앤드.AI 플랫폼을 서비스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 AI 개발 기업에서도 찾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래블업은 LVCC 로스홀 #9528에 부스를 마련하고, AI 모델을 빠르게 채택할 수 있도록 설계된 솔루션 PALI((Performant AI Launcher for Inference)를 선보인다.
PALI는 엔비디아 NIM, 허깅페이스, 캐글 등 다양한 출처의 AI 심층 모델을 지원하며, 앱처럼 쉽게 언어 모델을 실행하고, 온프레미스 및 폐쇄망 환경에서도 시스템을 구축 및 운영할 수 있다. PALI는 이미 일본 시장에서 서비스 중이며, 백앤드.AI 플랫폼 위에서의 GPU 가속과 유연한 확장성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국내 반도체 총출동··· 미래 시장 선점에 밑거름 될 것
지난해 CES의 화두는 생성형 AI, 그 앞선 해의 화두는 메타버스였다. CES 2025를 관통하는 핵심 화두는 AI 반도체다. 이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AI 관련 제품 및 기술들을 대거 공개했고, 신제품 효과를 통해 2025년 시장 공략에 나선다. 다른 여러 많은 주제들이 있으나, 실질적으로 우리의 삶을 바꾸는 기술이다 보니 더 주목받는다.
그런 조건에서 우리나라 AI 반도체 기업들이 CES 2025에 대거 참석하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기사에서는 AI 반도체 스타트업만 다뤘으나, 삼성전자와 SK 등 주요 반도체 대기업과 수많은 AI 기업들이 현장에서 함께하고 있다. CES 2025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10일까지 개최되지만, 참여 기업들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CES 참여 경험과 자산은 앞으로 도래할 새로운 AI 기반 경제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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