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력 약화, 잘못된 자세 등 원인
관절 질환인 오십견과는 달리… 어깨 힘줄-뼈 충돌해 통증 발생
머리 빗거나 옷 입기도 힘들어
물리치료-근육 강화로 자연 치유… 3개월 이상 지속 땐 수술 받아야
중장년층에서 팔을 들어올리거나 뒤로 돌리는 동작이 어려워지면 으레 단순 근육통이나 오십견으로 생각하고 참는다. 푹 쉬고 찜질 정도만 하면 괜찮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깨 통증 환자 중 오십견으로 진단된 환자는 4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이보다는 어깨 힘줄에 이상이 생긴 회전근개 건염이나 어깨충돌증후군, 회전근개 파열 질환이 더 많다. 오십견으로 잘못 알고 어깨 통증을 방치하면 회전근개 질환이 상당히 진행돼 힘줄이 찢어지기도 한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발생하는 어깨충돌증후군은 주로 퇴행성 변화로 근력이 약해져서 발병하지만 오히려 어깨를 쓰지 않거나 잘못된 자세 때문에 생기는 사례도 많다. 이태연 날개병원 정형외과 원장(대한견주관절의학회 대외협력위원)은 “정보기술(IT) 기기를 과다하게 사용하거나 배드민턴, 수영, 테니스 등의 운동 영향으로 젊은층에서도 어깨충돌증후군이 늘고 있다”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관련 환자가 47만7748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 오십견과 구별되는 어깨충돌증후군
어깨 힘줄과 뼈가 충돌해서 통증을 일으키는 어깨충돌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어깨 통증과 운동 범위 감소다. 대표적인 어깨 질환인 오십견과 많이 혼동되기도 하는데, 두 질환은 원인과 증상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오십견은 유착성 관절낭염 혹은 동결견이라고 하는 어깨 관절 질환이다. 어깨 관절 내 섬유주머니인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굳어지면서 운동 범위가 감소하고 통증이 생긴다. 이 때문에 팔을 올리거나 뒤로 할 때 굳어진 어깨 때문에 힘들고 반대쪽 팔이나 보호자의 도움으로 올리려고 해도 잘 움직이지 않는다.
반면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를 지붕처럼 덮고 있는 ‘견봉’이라는 뼈 사이를 어깨 힘줄이 움직이며 서로 충돌하면서 생기는 염증 질환이다. 오십견처럼 팔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느껴진다는 점은 같지만 손상된 힘줄 부위를 지나갈 때 통증이 심하고 아픈 부위를 건너뛰면 덜 아프다. 어깨충돌증후군은 힘줄 손상으로 팔을 드는 힘이 약해져서 들기 어렵지만 타인의 도움을 받을 때나 아프지 않은 반대쪽 팔은 들어 올릴 수 있다. 반면 오십견은 타인의 도움을 받아도 팔이 올라가지 않는다. 특히 오십견은 손을 뒤로 젖히는 동작이 잘 되지 않는다.
이 원장은 “어깨 구조물 중 하나인 견봉의 모형은 평평하게 돼 있는 사람이 있고, 약간 휘어진 형태부터 심한 경우 갈고리처럼 꼬부라진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 어깨충돌증후군이 심해진다”며 “주로 팔을 움직일 때 통증이 악화되지만 염증이 심해지면 가만히 서 있을 때도 아프고 야간에 아파서 불면증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물리 치료 등으로 스스로 치유하게
어깨충돌증후군은 증상 초기 팔을 뒤로 들어 올릴 때 통증이 심하며 어깨 통증으로 머리를 빗거나 옷을 입는 등 일상생활마저 불편하다. 어깨 안에 뭔가 걸리는 느낌이 들거나 어깨를 움직일 때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직업과 운동경력 등을 확인해 진단하고 엑스레이로 견봉의 형태를 검사한다. 힘줄 내 염증이나 회전근개 손상 여부 등 정밀 검사가 필요할 때는 추가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할 수 있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로 힘줄의 이완을 도와주고 움직임을 편안하게 해주며 이후에 근육을 강화해서 스스로 치유하는 보존적 치료를 한다. 만약 이렇게 해도 호전되지 않고 통증이 2,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견봉에 문제가 있을 때가 많아 수술이 필요하다. 내시경을 통해 염증을 제거하고, 견봉의 모양을 평평하게 다듬어 충돌을 예방하고 방지하게 된다. 간단히 관절 내시경만으로 치료하기 때문에 상처가 크지 않고 회복 기간과 재활이 빠르다.
● 평소엔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예방
어깨충돌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어깨를 혹사시키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PC나 스마트폰 등을 사용하거나 운전할 때는 1시간 간격으로 쉬면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다. 어깨를 과격하게 움직이는 운동 전후에도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평소 틈이 생길 때마다 어깨를 안으로 모아주기, 깍지를 끼고 팔꿈치 부분을 벽에 대고 몸통을 앞쪽으로 서서히 미는 외전운동, 벽을 보고 서서 두 팔을 벽에 대고 몸을 내밀어 벽을 누르는 운동 등을 하면 좋다. 전업주부는 무거운 물건 들기, 단단한 식재료 썰기, 손빨래 등은 되도록 하지 않거나 다른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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