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토론 DNA 심어 말에 책임지는 법 가르쳐야’ 한다는 조선일보 기사를 읽은 건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아침이었다. 본 기사 내용에는 “정치권부터 막말에 책임 묻고, 교육 통해 토론문화 성숙시켜야” 한다는 사회 원로들의 고언(苦言)이 담겨있었다. 덕담이 오가야 하는 추석 명절에 ‘막말’을 고민해야 하는 사회 시류에 가슴이 아팠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사회 전반에 막말 문화가 퍼져 있는 것을 절감하면서도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막말이 자신을 돋보이기 위한 수단이라는 그릇된 인식이 사회 저변에 깔린 것은 매우 위험하다. 여의도 정치권의 막말은 이제 예삿일이 되었고 방송에서는 상대를 깎아내리며 웃기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그리고 이러한 자기중심적인 화법을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 청소년들이 배워가고 있다. 감수성이 예민하고 수용력이 강한 청소년들에게는 사회와 어른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센 척’ 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여기는 청소년 시기의 만용이 ‘막말’과 맞물리면 대책이 없다. 해마다 증가하는 청소년들의 SNS폭력이 이를 대변한다. 왕따도 집따도 ‘말’로 시작되며 말이 곧 치료법이다. 힘 빼고, 기를 빼앗고, 인간의 정신마저 황폐하게 하는 말이 오가는 세상이라면 그 세상이 아무리 발전하고 경제적인 우위를 점한들 ‘살맛나는 세상’이 아니라 ‘죽을 마음 나게 하는’ 세상이다. 재론의 여지없이 이 세상은 따뜻해야 한다. 그리고 ‘살맛나는 세상을 만드는’ 따뜻함은 ‘말’로부터 시작된다. 오는 말과 가는 말이 따뜻할 때 격려가 되고 위로가 되고 힘을 주고 용기를 얻는다. 토론의 성패도 결국 상대방 마음 읽고 헤아리기이다. 삐딱한 시선으로 상대의 흠집 잡아내기가 아니라 의견을 귀담아듣고 내 의견을 내놓는 것이 진정한 토론이다. 인간성 없는 토론은 각축장에 다름없다. 이러한 사실을 우리의 아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은 부모이다. 아이가 처음 말을 듣고 배우는 것 역시 부모를 통해서이다. ‘말’에 있어 가정교육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아이의 언어습관이 사회의 그릇된 문화에 물들기 전에, 가정에서 그 기준을 잡아주어야 한다. “교육을 통해 토론 문화를 성숙시키고 말에 책임지는 법을 가르쳐야 할 교육자부터 솔선수범하자”는 사회 원로들의 고언을 읽으며, “가정을 통해 대화 문화를 성숙시키고 아이가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타인에 대한 존중감을 갖도록 가르치자”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인간이 가져야 할 것은 ‘인성’이다. 그리고 인성의 중심에는 ‘인간적인 말’이 있어야 한다. 우리의 아이들은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센 말’을 배우기 이전에 인간성이 배어 있는 ‘따스한 말’부터 배워야 한다. 임영주 교수는... 임영주 박사는 부모교육전문가, 신구대학교 유아교육과 겸임교수, 아동문학가, EBS 자문위원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아이와 부모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BLOG. http://blog.naver.com/bumodream) 임영주 교수 신작, <나는 왜 아이와 말할 때 화가 날까 : 우리 아이 언어로 디자인하라> 어느 날 갑자기 내 아이가 나쁜 말을 쓴다면 어떤 기분일까? 많은 부모가 갑작스러운 아이의 예의 없는 말에 당황하고는 한다. 특히나 그 말들이 부모를 향한 말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는 그러한 아이의 말에 화를 내거나 혼내기 일쑤다. 그러나 이런 식의 대처는 금물이다. 아이는 자신과 같은 수준의 말을 하고 같은 수준의 감정을 드러내는 부모에게서 올바른 언어 사용법과 사회성을 배울 수 없다. 이 책은 소통의 도구가 되는 말, 즉 언어를 통해 아이에게 바람직한 롤 모델이 되어주는 부모의 말은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를 짚어준다. 기사제공. 엠(M)미디어(www.egihu.com) 라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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