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박성훈 칼럼) “자기도 자위해?”

  • 입력 2015년 8월 10일 17시 19분



남편이 자위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새댁이 병원으로 전화한 적이 있다. 남편이 몰래 자위하는 것을 목격했는데 이상 성욕자가 아니냐고 심각하게 물어보는 것.

혹시 파트너가 자위하는 것을 보더라도 너무 놀라지 마시라. 성(性)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 제각각 다르다.

칼럼니스트 박성훈 비뇨기과 전문의


당연한 말이지만, 정액 검사하려면 자위를 통해 정액을 받아야 한다. 드물지만 환자들 중에 자위로 정액을 받으라고 하면 “평생 해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자위를 해야 하느냐”고 질문하는 경우가 있다.

방법을 알려드려도 실패한 뒤 파트너의 도움으로 받아 와서는 침이 섞여도 검사 결과에 지장이 없는가를 궁금해하시는 분을 보며 성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 제각각이라는 지당한 사실을 한 번 더 느끼게 되었다.


혼자 밥 먹는 게 이상한가?

결혼 후 남편이 자위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새댁이 병원으로 전화가 온 적이 있다. 남편이 몰래 자위하는 것을 목격했는데 이상성욕자가 아니냐고 심각하게 물어보는 것.

성교육의 부재가 정상적인 남성을 이상 성욕자로 둔갑시킨 것에 씁쓸함을 참으며 차근차근 설명해줘야 했다.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필자는 대학 입학 전까지는 밥을 혼자 먹는 경우가 없었다. 대학 입학 후 바쁜 학사 일정으로 가끔 밥을 혼자 먹기 시작했고 인턴 생활 이후로는 하루 중 두 끼 이상은 혼자 밥을 먹게 되었다.

친구와 같이 먹을 수 있으면 같이 먹는 게 좋지만, 시간이 안 맞으면 어쩔 수 없이 혼자 먹게 되었고 이윽고 혼자서 삼겹살을 시켜서 구워 먹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혼자 먹는 것이 즐거운 일은 아니지만 반복되다 보니 혼자 먹을 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게 되었고 가끔은 홀가분하기도 했다.

장황하게 혼자 밥을 먹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한 이유는 성욕이 식욕이랑 비슷하기 때문이다.

생각이나 취향에 자유는 있지만 결혼한 남성이 성욕을 느낄 때마다 배우자에게 관계를 요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실 성적 파트너가 있다고 하더라도 자위는 매우 정상적인 성행위이며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배고플 때마다 누구랑 같이 밥을 먹을 수 없는 것이랑 같은 이치라고 볼 수 있겠다.


자위의 천태만상, 건강의 표현

성별에 상관없이 자위는 정상적인 생리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간혹 젊은 발기부전 환자들 중에 예전에 자위를 너무 많이 해서 발기부전이 온 거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다.

그들의 질문에서 자위에 대한 죄의식을 발견할 수 있다. 참 안타깝다. 전혀 상관없으며 자위는 정상적인 행위는 설명을 들으면 한결 편안해지는 그들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위를 너무 많이 하면 나쁜 거냐는 질문도 자주 받는다. 성별에 상관없이 객관적인 횟수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키가 큰 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다. 적당한 자위의 횟수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해주곤 한다.

성욕을 느끼는 것에 대한 죄의식이 기원하는 이유는 잘 모르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그러므로 성욕에 따른 행동을 보면 저것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지 않나 싶다.

성욕 자체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것이다. 개체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식욕이 있는 것처럼 종 자체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성욕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혹시 파트너가 자위하는 것을 보더라도 너무 놀라지 마시라. 많은 경우 건강하기 때문에 성욕이 생겼고 이를 해소하는 것이니까. 오히려 내 파트너가 건강하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이 더 좋겠다. 물론 굳이 대놓고 자기도 자위해? 라고 상대방의 건강을 확인할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비뇨기과 전문의, 세움비뇨기과 원장. Global Training Fellowship Prosthetic Urology 수료, Coloplast 디지털 교과서 <고난이도 음경보형물 수술> 집필 참여, 국내 유일 미국 TEI Tissue Engineering(인체조직공학) 수료, 저서 <발기부전 완치하기>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amede.net), 취재 김수석 기자(kss@egihu.com)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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