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팩트] 느긋한 오후에 차 한잔, 치아착색 주원인

  • 입력 2015년 11월 23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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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 착색 점수 12.7점으로 가장 높아 … 치태·치석은 치아 노랗게, 흡연은 검게 변색시켜

점심식사를 아무리 맛있게 해도 커피나 차를 마시지 않으면 왠지 허전한 느낌이 든다. 직장인 중에서는 밥은 굶더라도 커피는 꼭 마셔야 한다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한국인의 기호식품 사랑은 유별나다. 하지만 커피나 차 종류는 카페인이 많아 과다 섭취할 경우 각종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고, 여기에 시럽이나 크림을 추가하면 당뇨병이나 비만 등 만성질환의 발생률이 높아진다.

치아는 커피 등 기호식품에 의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신체 부위 중 하나다. 달거나 색소가 첨가된 음료를 습관적으로 자주 마시면 치아가 썩거나 변색될 수 있다.

커피나 홍차는 치아를 변색시키는 주원인이다. 반면 치아를 검게 물들일 것이란 오해를 받는 콜라는 착색을 거의 일으키지 않는다. 최근 박용덕 경희대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치아착색과 음식 19종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치아의 변색 정도에 따라 음식에 1∼16점(점수가 높을 수록 변색이 가장 심한 상태)의 점수를 매겼다. 평가결과 19종의 식품 중에서 치아착색 점수가 가장 높은 것은 홍차(12.7점)였다. 초콜릿·김치찌개·라면 등의 치아 착색 점수도 10점을 넘겼다. 커피의 경우 아메리카노는 8.4점, 카페라테는 4.1점이었다.

특이한 점은 김치는 2점으로 낮은 점수를 기록한 데 반해 김치찌개 10.6점으로 5배 이상 차이난다는 사실이다. 이는 김치찌개를 조리할 때 첨가되는 각종 지용성 성분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측된다. 콜라의 치아 착색 점수는 2점으로 오렌지주스(2점)·고추장(2.3점)·커리(2.3점)·토마토소스(2.6점)·짜장(2.9점)·레드와인(3점) 등과 함께 치아에 착색을 거의 일으키지 않는 식품으로 평가됐다.

치아 표면이 본래 자신이 갖고 있던 고유의 색깔이 아닌 다른 색조를 띠는 것을 치아착색이라고 한다. 원인은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으로 구분된다. 치아우식증(충치) 등 치아질환은 내적 요인, 음식·흡연·약·구강청결 소홀 등이 외적 요인에 속한다. 박 교수는 연구논문에서 “치태나 치석은 치아를 노랗게, 흡연은 검게 변색시킬 수 있다”며 “치아미백 시술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게 외적 요인에 의한 착색”이라고 설명했다.

치아변색은 음식 섭취 외에도 노화로 인해 유발되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치아의 상아질이 침착되고 법랑질(에나멜, 사기질)이 얇아지면서 광화학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신경이 죽은 치아를 방치해도 색이 변색될 수 있다. 이런 경우 치아미백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한세희 중앙대병원 치과보존과 교수는 “치아미백은 미백제의 주요 성분인 과산화수소가 분해되면서 나오는 활성산소가 치아 표면의 법랑질과 그 안의 상아질로 침투해 착색된 물질을 표백하는 원리”라며 “미백을 시행하려면 치석 유뮤, 충치나 치아 표면의 하얀 반점 여부, 시린이 증상 등에 대해 꼼꼼하게 구강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치아미백 외에도 미백에 도움되는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과나 호두·아몬드 등 견과류는 치아플라그와 얼룩을 문질러 씻어낸다. 사과의 아삭아삭한 질감은 잇몸을 강화시켜 잇몸병이나 치아손실 위험을 감소시킨다. 특히 수분이 풍부한 사과는 침을 많이 나오게 해 입속 세균을 줄인다.

녹차에 함유된 타닌산은 치아에 세균이 달라붙는 것을 막아 착색을 방지한다.입냄새를 막는 효과도 있다. 또 폴리페놀이 들어 있어 입 속 세균을 퇴치하고 입안에서 불소화합물의 수치를 높여 치아 에나멜의 손상을 막는다.
딸기에 들어있는 말릭산은 치아의 얼룩을 씻어낸다. 딸기를 갈아서 베이킹소다와 섞으면 천연 치아미백제가 된다.
다크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에 들어있는 알칼로이드 성분인 테오브로민은 치아의 에나멜 표면을 감싸 보호해 착색을 막는다.

몸에 좋은 과일·채소가 치아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오렌지·레몬 등 감귤류다. 이들 과일은 노화의 주범인 유해(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비타민인 비타민C가 풍부하다. 하지만 과다 섭취할 경우 신맛을 내는 산 성분 탓에 치아의 가장 바깥층인 에나멜이 부식될 수 있다.

탄산음료가 치아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탄산수 역시 치아를 부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탄산수는 물에 높은 압력을 가해 이산화탄소를 녹여 만든 음료로, 산도는 약 평균 pH 2.7~5다. 이는 콜라나 오렌지주스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치다. 실제로 영국 버밍검 치과대 연구팀이 발치된 치아를 5분간 탄산수에 노출시킨 결과 법랑질의 구성 성분인 하이드로아파타이트(HAP)가 6~9% 분해돼 치아의 가장 바깥쪽인 법랑질에 작은 구멍이 생겼다.

치아의 착색이나 부식을 유발할 수 있는 커피, 콜라, 홍차 등은 섭취를 줄이고 마신 직후 양치질이나 물로 헹내는 게 좋다. 치아미백의 경우 치료 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예전 치아 색상으로 돌아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취재 = 박정환 엠디팩트 기자 md@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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