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팩트] 수험생 라식 파격할인의 유혹 … 시력저하 등 부작용 위험 높여

  • 입력 2015년 11월 25일 10시 26분


라섹, 투자비 적어 개원가 선호하지만 각막혼탁 위험, 통증 심하고 회복기간 길어 … 라식, 첨단 고가장비여야

올해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윤모 양(19)은 친구들에게 안경을 벗으면 훨씬 예뻐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평소 겁이 많아 병원에 가는 것조차 꺼려했지만 이번 겨울엔 반드시 시력교정술을 받고 안경을 탈출하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예민한 눈을 대상으로 하는 수술이다보니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그러던 중 페이스북에서 수험생에 한해 라식수술 비용을 30% 할인해준다는 광고를 보고 마음이 움직였지만 비용이 저렴한 만큼 문제는 없는지 고민만 쌓여가고 있다.

다양한 라식·라섹수술 기법의 발전은 환자의 선택권을 넓혔지만 한편으로는 무엇이 자신에게 적합한지 가늠하기 힘든 실정이다. 최근엔 수험생을 대상으로 라섹수술 비용을 할인해준다며 광고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조건 저렴한 비용만 고려해 수술받을 경우 시력저하나 빛번짐 같은 부작용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명동밝은세상안과 이인식 원장은 “장인의 손에 의해 태어나는 걸작은 결코 대량생산될 수 없다”며 “환자마다 수술 조건과 눈의 상태가 다른 만큼 획일적으로 대량수술을 하는 일부 공장형병원보다는 경험 많은 의사에게 세심히 검사 및 상담받을 수 있는 병원을 고르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라섹수술은 고농도 알코올을 사용해 각막상피만을 제거하므로 라식보다 깎는 각막의 두께가 얇아 원추각막증 등 부작용 위험이 적다. 이로 인해 라섹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라섹의 인기가 높아진 데에는 숨겨진 이유도 있다. 바로 투자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라식수술은 각막절편을 정확한 모양과 두께로 디자인해야 하므로 고가의 수술장비가 필요하고, 이는 불가피하게 수술비 상승으로 이어진다. 집도의의 숙련도가 상대적으로 낮아도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도 라섹이 유행하는 이유 중 하나다.

라섹수술은 레이저로 깎아낸 각막 표면에 새살이 돋으면서 각막이 혼탁해져 시야가 가려지고 시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각막혼탁이 발생할 수 있다. 주로 중등도 이상 고도근시에서 발생률이 높다. 회복 과정에서 라식보다 통증이 더 심하고 회복기간도 긴 편이다. 그래서 무조건 라섹수술을 받기보다는 수술 조건에 따라 레이저 라식수술, 라섹수술, 렌즈삽입술등 여러 수술법을 충분히 고려해보는 게 좋다.

자신의 눈에 어떤 수술이 적합한지 헷갈릴 땐 라식·라섹의 장점만을 모은 Z4 옵티마라식(Femto LDV Z4 Optima)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수술은 현존하는 수술법 중 가장 빠른 레이저시스템이 적용돼 수술 중이나 후 합병증 발생 위험이 거의 없다.

레이저 에너지 레벨도 ‘nJ’(나노주울) 수준으로 낮아 나노테크닉(초미세 에너지 조절)이 가능하다. 이런 경우 각막절편이 형성되는 부분 이외에는 레이저 빔의 영향을 받지 않아 손상이 최소화돼 수술 후 시력이 선명해지고, 야간빛번짐 현상이 줄어든다.

특히 라식수술 성공률의 60% 이상을 좌우하는 각막절편을 환자의 눈 상태에 따라 조절하는 ‘최적화 개인 맞춤라식’이 가능해 부작용을 줄이고 회복은 앞당길 수 있게 됐다. 각막 모양을 원형으로만 만들 수 있었던 기존 수술과 달리 타원형 모양도 생성 가능하다.

이같은 장점을 인정받아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연합 인증(CE),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획득했다. 최근 국제학회에서 발표된 연구결과 Z4 옵티마라식을 받은 환자는 시력이 시술 3주 이내에 일정 수준 이상의 안정된 상태로 고정돼 업무에 복귀했고 초기 통증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시가 심하거나 각막이 얇아 라식수술이 적합하지 않은 환자는 안내렌즈삽입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치료법은 고도근시이거나 각막이 얇은 환자의 시력교정을 위해 콘택트렌즈 형태의 특수렌즈를 홍채와 수정체 사이(후방)에 끼워넣어 시력을 교정한다. 삽입되는 인공렌즈는 산소투과율이 높고 인체에 무해한 재질을 이용한다. 이인식 원장은 “라식이나 라섹은 레이저로 각막을 절삭하기 때문에 한번 수술하면 되돌리기 어렵지만 안내렌즈삽입술은 삽입했던 렌즈를 뺄 경우 수술 이전 상태로 복구가 가능하다”며 “레이저로 각막을 절삭하는 방법은 의사의 술기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완성된 렌즈를 넣는 방법보다 정교하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8디옵터 이상의 근시이거나 각막 두께가 지나치게 얇은 사람은 라식·라섹수술보다 안내렌즈삽입술이 권장된다. 안내렌즈는 크게 전방렌즈와 후방렌즈로 나눌 수 있는데 알티플렉스(Altiflex)가 전방렌즈, 아쿠아-ICL(Aqua Implantable Contact Lens)이 후방렌즈의 대표 격이다.

토릭 알티플렉스(Toric-Aritflex) 렌즈삽입술은 난시를 동반한 고도근시 환자의 교정을 목적으로 고안된 방법이다. 안구조직이 파괴될 위험이 없고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제거할 수 있다. 수술 당일과 다음날 시력의 80% 이상이 회복되고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1.0 이상의 시력을 얻을 수 있다. 수술 전 홍채 일부를 절개, 안압 상승을 막아 녹내장 등 합병증 위험이 적다. 렌즈의 재질이 부드러워 잘 접히는 게 강점이다. 덕분에 절개 범위가 3.2㎜로 줄어 수술 후 별도의 봉합 과정이 필요 없고 수술시간과 회복시간이 짧다.

이 원장은 “환자 개인의 눈은 각막 모양이나 두께 등 특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집도의의 풍부한 임상경험이 병원의 첨단장비 보유 여부가 중요하다”며 “수술 전 대표원장이 직접 수술하는지, 병원이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명성을 유지해왔는지, FDA 등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부터 승인받은 수술인지 등을 체크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취재 = 박정환 엠디팩트 기자 md@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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