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제제, 중등도 이상 환자에 치료 가능 ... 기존 치료제보다 부작용 적고 효과 우수
홍반, 염증성 판상, 은백색의 인설 등이 나타나는 건선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 면역매개성 질환으로 단순 도포치료에서 화학적 치료를 거쳐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제가 발전하고 있다. 전세계 3%가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건선은 아주 경미한 증상으로도 환자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순한 미용상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전문가에 따르면 건선이 삶에 미치는 악영향으로는 매력 저하 75%, 우울감 54%, 경제적 고통 31%, 근무 제한 8% 등이 꼽힌다. 또 환자의 건선 형태가 심각할수록 사망률이 높아진다. 건선 환자들에서 당뇨병, 건선성 관절염, 비만, 신진대사장애, 심장혈관계질환, 정신질환 등 여러 질환이 동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중 관절염은 건선 환자 10명 중 3명이 앓고 있다.
건선의 치료는 국소치료법, 광선치료, 전신치료법, 생물학적제제로 나뉜다. 국소치료제는 건선 환자의 필수 치료제로 비타민D 연고제, 겔 제제, 스테로이드 연고, 비타민A 연고제, 타르제제 등이 있다.
전신치료법은 경구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국소치료제나 광선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이 생긴 환자에게 권고된다. 비타민A 유도체인 ‘레티노이드’나 ‘사이클로스포린’, ‘메토트렉세이트’와 같은 약물이 사용되는데 신장독성 또는 간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의사들이 주목하는 치료제는 ‘생물학적제제’(biologics)다. 피부 또는 근육에 주사 또는 점적하는 방식으로, 다른 치료법으로 치료가 어려운 경우나 중등도 이상의 건선 환자에 효과적이다. 최근 건선의 유발요인으로 여러가지 면역학적 기전이 규명됨과 동시에 유전공학적 기법이 발전함에 따라 건선 유발 요인의 중요한 단계를 선택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치료제로 여겨지고 있다.
송해준 고려대 구로병원 피부과 교수는 “스테로이드 연고, 비타민 연고 등 바르는 약이 가장 많이 사용되지만 10년 사이 생물학적제제들이 출시돼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부작용이 있는 환자들에게서 좋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생물학적 제제 종류에는 종양괴사인자-알파 억제제인 TNF-α억제제가 대표적이다. 한국화이자의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etanercept), 한국얀센의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 infliximab, 애브비의 ‘휴미라주’(성분명 아달리무맙, adalimumab) 등이 있다.
얀센의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Ustekinumab)는 기존의 다른 치료제들과 달리 건선의 유발원인인 인터루킨-12와 인터루킨-23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약물로 인터루킨에 직접 작용한다. 염증을 완화하는 스테로이드제나 TNF-α를 억제하던 기존의 생물학적제제들과 달리 건선에 직접 초점을 맞춰 개발된 제품이다.
노바티스의 ‘코센틱스’(성분명 세쿠키누맙, secukinumab)는 지난 9월 국내 시판허가를 받고 내년 상반기 중 시장에 진입한다. 최초의 인터루킨-17 억제제로서 이 계열 약물 중 최초로 최종단계 임상시험에서 건선성 관절염에 효능을 보여 눈길을 끈다. 코센틱스의 적응증은 '광선요법 또는 전신치료요법(생물학적 요법 포함)을 필요로 하는 성인에서 중등도에서 중증의 판상 건선 치료'이다. 현재 건선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등 다양한 면역매개질환의 치료제로도 연구되고 있다. 많은 건선 환자가 관절염을 앓고 있어 효과적인 치료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건선환자가 보험혜택을 받아 생물학적제제를 쓰려면 △판상 건선이 전체 피부면적의 10% 이상 △중증도를 측정하는 PASI(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 건선중증도 지수)가 10 이상 △메토트렉세이트(MTX) 또는 사이클로스포린을 3개월 이상 투여했는데도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 등으로 치료를 지속할 수 없는 경우 △광화학치료법(PUVA) 또는 광선치료법(UVB)으로 3개월 이상 치료했는데도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으로 치료할 수 없는 경우 등 4개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