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학회(이사장 한광협)는 지난달 26일 추계학술대회에서 최신 치료 트렌드를 반영한 만성 C형 간염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만성 C형 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은 2004년 처음 제정 후 2013년에 1차 개정을 했다. 하지만 최근 C형 간염 치료에 새 길을 제시하고 있는 경구용 C형간염 치료제들이 대거 등장해 국내에서도 이런 흐름를 반영해 가이드라인을 재개편한 것이다.
C형 간염, 한번 감염되면 80%는 만성으로
C형 간염은 유전자 염기 배열 상태에 따라 6가지 유전자형이 있는데, 한국인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1b형은 다른 유전자형에 비해 간세포암종 발생 위험이 78%나 더 높다. C형 간염에 한번 감염되면 약 80%는 만성 간염으로 번진다.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20∼25년 안에 약 50% 정도는 간경변이 된다.
우리나라의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약 1% 정도로 추정된다. 하지만 바이러스를 몸 안에 지니고 있어도 감염된 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감염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감염된 지 20∼30년 지나 만성간염, 간경변, 간암 등을 진단받은 뒤에야 C형 간염이 감염됐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C형 간염에 따른 간질환과 사망률은 계속 늘고 있다.
새 가이드라인에 포함된 新 치료법
기존까지 우리나라 유전자 1형 만성 C형 간염에는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 48주 병합요법이 표준 치료법으로 사용됐었다. 그러나 이 주사요법의 치료 성공률은 60%에 그치고, 두통과 발열, 근육통 등 부작용으로 약물을 중단하는 등 제한점이 많았다.
최근 개발된 경구용 제제들은 이런 문제들을 획기적으로 보완해 완치율을 90∼100%까지 올렸다. 이번에 개편된 가이드라인은 이런 신약들을 활용한 병합요법들을 담았다. 대표적인 병합요법에는 △BMS의 ‘다클린자+순베프라요법’(닥순요법) △길리어드의 ‘소발디’와 ‘하보니’요법 △애브비의 ‘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옴비타스비르+다사부비르요법’(애브비요법) 등이 있다.
각 병합요법에 따라 치료 기간은 다르다. 우선 닥순요법은 24주가 걸린다. 하지만 치료 전에 반드시 내성변이 검사를 해보고, 변이가 발견된다면 약제를 바꿔야 한다. 하보니요법은 대상성 간경변이 없다면 12주간 처방한다. 만일 대상성 간경변을 앓은 적이 있고 치료경험이 있다면 치료기간을 24주로 연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애브비요법은 대상성 간경변증 유무와 상관없이 리바비린 추가 투여없이 공통적으로 12주간 치료를 필요로 한다.
이번 개정 치료권고안에 대해 허정 부산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번 권고안은 아직 국내 미허가인 최신 항바이러스 치료제제까지 포함해 환자와 의료진에게 더 다양한 치료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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