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터진 백수오 사태로 건강기능식품산업 침체 위기 규제와 검사 철저히 해 소비자 신뢰 얻는게 우선 토종 약재로 만든 기능성 원료 글로벌 신약으로 발전 가능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으려면 국민적 관심과 지원 필요
건강 상태는 세 단계로 구분된다. 건강한 상태, 건강을 자랑할 정도는 아니지만 아프지도 않은 상태, 아픈 상태가 그것이다. 몸이 아프면 약을 먹어야 한다. 아프지 않은 상태라면 건강한 삶을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2014년 약 1조8000억 원(출하액 기준)이다. 세계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가 약 1200억 달러(약 140조 원)인 것에 견주면 세계 시장의 1.5%도 안 된다. 건강기능식품 복용이 생활화된 미국이 세계 시장의 약 30%를 차지한다.
국내 건강기능식품산업은 미미하다. 아니 오히려 침체 위기에 빠졌다. 지난 상반기에 터진 백수오 사태로 엄청난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추석 대목에서도 건강기능식품의 매출은 예전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한다.
소비자의 신뢰를 얻으려면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까다롭게 규제하고 검사해야 한다.
기업도 개발 단계에서 효과를 입증할 만한 자료와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조작하거나 침소봉대해서 소비자를 호도하는 것이 있다면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시켜야 한다.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면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하지만 최근의 건강기능식품을 둘러싼 소비자의 불신은 심각한 수준이다.
백수오 사태만 해도 백수오가 아니라 이엽우피소가 문제였다. 백수오 관련 건강기능식품 5종과 일반 식품 27종을 수거해 분석한 결과, 그중 식품 21종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고 3종에서는 백수오만 나왔다. 건강기능식품 5종과 식품 3종은 확인불가로 나타났다.
즉 건강기능식품 백수오에서는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인해 어렵게 개발한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은 엄청난 피해를 봤다.
이 소재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뿐 아니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캐나다 식약청에서 여성 갱년기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인정받았다. 또 2013년 대한민국 10대 신기술에 선정된 적도 있다.
이런 신기술로 만들어진 식품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저평가될 위기에 처했다. 다시 강조하건대 문제는 이엽우피소지, 백수오는 아니다.
또 다른 중견회사인 콜마B&H에서 개발한 헤모힘당귀 등 혼합추출물은 국내에서 재배한 당귀, 천궁, 백작약 등으로 개발한 기능성 원료다. 각 식물 성분을 추출한 후 원자력연구소의 식품공학팀이 재조합, 재구성해 개발한 식물복합추출물로 성장가능성이 큰 제품임에도 백수오 사태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한국의 토종 약재를 기반으로 새로운 신약으로 발전할 수 있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도 중국의 개똥쑥이라는 불리는 풀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성분을 찾아낸 투유유 교수가 수상했다.
어렵게 개발한 건강기능식품 기술을 사장시키면 안 된다. 이 같은 기술을 미래성장동력 및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켜 국가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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