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가 얼룩덜룩한 게 학교 다닐 때 여드름으로 고생하셨나봐요.” 여대생 최모 씨(21)는 최근 소개팅에 나섰다가 상대 남성의 무례한 말에 울컥해 피부과를 찾았다. 자기 딴엔 공통점을 찾아보겠다고 던진 남성의 말은 ‘자신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것이어서 듣는 순간 최 씨의 속이 뒤집어졌다. 최 씨는 고교 시절 스트레스로 여드름이 심하게 올라왔다 대학에 들어오면서 자연스레 나아진 케이스다.
하지만 최 씨는 여고시절 따로 시간을 내지 못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 집에서 씻고 자기 전 여드름을 손으로 짜내길 반복한 결과 결국 피부가 얼룩덜룩하게 변했다. 이젠 더 이상 농이 찬 여드름이 올라오지는 않지만 컨실러로도 제대로 가려지지 않는 울긋불긋한 여드름 자국과 흉터에 스트레스를 받다 소개팅을 계기로 치료받을 것을 결심했다.
실제로 여드름흉터나 자국 등으로 대인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불편해하는 사람이 적잖다. 자신의 의향과 상관 없이 여드름 흔적이 남아 있으면 자기관리에 소홀한 이미지로 비춰지는 경우가 적잖아서다.
여드름은 한번 올라오면 피부에 오래도록 흔적을 남긴다. 이때 손이나 볼펜으로 짜는 등 피부에 자극을 주거나,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여드름 자국과 흉터가 더욱 심하게 지기 십상이다.
여드름자국과 여드름흉터를 동일하게 생각하지만 둘은 엄연히 다르다. 여드름자국은 여드름이 염증으로 진행된 이후 붉거나 갈색으로 색소침착이 일어난 현상이다. 6~12개월 후부터 서서히 옅어지고 비교적 치료도 쉽다.
반면 여드름흉터는 여드름을 짜다가 세균에 감염돼 곪거나 피부조직이 손상되면서 생기며 상처 부위가 움푹 팬 형태로 남는다. 함몰된 여드름흉터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해당 부위뿐만 아니라 주위 피부조직까지 두껍게 변해 있다.
여드름흉터는 이미 피부조직이 손상된 상태로 웬만한 자가관리로는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를 감추려고 두꺼운 메이크업을 하면 오히려 모공을 막아 흉터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붉은 여드름자국과 깊게 팬 여드름흉터는 자연치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각자의 피부 상태에 맞는 적절한 전문적인 흉터치료를 고려하는 게 현명하다.
지저분한 여드름자국으로 고민하는 사람은 ‘색소혈관레이저’ 등을 활용해 치료한다. 이미 피부조직이 손상된 여드름흉터 치료는 흉터의 모양, 피부타입, 유형 등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다양한 레이저 장비와 시술 노하우를 갖춘 병원을 선택하는 게 시간이나 비용 면에서 경제적이다.
피부과에서는 피부를 재생하는 레이저, 흉터조직을 벗겨내는 박피, 함몰된 곳에 콜라겐·히알루론산 등 보충물을 채워 넣는 필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여드름흉터를 개선한다.
이밖에 섬유아세포치료제, 도트필링, 프락셀, CO₂프랙셔널, 인트라셀, 에어젠트, 아이콘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에어젠트는 특수용액을 초고압에 의해 피부 속으로 분사시켜 피부조직에 자극을 일으킴으로써 조직 재생효과 및 근육수축을 도와 여드름흉터 개선에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섬유아세포치료제 ‘큐어스킨’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움푹 파인 흉터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며, 자신의 피부세포를 이용해 부작용이 거의 없다.
환자의 귀 뒷부분을 마취하고 쌀 한 톨 크기의 피부를 떼어낸 뒤, 최대 10억개의 섬유아세포로 배양시켜 흉터가 있는 부위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주입된 섬유아세포가 피부세포로 분화하고 콜라겐 형성을 도와 새살이 돋게 만드는 원리를 활용한다. 섬유아세포 투여 2~3개월 후부터 치료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좋아진다. 9개월 정도 지나면 파인 흉터의 90% 이상이 차올라 만족도가 높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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